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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크레용 Aug 23. 2021

3. 전 재산 2억. 외벌이 남편을 퇴사시켰다.

3. 첫 번째 깃발.

꽃노래도 한두 번 

꽃노래도 한두 번이다. 매번 육아휴직과 퇴사를 노래하는 나의 말은 이제 남편의 귀에 익숙한 타령처럼 들렸다. 귀농귀촌 학교를 다니며 귀농을 하자고도해보고, 육아휴직 수당을 받을 수 있는 기간 동안 쉬어 보면 뭔가 더 뚜렷한 방법이 떠오를 거라고도 해보고, 이것 저것 새로운 것을 해보며 가난하지만 마음 편하게 얼마간 살다가 이게 아니다 싶을 때 다시 돌아오면 되지 않겠냐고도 했다. 이런 뜬구름 잡는 식의 나의 말들이 우는 놈 뺨 때렸다. 늘 장단 맞춰주며 끄덕이던 남편은  "누군 안 쉬고 싶나... 내가 쉬면 어떻게 되는데?"라며 한마디를 뱉어 냈다. 듬직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 좋아 결혼까지 한 남편이었다. 그 대단한 책임감이 이번에도  남편을 단단히 옭아매 붙잡아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우기고 우겨 남편을 쉬게 한다고 좋은 시간을 얻지 못할게 뻔하다. 자칫 좋았던 부부 사이마저 멀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남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전보다는 남편이 쉬는 동안에도 우리가 괜찮을 수 있는 지출과 수입 구조를 눈으로 보여주어야 했다. 




디지털 노마드 



남편만큼이나 소중한 두 아이들에게서 아직 손을 뗄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맞벌이를 하는 방법을 제외하고 집에서 뭔가를 만들어내야 했다. 예전 부업의 세계의 대표, '곰 눈알 붙이기', '쇼핑백 접기' 같은 일을 할 수도 없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생길 때마다 '뭔가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뭔지 확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설거지를 하던 중 불현듯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이 떠올랐다. 

직장과 주거지역의 제약 없이 유목민처럼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을 하는 사람을 디지털 노마드라고 한다. 주로 디자이너, 작가와 같은 직업이 있지만 당장 나는 그런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선택의 폭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다. 유튜브, 블로그, 도서관을 뒤져 몇 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나와 같은 고민을 먼저 시작한 어린 선배들의 발자취는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그들이 알려준 구체적인 방법들도 방법이지만 그보다 그들이 일관되게 하고 있는 말이 더 큰 힘이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어렵지 않아요" 그들의 조언에 따라 정리를 해보자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쿠팡 위탁판매, 구매대행, 블로거, 유튜버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범주에 들어왔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블로그였다. 내게는 수익화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10년 넘는 기간 동안 육아 일기를 쓰던 블로그가 있었다. 블로그 수익화에 대한 공부를 하며 알게 된 사실, 내 블로그는 최적화 블로그에 가까웠다. 앗싸! 분명 내게도 뭔가 하나는 있을 줄 알았다. 나는 여기에서부터 남편 퇴사시키기 프로젝트를 출발하겠다고 다짐하며 블로그에 내 첫 번째 깃발을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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