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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쵸 Oct 24. 2021

한국어 강사,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뜻밖의 재능

 일본 대학을 다니면서 놀랐던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던 점이다. 한국 대학생들도 물론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지만, 일본 대학생들은 정말 100명에 99명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위기였다. 일단 시급이 한국보다 월등이 높고 (지금은 많이 비슷해진 것 같지만) 시간이 유동적인 시프트제라서 때문에 개인 스케줄이 맞춰서 알바 시간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내가 일본에서 했던 아르바이트는 바로 한국어 강사이다. 다른 것은 하지 않았다. 왜냐? 한국어 강사로 충분한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유학을 했던 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한류의 인기가 막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았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수요도 많았다. 정규대학 학부 유학생+표준어 사용+20대 여성의 조건은 한국어 레슨을 구하기에 최적이었다. 민간 국제교류센터에 한국어 레슨 공고를 붙이자마자 많은 연락이 왔다.


 나의 첫 제자는 한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귀여운 여고생이었다. 한국어가 이미 중급 이상의 레벨이라 처음 한국어 레슨을 하는 나로서는 수업 준비가 많이 힘들었지만, 이 친구는 나중에 SKY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후훗 그리고 케이팝을 좋아하는 동갑 친구, 한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워킹맘,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아주머니 등등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90분에 3만 원 정도의 고수익 아르바이트라 점점 여유가 생기게 됐는데, 거기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은 그룹레슨을 하면서부터다. 학생 커뮤니티 알바 공고에서 한국어 강사 구인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고 합격을 해서 교육을 받았는데, 수업 내용은 기초 중의 기초라 크게 어렵지 않았지만, 15명에서 30명의 인원 앞에서 수업을 하는 게 처음에는 무서웠다.


 처음엔 두 곳의 회장에서 총 4번의 수업을 담당했는데, 나중에 한 곳을 더 맡게 되면서 총 6번의 수업을 담당하게 되었다. 수업은 1회 75분 수업이었고, 1일 2회씩 주 3일 6회 수업이었다. 학교 수업도 있고 개인 레슨도 있어서 6번 수업은 힘들다고 처음엔 거절했는데, 나에게 후쿠오카 한국어의 미래를 걸어보고 싶다나 뭐라나... 간곡한 부탁에 6번을 다 담당하게 되었다. 75분 수업 페이는 약 5만 원 정도였기 때문에 단체수업에서만 월 120만 원 정도에+개인 레슨 수입. 학교에서는 매월 50만 원씩 들어오는 장학금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내 인생에서 가장 걱정 없이 돈을 벌고 쓸 수 있었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이때 아이패드가 출시될 때마다 사는 과소비를 일삼았기 때문에... 구형 아이패드 두대가 지금도 방치된 채 떠돌고 있다...)


 담당하는 수업이 많으니  준비량 많고, 다수의 인원 앞에서 수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시간 대비 많은 수입을 벌 수 있었고, 선생님 선생님 하며 떠받들어 주는(?) 학생들 덕에 나름 한류스타의 기분을 느끼며 아르바이트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어 강사,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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