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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는 Sep 03. 2023

#26 아픔에서 발견한 적성,더한 대표 이명준님의 서사

공기업 연구직을 퇴사한 ‘이유’






한복 문화기획 단장이자 

리포터로 일하는 투잡러입니다.     









#기대 없던 시작, 적성의 발견



  한복이 제 인생 가장 큰 변곡점이에요. 대학생 때 친구 제안으로 우연히 한복 홍보대사를 했어요. 너무 좋았어요. 사람들과 관심을 나누고 어울리는 것도, 누군가를 즐겁게 할 수 있단 것도요. 장관상까지 받을 만큼 온전히 활동에 몰두했어요. 정말 별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적성을 찾은 거죠. 그래서 ‘한복으로 뭐든 해보자’란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억압, 나를 살리는 퇴사

  적성을 살리려고 퇴사했어요. 공익 활동에 흥미가 확실하단 걸 알았지만 연구원으로 취업했어요. 부모님이 걱정하시니까 직장 다니며 활동을 이어가려 했죠. 그런데 회사에선 연구에 매진하길 바라더라고요. 점점 제가 죽어가고 있다 느꼈어요. 남의 삶을 대신 살아주고 있단 느낌이랄까. 그래서 퇴사를 결심했어요. 어떻게 보면 한복이 저를 살린 거죠. 억압되고 죽어가던 곳에서 벗어날 용기를 줬으니까요.               


        

#관계의 상실

  중학생 때 관계를 잃는 상실감을 경험했어요.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원랜 양가 친척들과 명절 때마다 어울려 놀았거든요. 너무 화목했는데 가족 단위로 관계가 없어져 버리니까,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요.



#아픔과 행복의 관계

  한복과 인연을 이어온 건 아픔 덕분이라 생각해요. 아파본 덕에 깨닫게 됐죠.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란 걸요. 그래서 사람을 잘 챙기려 해요. ‘가족도 이렇게 떠날 수 있으니, 옆에 남아준 사람들 잘 지키자’란 생각으로요. 그게 공익에 관한 관심으로도 이어진 것 같아요. 사람과 어울리고 즐거움을 주는 일,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일, 이 일을 이어가고 싶어요.     



#소속감의 증발, 번아웃

  인간관계가 중요하지만, 힘든 것도 늘 그 때문이긴 했어요. 원래 고향이 수원이라 울산에 아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처음 한복 홍보 활동을 할 때도 100명 중 20명은 저를 싫어하고 배척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최근엔 속해있던 단체가 해체됐어요. 기댈 곳 없던 곳에서 제게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던 곳이거든요. 3년 정도 함께해 왔는데 증발해 버리니 좀 많이 힘들었죠. 그게 번 아웃으로 이어졌어요. 



#무기력의 극복

  충분히 우울한 시간을 보냈어요. 3개월가량 방에만 누워 지냈어요. 2년간 미뤄둔 넷플릭스도 몰아봤죠. 그 후엔 또다시 일어섰어요. 관계가 해체됐다고 저까지 파괴하면 안 되니까요. 지금껏 해온 일들이 저에게 중요한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하며 스스로에 집중했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관계도 생기고, 다시 활력도 찾게 됐어요.          


#행복의 공식

  남을 빛나게 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한복도 제겐 그런 의미예요. 정도 많이 들었고, 이젠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거든요. 평생 경험에 빗대어 봤을 때, 나를 챙기기보다 남을 챙겼을 때 행복했어요. 지금 주말도 없이 바쁘지만, 당장의 여유보단 한복을 빛내고 한복을 통해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싶어요. 그게 언젠간 제게도 몇 배의 행운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해요.     








인싸 할아버지. 많은 걸 경험해온, 마을의 컨설턴트









(인스타그램 @modun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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