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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Suno
Nov 19. 2024
제비꽃 : 조동진, 1985
영혼을 달래주는 그의 목소리
1992년.
볕이 좋은 캠퍼스의 10월이었던가.
잔디밭에 둘러앉았던 우리들 중 누군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노래를 불렀다.
반주도 없이, 허밍처럼 부르던 노래.
장필순의 제비꽃.
조동진이 만든 노래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조동진이 만들고 장필순이 다시 불러 여럿에게 알려졌던 노래.
부유하듯 뿌리내리지 못하고 청춘의 한가운데인 20대를 보냈다.
주로 노래에 위로를 많이 받았는데, 조동진을 자주 들었다.
차마 사람에게 위로를 기대하지 못할 때 홀로 듣던 노래들.
그이의 목소리는 묵직한 울림으로 목소리 자체가 음악이 되는 듯하다.
영혼을 달래는 소리란 이런 것일까.
분명 '행복한 사람'을 노래하는데도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다.
그의 노래는 뿌리가 깊은 고목이 들려주는 바람의 이야기처럼 서사가 있다.
1992년의 캠퍼스에서 듣던 그날이 떠오른 때문이겠지?
제비꽃을 들으면 여전히 코끝이 맵다.
어쩌면 나에게 바람처럼 지나버린 시간을 체감하느라 코끝이 매운 것이리라.
시간은 흘러, 어느덧 제비꽃을 들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내가 되었다.
아직 젊은 누군가에게 30년이라는 시간은 얼마나 아득한 긴 시간일까를 생각한다.
그 때의 나는 미래를 그려보지 못하고 암담했지만,
지금의 청춘들은 그러지 않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물론 그들에게도 여전히, 노래가 위로가 되어주고 있음을 안다.
제비꽃 조동진
제비꽃 4:44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음 음 음 음 음 음 음
내가 다시 너를 만났을때 너는 많이 야위었고
이마엔 땀방울 너는 웃으면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음 음 음 음 음 음 음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너머 먼눈길 넌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한밤중에도 깨어있고 싶어
음 음 음 음 음 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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