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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쵸 Oct 24. 2021

핸님, 안 좋아했으면 어쩔 뻔했어?

랜선 연애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god 이후로 연예인을 좋아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물론 노래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드라마에 나오는 모습이 멋있어서 좋아했던 연예인은 있기 했지만 그 기간이 오래가진 않았다.


 2년 전, 나에게 번아웃이 찾아왔다. 사실 번아웃이 아닌지 확실하게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하든 재미없고 매사에 무기력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그랬기 때문에 내 맘대로 번아웃이라고 정의를 내린 시기였다.


 그때 나는 정해인 배우를 좋아하면서 그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 때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봄밤을 계기로 완전한 팬이 되었다. 핸님(정해인 배우님 애칭)이 소처럼 일할 때라 떡밥도 많았고, 유열의 음악 앨범이라는 첫 주연 영화가 개봉했을 시기라 무대인사 같은 이벤트도 많았다. 영화는 집 앞 영화관에서만 보는 나와의 약속을 깨고 무대인사를 보러 가기 위해 서울의 끝에서 끝으로 이동을 하기도 하고, 같은 영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소속사에서 주최하는 단체관람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압구정 CGV를 방문했던 때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자리도 추첨이었는데 그날따라 운이 좋아서 2열 자리에 앉게 되었다. 영화를 관람하기에는 목이 상당히 아픈 자리였지만, 영화 관람이 끝나고 2시간 동안 진행된 미니 팬미팅에서는 천상계에 버금가는 신의 자리였다.


 핸님은 팬들과 셀카를 잘 찍어주기로 유명한데, 그날도 자리 번호로 추첨하여 팬들과 셀카를 찍어주었다. 추가에 추가 추첨을 거듭하여 10명 이상의 팬들과 셀카를 찍어주긴 했지만 나에게까지 그 행운이 오진 않았다.그래도 이런 이벤트에 당첨된 것, (단 160명 정도만 당첨됨) 앞자리에서 핸님 얼굴을 원 없이 본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셀카를 원하는 팬들이 많이 아쉬워하자, 핸님이 갑자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과 다 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선언하셨다!! 응?? 정말?? 160명이 넘는데? 진짜 다 찍어준다고? 내가 잘못 들었나? 그냥 해보는 말인가 싶었는데 진짜 160명 한 사람 한 사람 핸드폰을 직접 들고 다 찍어주셨다. 와... 진짜 천사가 강림했나?이 날 이후로 나의 번아웃은 완전히 끝나버렸다. 핸님과 셀카 찍은 사진을 보면 지금도 입가에 미소가 한가득 해진다.


천사 같은 핸님, 안 좋아했으면 어쩔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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