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 “그땐 그게 세상 전부인 줄 알았어요.”
20대 후반 직장인입니다.
삶이 평온하긴 한데, 좀 무미건조해진 것 같아요.
직장에선 소통이나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많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다시 주어진 24시간을
다채롭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위축, 갇힌 세계
대학에 가서야 다채로운 감정을 경험했어요. 학창 시절엔 갇힌 세계에만 살았죠. 정서가 불안정해서 많이 위축됐었어요.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특출난 것도 없었죠. 폭력도 당했고요. 같은 공간 내에서 같은 친구들 만나며, 저를 한계 짓고 짓누르는 곳에서 그게 전분 줄 알고 살았어요.
#부모님의 이혼, 의문
초등학생 때부터 정서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어요. 부모님 이혼을 기점으로요. 학교에선 어머니들이 모여 활동할 때가 많잖아요. 저는 아빠와 같이 살아서, 그럴 때 ‘왜 나는 엄마가 없지?’, ‘왜 나는 남들과 다를까’란 생각을 많이 했죠. 가족이 왜 따로 살게 된 건지, 왜 엄마를 볼 수 없는 건지. 제 상황을 이해시켜 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많았죠.
#이해, 상처의 치유
부모님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상처도 자연스레 치유됐어요.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봤어요. 싸우고, 이혼하잔 말이 오가던 그때의 기억 조각요. 그것들을 모아보니 왜 그랬고, 뭐 때문에 싸움이 됐고. 그런 것들이 다 이해되더라고요. 부모님도 상처가 많았던 거죠.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또 안 맞으면 각자를 위해 이혼할 수 있는 거고. 이혼이 나쁜 게 아니니까. 이런 걸 이해하게 되면서 상처도 자연스레 치유된 것 같아요.
#다채로움, 사소한 특별함
어느 곳에 있든 나라는 사람으로 바로 서려 해요. 그러기 위해선 다채로운 경험이 중요하다 생각하고요. 이거 해보고, 저거 해보고, 어디든 덤벼 보는 거죠. 성인 되고 패스푸드점 아르바이트, 동아리 활동 등등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다른 사람에겐 사소할 수 있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제겐 특별했어요.
#나만의 신념 수집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디딜 땐 두려웠어요. 남들이 절 싫어하고 거절당할까 봐. 많이 위축돼 있었죠. 저만의 신념들을 수집해 나갔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때, 처음엔 거절당할까 두려웠거든요. 근데 걱정과 달리 의외로 잘 도와준단 걸 느낀 거죠. 그런 경험을 하나 둘 쌓아가며 저만의 신념을 만들었어요. ‘사람은 의외로 친절하다. 그러면서도 의외로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니 뭐든, 내가 원하는 대로 나아가자.
운디드힐러란 말을 좋아해요.
상처받은 사람이 가장 좋은 치유자가 된대요.
당시엔 힘들었지만 시간 지나고 돌아보니
그게 다 경험이고 배움이었더라고요.
덕분에 다른 사람 상처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죠.
스스로에 대해서도요.
사람들에게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