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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쌤 Feb 15. 2024

페이스북 중학교 여자 친구

페이스북에서 쪽지가 왔다.

000 님이 사진 10장을 추가했습니다.

오늘은 어떤 사진을 올렸을까?

궁금해하며 페이스북을 클릭해 본다.

오늘은 친구와 차 한잔을 마시며

여러 자세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올린 분은 중학교 동창이라는 것뿐, 이 친구와는 그냥 이름만 안다.

중학교 때 대화를 한 기억도, 어떠한 추억도 없다.

어느 날, 페이스북 친구추가로 인해

페이스북 친구 관계가 되었다.

친구가 되었다고, 쪽지를 한 것도 아니고, 어떠한 소통도 없이, 페이스북 친구다.     


그 친구는 가끔 사진을 올린다. (내 기준으로는 아주 자주)

직장에서 직장 동료와 일을 하면서 올린 사진

두 딸과 엄마, 여자 셋이서 함께 한 사진

남편과 사랑스러운 스킨십을 하며 올린 사진

집 주위를 산책하며 여유로운 자신의 생활 사진

가끔은 본인의 요리 실력을 한껏 뽐내며 요리한 음식 사진

그리고 오늘처럼 친구들과 여러 장소를 다니며 멋진 자세로 표현한 사진     


사진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과

이름도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함께 찍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반갑다.

그래서 사진이 추가되었다는 메시지가 오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이지? 궁금해하며,

바로 페이스북의 사진들을 클릭한다.     


나도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브런치에 부끄럽지만, 일상의 내 생각을 올리는 것을 보면 그것이 증거이지 않을까?     


일상의 소소함~

이것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삶의 기쁨이 아닐까?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그리고 추억하는 것

오늘도 친구의 일상의 사진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예배를 드리기 전 잠시 생각해 본다.

나의 일상의 소소함은 무엇일까?

오늘 아침,

푸시시 한 모습으로 아침에 나서는 남편과 셋째 아들을 위해 아침을 내어놓는 아내

찬양팀 연습에 가야 하는데 늦었다고 투덜거리며 차 안에서 찬양 연습하는 셋째

어제 공부할 것이 많다고, 늦게까지 독서실에서 돌아와서 지친 모습으로 자는 첫째

잠을 안 자고, 음악 들으며, 게임을 하고, 가끔 카톡도 하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즐기는 둘째

이것이 주일 아침 우리 가정의 일상의 분주함이다.     


페이스북 친구의 일상의 사진을 보며, 삶이 참 평화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 속에 숨겨진 갈등은 나로선 알 수 없지만,

추억 하나를 사진 속에 남겨두는 그 행위는 어떤 성공보다 가치 있지 않을까?     


50이 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나에게 귀한 삶으로 주어진 것 중에 놓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일상의 소소함이다.

우리의 삶이 분주하고, 어렵고, 복잡하고, 갈등의 연속이고, 무질서해도, 일상의 소소함을 놓치지 않기를 희망한다.      


20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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