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따라 비행 와서 스위스 취리히에 왔다. 공항에는 스위스 국적기가 많이 보였다. 동생은 그걸 한참을 보더니, "언니 저건 병원비행기야 병원비행기"라고 했다. 귀여운 내 동생이라고 쓰고 "이 멍청이야, 저건 스위스비행기야"라고 말했다. 스위스 도착시간이 9시, 내려서 이동하고 시내로 가면 대략 10시. 출국 15:30. 공항에 13:30까지는 돌아와야 하니까 사실 취리히에 있을 시간은 3시간뿐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취리히의 핫한 브런치레스토랑에서 브런치도 먹고, 점심도 근사한 곳에서 먹을 계획을 짱짱하게 세웠다. 동생은 비행기에서 매운 살라미를 먹었는데 시내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아프다고 했다. 계속 배가 아프다 몸이 안 좋다고 언제 도착하냐고 물었다. 아마도 동생은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당연히 호텔로 가는 줄 아는 것 같다. 걷다가 하얀색에 포근해 보이는 예쁜 겨울 부츠를 봤다. 스위스는 독일이랑 돈이 달라서 얼만지도 모르겠고 일단 사달라고 했는데 잔소리만 한 바가지 들었다. 말도 못 하나, 사주지도 않을 거면서 잔소리는 왜 하는지... 엄만 짐 못 들고 다닌다고 아무것도 안 사준다고 해서 그냥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돌아다니면 뭐 해, 아무것도 안 사줄 거면서... 배가 고파서멋진 브런치레스토랑은 포기했고 아무거나 보이는 곳 가자하며 찾는데 걸어도 걸어도 상점만 있고 레스토랑은 없었다. 그러다가 스타벅스를 찾아서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저긴 가지 말자고 해서 안 가고 조금 더 걸으니 Lindt 초콜릿카페가 나와서 거기서 우리는 거기 서 아점을 먹고 산책을 하고 여기저기 구경하고 아주 평범하게 보냈다. 눈에 많이 뜨이는 거는시계 파는 곳. 그리고 대부분 아주 비싸다는 것. 엄마가 쇼윈도에 걸려있는 수영복이 이쁘다며 가서 봤는데 남자수영복 바지 하나에 250유로 정도 했다. 수영복 바지에 금을 둘렀나 도대체 왜 저렇게 비싼지 나는 이해가지 않았다. 골목길들은 아기자기 이뻤는데 함부르크의 알스터랑 비슷했다. 다른 게 있다면 취리히는 곳곳에 분수가 있었다. 나는 분수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면서 엄마한테 로마에 있는트레비 분수에 대해 들었는데 한번 가보고 싶다.갈 때그물망을 가져가서 분수 안에있는 동전을 쓸어올 거다.
병원비행기 / polybahn / 딱 하나의 기념품
공항으로 돌아가며 엄마에게 물었다. 여기까지 비행기 타고 와서 이렇게만 있을 거 왜 왔냐고 돈이 아깝지 않냐고. 그랬더니 엄만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이고, 아빠가 비행을 하는 비행기를 타고 하루 안에 왕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잘 없고 방학이고 어쩌고 저쩌고 마지막으로 엄마아빠는 나이가 많아서 우리와 함께할 시간이 다른 가정보다는 적기에 기회가 오면 다 할 거라고 한다. 비행기에서 엄마에게 말하며 다짐했다. 내가 커서 성인이 되면 빨리 승무원이 되겠다고. 아빠가 퇴직하면 우리가 직원티켓을 못쓰게 되니 내가 해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