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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는 Sep 03. 2023

#13 눈보라 속 굳세게 피워낸 행복, 복수초님의 서사

가족을 위해 바친 ‘87,000시간’







#평범함이 주는 행복                                                                                         

  동네 포장마차를 4년째하고 있어요. 요즘이 가장 평안한 시기예요. 남편 몸이 완전히 건강친 않아도 같이 출근해서 준비하고, 가게 마감하면 앉아서 텔레비전 보며 얘기도 나누고. 안 아프고, 가족 건강한 게 최고잖아요. 애들 공부도 다 시켜놨으니 마음이 좀 놓여요. 작년까지만 해도 애들 앞에 목돈 들 일이 많았는데, 작은 놈도 대학 졸업해서 직장 찾아갔으니 이제 큰 걱정은 없어요. 




#가족을 위해 땀 흘린 87,000시간

  식당에서 12시간씩 일했어요. 한 20년 했죠. 아저씨가 아파서 일을 못하니까 가정 생계를 제가 책임졌죠. 막막하고 힘들었지. 몸 아프고 몸살 나서 안 따라줄 때, 내 가게면 하루 문 닫으면 되는데 쉴 수가 없으니. 그럴 때 제일 힘들었죠. 애들 한창 공부할 땐 애들 앞에 들어가는 돈도 많으니 더 힘들고. 남의 돈 벌기가 녹녹친 않잖아요. 그래도 내가 좀 움직여서 가족이 조금이나마 편안하면 좋겠단 마음으로 버텼죠. 물질적인 거는 큰 차이 없어도 그래도 지금은 내 장사하니까 마음은 좀 편안하죠.    


  

#경제적 부담

  노후 걱정이 있긴 하죠. 2019년에 가게를 열었는데 다음 해에 코로나가 왔어요. 근데 그때가 오히려 나았죠. 정부 지원도 있고.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이 30%나 줄었어요. 올해 들어 경기가 너무 안 좋잖아요. 물가, 세금, 금리 다 오르고 사람들 돈 쓸 여력이 안 되니 우리처럼 작게 하는 사람은 장사가 너무 안 돼요. 재료값 다 올라도 동네 장사라서 가격 올려버리면 서로 힘드니까 못 올리고. 사실 겨우 월세 내고 현상 유지 중이에요. 지출은 그대론데 큰 마진이 없으니 부담되죠.          



#건강이 소중한 이유

  건강이 최고 아닐까 싶어요. 건강 잃으면 벌고 싶어도 못 벌잖아요. 내가 손을 놓을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옛날보단 심적인 부담이 적긴 해도 아직까진 움직여야 하니까 부담이 있긴 하지. 그래도 몸만 건강하면 아직은 움직일 수 있는 나이니까. 건강한 거에 감사하죠.   


       

#꿈꾸는 미래, 자유

  안 아프고, 가족 다 건강하고, 바라는 게 있나요. 평범하게 사는 게 최고죠. 그래도 여행 한 번 제대로 못 가봐서 한 번 길게 가보고 싶네. 해외도 못 가봤지만 국내도 못 가본 데 천지거든요.



(인스타그램 @modun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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