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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전문가 인증 도전(挑戰) or 안주(安住)

by 차돌쌤

어느덧 20년 경력 교사가 되었지만, 항상 수업은 긴장이 되고 어렵다. 어떤 일이든지 10년이 지나면, 전문가라는 호칭을 듣는데, 왜? 교사는 경력이 많아져도 수업에 자신이 없을까? 수업의 주도권은 교사가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수업은 시대 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직접적인 수요자인 학생의 눈높이 또는 맞춤형으로 제공돼야 하고, 높은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님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므로 수업은 유체동물처럼 정형화시킬 수 없다.


그럼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업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욕구는 신규교사 때나 지금이나 같다. 그러나 학위를 받고, 연수를 듣고, 컨설팅을 받아도 늘 제자리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많다. 2015년부터 경상북도교육청은 수업 실천 전문가 육성 및 학생 주도형 수업 확산의 목적으로 수업전문가 육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7년 수업역량에 대한 고심하고 있을 때, 수업전문가에 도전하는 것이 큰 동기유발이 될 듯하여 응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에 본 정책이 시행될 때는 교감 승진과 전문직 응시에 성과보수가 없었는데, 현재에는 승진뿐만 아니라, 수석교가 자격 응시, 학습연구년제 등 여러 정책에 흡수된 상황이다. 그래서 처음 수업 전문성 신장이라는 초심과 더불어 성과보수 획득이라는 명분에 과열의 분위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수업전문가 육성의 단계는 수업연구교사 → 수업선도교사 → 수업명인 인증으로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수업연구교사는 1급 정교사로서 수업 연구를 희망하고 학교장이 추천하는 교사가 응시할 수 있다.


수업선도교사는 1급 정교사 자격이 있는 교육경력 10년 이상의 교사로 아래의 3가지 조건 중 1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교사가 응시할 수 있다.

▪수업연구교사 2회 이상 인증

▪교육학 박사 학위 소지

▪수업 혁신사례연구대회(교실수업 개선실천사례연구 대회) 전국 1, 2, 3등급 수상(최근 5년)


수업명인은 1급 정교사 자격이 있는 교육경력 15년 이상의 교사로 아래의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교사가 응시할 수 있다.

▪수업선도교사 3회 이상 인증

▪최근 3년간 수업 관련 연수 150시간 이상

(집합 연수 60시간 이상 포함)

▪시군 단위 이상 수업 관련 강의 2회 이상(최근 5년)


수업전문가 인증은 단계별로 차이가 있고 세분된 기준 점수가 있지만, 수업 공개실적, 수업 관련 연수 이수, 수업 나누리 지원 실적, 수업 연구 활동 실적, 수업컨설팅 활동 실적, 수업 관련 기타 일반화 활동 실적 등 활동 내용 인준기준에 포함되어야 한다.


인증 방법을 간단하게 작성하면

수업연구교사:

1. 연구수업(80%)+활동 실적 심사(20%)

2. 연간 인증자 수: 인원 제한 없음

3. 인증 방법: 절대평가

(교육지원청 수업 심사 및 활동 실적 심사에 의거 인증)


수업선도교사와 수업명인:

1. 연구수업(40%)+일상수업(40%)+활동 실적 심사(20%)

2. 연간 인증자 수: 유・초・중・고 학교급별 참여자 수의 40% 이내(참여자 수는 최종 인증 심사 대상자 수 기준임)

3. 인증 방법: 절대평가 및 상대평가

(도교육청의 수업 심사 및 활동 실적 심사에 의거 인증)


한 마디로 수업전문가 인증받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난 박사 학위가 있는 관계로 수업연구교사 인증 절차 없이 수업선도교사를 도전하여 2회 인증받았다.


수업하는 교사로서 수업전문가라는 호칭을 듣고 싶었다. 더 솔직히 표현하면 수업명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여정은 만만치 않고, 몇 년 전부터 환경적인 문제와 겹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중지하고 있었다.


새 학년 준비주간에 후배 선생님들께서 “선생님, 올해는 수업전문가 도전 안 하십니까?”라고 물었을 때는 “아니, 이젠 체력도 안 되고, 그냥 즐겁게(수업 준비로 오는 스트레스 없이) 아이들과 수업하려고 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며칠 동안 ‘수업전문가 육성 계획’ 공문을 가지고 다녔다. 학교 환경도 바뀌었고, 아이들도 어떤지 잘 모르는데, 올해는 패스하려고 하는데도, 공문은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예전 같으면, 고민할 게 뭐가 있어 도전하면 시간이 다 해결해 주는데, 하지만, 그 시간은 그냥 가는 시간 아니고, 평범하지 않은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


교사라면 수업에 집중해야 하는데, 수업에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데, 앞으로 10여 년은 더 수업해야 할 것인데, 수업에 대한 역량을 높이는 계기를 말들어 볼까?


아니

올해는 환경이 너무 익숙하지 않고, 나의 건강상태도 좋은 것도 아니고, 이제는 조금은 열중쉬어해도 되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계속 맴도는 가운데

계획서 작성 후 다음 주에 한 번 더 고민하고 도전을 할지 안주를 할지 고민해 보자며 결정은 뒤로 미루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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