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신에게 맡겨진 행복을 스스로 만들고 찾아야 한다. - 나그네-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는 획일적인 공교육 속에서 자기주도성을 잃고 살아가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길을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한 실험실을 구축한다. 청년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을 찾아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지역에서의 삶을 꿈꾸는 청년들이 그곳에 녹아드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여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자원과 인프라를 구축한다. 청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두 손으로 하나하나 일궈내며 문제를 해결해나간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자율적으로 선택해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쇼펜하우어 소품집의 제목이자 내가 지향하는 이념이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며 자신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들을 내린다. 모두가 인정하는 대학, 모두가 인정하는 직장, 모두가 인정하는 결혼 등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얽매여 자기주도성을 상실한 삶을 살아간다. 어딘지 모를 평균, 끝이 없는 비교 대상을 찾아 계속해서 채찍질하며 스스로의 삶을 갉아먹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주변이들의 칭찬과 박수 갈채로 기분이 즐거워지는 순간은 잠시 뿐이다. 삶의 매순간에 만족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을 살아가는 내 마음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그리며 이에 도달하기 위해 내면을 갈고 닦고 조금씩 성장하는 기쁨을 깨닫지 못한다면 인간은 영원히 온전한 행복에 도달하지 못한다.
쇼펜하우어는 나 자신의 가치와 외부의 평가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보았다. 삶의 행복은 자신의 행동의 근원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에 달렸다. '나는 왜 이 공부를 해야 하는가?'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나는 왜 지금 이 사람을 만나야 하는가?' '나는 왜 이곳에 와 있어야 하는가?' 등 모든 순간과 행동에 스스로 확신에 찬 채로 대답하지 못하는, 목적을 잃은 삶을 사는 이들은 명령을 수행하는 로봇과 다를 바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가치있다고 여기는 것,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깨닫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성장하는 기쁨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청소년과 청년 시기는 스스로를 알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자, 남에게 끌려다닐 수 있는 가장 취약한 시기이다.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없을 뿐더러 소속감이 짙은 집단 내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음 속 이야기보다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 협동조합 멘토리는 청년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몰입하며 스스로 '나만의 길'에 대한 답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뚜렷한 비전과 믿음은 청년들로 하여금 더 즐겁게 일에 몰입하게 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을 만든다.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고, 실현하고, 수정해서 그리고 다시 실현해 봄으로써 스스로가 원하는 미래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자 한다. 비교를 통해 발생했다가 한 순간에 날아가는 신기루 같은 즐거움 보다 언제나 든든하게 자신의 삶을 채울 수 있는 근원적인 행복을 찾아가길 바란다.
또래 비교대상이 적고 낯선 자원이 가득한 지역에서의 삶은 청년들이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사람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 주변 환경, 그리고 주로 하는 일, 이 세 가지가 모두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가 제공하는 로컬창업교육 프로그램은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지역에 와서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한다는 측면에서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건에 모두 변화를 준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합숙하며 일을 함으로써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처음 접하는 지역 자원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스스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봄으로써 '생산'이라는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변화된 사람, 환경에 적응하며 나만의 호불호를 알아가고, 열정적으로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일의 목적, 삶의 목적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지역에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은 청년들의 문제해결역량 향상에 좋은 여건으로 작용한다. 사람과 인프라가 적어서 한계가 많긴 하지만 이를 풀어낼 사람도 없어 문제해결에 대한 선진 사례도 적다. 서울에서는 한정된 자원에 수많은 인파와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펼치면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이미 했거나 진행 중인 것들이 많다. 주입식 교육을 받아오며 커온 청년들이 습관적으로 이전에 했던 것들을 또 다시 따라하게 되면 주체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어렵다. 의성과 부안에서 기술도, 자본도 없는 청년들이 기존 제품/서비스에 주눅들지 않고 자유롭게 이것저것 도전해 볼 수 있던 이유는 비교 대상이 적기 때문인 것도 있다. 비교 대상이 적다는 것이 곧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눈치보며 남들을 따라 살아야만 했던 청년들이 자유롭게 나만의 가능성을 만들며 꿈꿔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일각에서는 청년의 성장을 위해 지역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이 질문에는 자신 있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멘토리가 제공하는 로컬창업교육은 '창업'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과 생산자, 소비자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날고 기는 청년이라 할지라도, 지역에 대한 이해 없이 혼자 이것저것 시도하게 되면 99% 망하고 돌아간다. 활용해야 하는 지역의 자원과 그것에 연계되어 있는 주민들의 특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도전하지 않으면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창출하지 못한다. 지역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자원과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 시대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지 않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 새로운 고객, 새로운 트렌드를 좇으며 주체적으로 비즈니스를 성장시켜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걸 하더라' 하며 발 동동 구르며 따라가다 보면 아류 상품/서비스 생산 지역에 그치게 된다. 청년과 지역 모두, 기존에 남들이 해오던 일을 급급하게 쫓아가며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가능성을 다방면에서 함께 봐줄 든든한 파트너가 필요하다. 우리는 청년과 지역이 주체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믿는다.
불확실함과 애매모호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는 청년과 지역은 어떻게 보면 닮아있다. 그 견딜 수 없는 모호함을 스스로의 힘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으로 바꿔보는 청년과 지역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구성원과 인프라가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