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채운 음악의 깊이
음악 및 공연활동을 하고 있는 Hunu입니다.
#몇 걸음만 더
19살에 세웠던 꿈의 목표점에 가까워짐을 느끼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현재가 가장 가파른 각이라 느껴요. 그래서 ‘몇 걸음만 더 걸으면 될 거다’라고 스스로 되뇌고 있어요.
#가정, 안정감의 결여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어요. 6살에 첫 가정폭력이 시작됐고, 17살 땐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단 말에 유리병이 던져졌죠. 거기에 맞아 왼쪽 팔이 찢어졌고요. 20살 땐 살고자 집을 나왔어요. 가정이 1차 사회라 하잖아요. 사회에서도 많이 겪었어요. 안정감이 결여된 데서 비롯된 많은 일들요.
#스스로에 대한 불신
아버지가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슬프기보단 오히려 후련한 마음이 들었어요. 스스로가 비인간적이라 느껴지더라고요. 사회 속 악의 모습을 스스로에게서 보는 것 같달까. ‘나는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인가’하는 절망과 무력감, 죄책감에 정신질환도 심하게 앓았어요. 삶의 힘든 순간이 매해 갱신됐어요. 전 사회적 약자예요. 가정환경도,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았어요. 경증, 상황에 따라 중증 장애가 있어요. 학창 시절도 썩 좋진 않았고 그래서 현재까지도 가시가 있기도 하죠. ‘가끔 너무 이성적이고 냉철해 보인다.’란 말을 듣곤 해요. 그게 제 방어기제였던 것 같아요. 힘든 감정을 마주하기보단 회피하며 버텨왔던 것 같아요.
#말 없는 공감, 꿈
공연은 꿈이자 세상과의 소통이에요. 세상엔 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계속 생각했어요. 19살 끝자락에 거리를 거닐다 한 공연을 봤어요. 인디밴드들의 릴레이 형식 공연이었는데, 그걸 보곤 폐쇄적이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아무런 꾸밈없이 자신을 내비치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이더라고요. 누가 이해하든 해주지 않든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다움, 저 또한 이해받을 수 있는 인간임을 느꼈어요. 그리고 생각했죠. 저도 그런 모습의 사람이 되고 싶다고요.
#받아들임 그리고 음악의 깊이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말해요.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 삶이 권리가 아닌 산다는 의무라도 괜찮으니 살아라.’ 최근엔 성취감이 많이 늘었어요. 하고 싶은 걸 해가는 과정에서요. 지금은 스스로를 이상하다 생각하고 비난하던 점들을 인간적인 모습이라 받아들이며 살고 있어요. 아직 트라우마는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지만, 그것마저 음악에 녹이고 싶어요.
Nas - Can't Forget Abou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