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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쌤 Apr 25. 2024

나를 칭찬합니다.

퇴근길

나의 가슴을 두드리며

“00오늘도 잘 살았고여태 잘 살아 준 것이 고맙다라고

나를 칭찬합니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작은 일이라도 큰일로 다가오는 것은 삶의 무게가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날 

1년에 한 번 정도 통화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00아, 나 오늘 이혼했다.”

그 말 한마디에 골방에 혼자 있을 친구의 모습이 상상이 되니 측은함이 밀려왔다.     


어느 날

귀농한 친구와 차 한잔을 하였다.

우연히 그 친구의 손을 보았다.

손이 투박해 보이고, 곳곳에 굳은살이 보였다.

몸은 힘들지만,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한다. 

키도 크고, 잘생긴 모습은 이제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어느 날

술 마시면 가끔 연락하는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술 한잔 마시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닐 계획이라고 하였다.     


어느 날

결혼하지 않은 친구에게 전화했다.

“00아, 잘 살아 있지?” “00아, 아픈 데는 없지?”

몸이 예전과 같지 않아,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하였다. 

나중에 만나서 보신이라고 하자고 하고 짧게 통화를 마쳤다.   


어느 날

글을 읽고 있는데

안경을 벗고 글자를 읽는 나의 모습을 만났다.

애써 젊은이처럼, 

애써 눈 좋은 것처럼,

안경을 통해 글을 읽으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벗고 읽는 것이 더 편해졌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삶의 끝을 가끔 본다.

죽음도, 퇴사도, 이혼도, 아픔도 그리고 ???     


그래도

되돌아보면, 모두 삶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장수들이 아닐까?

부모님께 유산 받은 것도 없고, 학력도 좋지 못하지만, 

세상 속에서 힘겹게 살아왔을 친구들과 나,

그 누구보다 칭찬받을 만하지 않은가?

큰 부와 큰 명예가 없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그들을 칭찬하고 싶다.


“00오늘도 잘 살았고여태 잘 살아 준 것이 고맙다

내가 나를 칭찬하는데도 눈물이 맺히는 이유가 무엇일까?     


2024년 3월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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