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네이버 블로그 수익화의 허와 실.
15년 된 네이버 블로그
아이가 태어나면서 남들처럼 성실하게 육아 일기 쓰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나의 육아일기가 다음 육아를 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육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블로그는 사교육 없이 엄마의 힘으로만 아이를 키우겠다는 육아 철학을 담아온 나의 역사이며 우리 아이들의 역사이다. 내 블로그의 아주 많은 글은 아이의 성장 기록이었고, 대부분은 반성문이었으며, 때로는 은근한 잘난 척을 숨긴 자랑들로 채워져 있었다. 모든 육아가 그렇듯 때때로 너무 버겁고, 불안하고, 외롭다. 방문자가 겨우 200명을 왔다 갔다 하는 조용한 블로그였지만 육아의 고충을 털어놓는 날이면 어김없이 지지와 응원의 댓글을 남겨주는 이웃이 있었다. 그런 나의 육아 동지이자 오랜 이웃들이 내 블로그 운영에 가장 큰 목적이었다..
블로그 수익화
네이버에서는 2-3개월에 한 번씩, 텀이 길어지면 6개월에 한 번씩 5천 원, 6천 원, 많을 때는 2만 원 정도의 애드포스트 광고 수입금을 입금해 주었다. 큰 금액도 아니고 글 중간중간 흉물스러운 광고가 끼어 있는 게 보기 싫어서 광고를 없애는 방법을 검색해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블로그에 그 흉물스러운 광고 배너가 더 큰돈이 될 수가 있다고 했다.
유튜버 수익이 여기저기서 억억대며 공개되기 시작하자 네이버 파워블로거들은 화가 났다. 네이버 블로그는 돈이 안된다는 사실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아주 조금은 블로거들을 위한 광고 수익으로 내어 놓아야만 했다. 네이버는 광고 수익체계에 A.I의 손을 빌려 파워블로거 시대를 끝내고 인풀루언서 시대를 열었다.
그때부터 '블로그로 한 달에 100만 원 벌기' '하루 30분으로 한 달에 얼마 벌기' 같은 책들과 간증 같은 유튜브 영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남편의 퇴사 프로젝트를 블로그를 이용해 보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도서관에서 블로그 관련 책들을 빌려와 읽어보고 유튜브 영상들을 열심히 파본 결과 반은 맞고 반은 틀렸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수익으로 한 달에 몇백만 원을 번다는 사람들의 수입의 대부분은 체험단, 기자단, 쿠팡 파트너스와 같은 활동을 통해 받게 되는 원고료나 수수료, 무상으로 제공받은 물건과 음식 등을 모두 현금 가치로 계산한 금액이었다. 그런데 블로그 기자단과 체험단, 쿠팡 파트너스 활동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검색에서 제외되는 일명 저품질 블로그가 되는 지름길이다. 눈앞에 이익을 위해 섣불리 삼켰다가는 칼 같은 A.I의 단죄로 그 블로그는 영원히 검색창에 노출되는 일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블로그는 좋은 글과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팅을 더 많이 노출시켜 유입된 방문자를 통해 광고를 노출하고, 클릭을 유도하여 애드포스트를 지급한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애드포스트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문자가 많아야 하고 광고를 클릭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네이버 인풀루언서가 되면 검색 우선 노출, 프리미엄 광고라고 해서 클릭 유도가 쉬운 광고들, 광고 단가가 높은 광고 배너들이 뜬다. 그래서 다른 애드포스트 수입보다는 같은 조건일 때 2-3배의 광고 수익을 낼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러니 애드포스트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인풀루언서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서는 전능하신 A.I에게 전문적인 영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경험상 처음 시작하는 블로거가 인풀루언서가 되기가 더 쉬운 것 같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관한 포스팅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꾸준히 올리면서 3000천 명 이상의 이웃을 맺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의 활동을 같은 주제로 어느 정도 활동하면 인풀루언서가 된다. 내 이웃들이 인플루언서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니 이보다 더 낮은 수치에서도 인플루언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나는 아직 인플루언서가 되지 못했다. 내 블로그의 경우 육아일기를 쓰던 블로그를 이용해 '푸드' 분야 인플루언서가 되려고 하니 문제였다. 이웃의 수는 4000명, 일 방문자는 3-4000명대를 오갔으며 인스타그램으로도 요리 부분의 활동을 이어왔지만 15년간 육아 일기를 쓰던 포스팅이 양이 너무나 방대하여 6개월 이상 요리 관련 포스팅을 매일 올려도 내 블로그의 정체성은 요리 전문가로 둔갑하지를 못했다. 과거 육아 기록을 비공개로 전환하면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아직도 고민 중이다. 나는 인플루언서가 더 되고 싶은지 내 오랜 육아 동지들과의 기록이 더 소중한지......
네이버 블로그 애드포스트 수익화
나의 목표는 체험단, 기자단 활동 없이 애드포스트 수익만으로 일정 금액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인풀루언서도 되겠지.
블로그 수익화 1원칙은 '1일 1포 스팅'이다. 애드포스트 수익 그래프를 매일매일 살펴보면 당일 올라간 포스팅의 수익이 가장 높았다. 깊이 있게 교류하는 이웃들은 매일 방문하며 서로 광고를 눌러주기도 하고, 내 포스팅을 다시 읽어보며 내 블로그의 광고를 내가 몇 번씩 클릭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클릭이 수익을 얼마나 좌우되는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네이버 애드포스트 관련 모든 문의에 돌아오는 답변처럼 전지전능하신 A.I가 알아서 하는 일일뿐.
블로그 수익화 2원칙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정성을 다한 사진과 정보를 채워 넣으면 그 포스팅은 오래오래 내 블로그를 받쳐주는 주춧돌이 되지만, 지나친 이슈 포스팅 수박 겉핥기식 포스팅은 잠재적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정성을 들여 포스팅을 작성했다면 본문에 자주 반복된 단어가 들어가는 제목을 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통계를 보며 스스로 공부하며 진화하면 된다.
내가 블로그 광고 배너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마음먹은 첫 달 애드포스트 수입은 10만 원이 넘었다. 그때 이웃의 수는 2000명, 일 방문자는 1000명대.
다음 달에도 놀라운 일은 이어졌다. 이웃의 수와 방문자 수는 누적되는 포스팅 수만큼 더 늘어갔고 애드포스트 수입은 20만 원대, 그다음 달은 이웃의 수가 3000명이 넘고 일 방문자가 3000명대를 유지하며 30만 원대의 수익이 발생했다. 중간중간 화제가 된 검색어로 방문자 수가 만 명대로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이런 방문자 수는 애드포스트 수익에는 영향을 크게 주지 않았다. 블로그 수익화를 결심한 지 6개월이 지나자 수입은 50만 원을 넘겼다. 그 기간 동안 한 달에 25일 이상, 30개 이상의 포스팅을 꾸준히 해왔다. 포스팅을 꾸준히 하면 할수록 더 확고하게 느끼는 점은 포스팅에 영혼을 조금씩 갈아 넣어야 오래오래 노출되는 포스팅이 된다는 것이었다.
겨우 첫 번째 깃발
네이버 블로그 수익화는 내가 꽂은 첫 번째 깃발이었다. 생각보다 빠른 수익화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간절한 마음과 정성, 시간을 기꺼이 투자했다. 나의 일기장으로만 쓰이던 블로그가 나에게 매달 수익을 내주다니....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누구나 하고 있지는 않는 일. 그런 일들이 블로그만은 아니었다.
겨우 첫 번째 깃발을 꽂는 데 성공했지만 이 정도 수입으로는 남편을 퇴사시킬 수 없다.
내가 생각한 금액은 매월 최소 200만 원 이상의 고정 수입이다. 200만 원으로 우리 가족의 생활비가 모두 마련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저 생계비는 될 정도이고, 남편의 휴식기가 지나면 우리는 또 다른 수입구조를 가질 수 도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 있었다.
나는 블로그 수입을 제외하고 아직 부족한 수입을 채우기 위한 두 번째 깃발을 움켜쥐고 섰다. 내 주변이 아닌 나를 살폈다. 내가 가지고 있지만 내가 써먹지 못하고 있는 게 또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