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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결국은 부모의 말이 전부다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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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노래하는 짱쌤 Oct 24. 2022

나는 부모와 어떤 유형의 애착관계였을까?

“혼자 있을 때는 가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막상 누군가가 다가오면

부담스러워서 피하고 싶어요.”

“평소에 사람들과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해요..”

주변에는 이처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한 직원이 우리 학교로 전근을 왔다.

겨우 한두 달 지났을까.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학교는 학교별로 그에 맞는 업무분장이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그 직원은 우리 학교에 왔으면서 00초 법을 고집했다. 새로 전근을 온 직원이 먼저 학교에서는 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하며 우리 학교의 합의인 매뉴얼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각각 상황이 다른 것인데 인정을 하지 않았다. 그럼 그 일을 누가 할까? 이런 상황은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결국 내가 개입을 하게 되었고 실제로 의사소통을 해보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설득도 되지 않고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꽉 막힌 불통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동안 스포츠센타와 학교 건물이 함께 있는 관계로 그동안 협력해서 잘 해왔던 일들이 네 일 내 일을 따지게 되면서 서로의 관계가 삐끄덕 거리며 잡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 직원이 오면서 그런 일들이 너무나 자주 일어났다.

직원의 상급자도 손을 들고 뒤로 한발 빠지는 바람에 교장인 내가 또 개입을 하여 담당자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들었다. 권유를 해봐도 혼자만의 사고와 생각에 갇혀 있어서 소통이 되지 않으니 아무도 그와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지경까지 되니 나도 화가 났다.

오자마자 우리 학교에 돌을 던져놓고는 모르쇠라니?

같은 말을 사용하는데 이렇게나 통하지 않다니.

얼굴을 볼 때마다, 이름을 들을 때마다 내 안에선 천불이 났다.

그런데 어쩌다 그 직원의 개인 생활을 듣게 되었다.

오랫동안 동생이 아파서 혼자 몸으로 돈을 벌어 그 동생을 보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동생을 돌보며 책임감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 직원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마다 주눅 들어 보이는 모습과 자신감 없는 말투와 행동, 눈을 잘 못 마주치는 태도 등 그동안 학교에 근무하며 마음을 다친 상처와 흔적들을 보았다.

한 번 분노가 폭발하면 자신의 머리를 양손으로 마구 때리는 상상 이상의 행동으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개인적으로 힘들고 고된 삶이 그를 다른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시켰을까? 대체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조차 잡히질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방식으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부모와 맺었던 애착을 알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심리학자 존 보울비는 ‘애착이란 한 개인이 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 등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해 느끼는 친밀한 정서적 유대 관계를 말한다’고 하였다. 애착은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의 관계에서 생겨난다.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우리가 왜 이렇게 느끼고 행동하는지 감정과 행동을 설명해준다. 그래서 한 사람의 일생을 이해하기 위한 첫 출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심리학을 공부한 에인스워스는 26여 가정을 9개월간 관찰한 결과 엄마가 안전기지 역할을 다하면 엄마와 아이 사이에 안정된 애착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아이는 위험을 느낄 때만 엄마 품 안에서 안정을 찾고 위험이 사라지면 엄마에게서 벗어났는데 엄마라는 ‘우산’이 있기 때문에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놀이‘를 마음 놓고 즐긴다는 것이다.

에인스워스 연구 결과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엄마의 감수성‘으로 엄마가 아이의 변화나 징후를 보고 재빨리 반응 하는가?와 하지 않는가의 차이에 따라 아이의 애착이 안정되거나 불안정해진다는 것이다.

엄마와 잠시 떨어지는 낯선 환경의 ’낯선 상황 검사법‘을 통해 3가지 애착의 질을 구별하였고 유형별 애착이 형성되는데 엄마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엄마와의 애착이 매우 안정된 ’안정형 애착‘ 의 아이는 대체적으로 감수성이 높은 엄마의 영향으로 나타났다. 아이의 욕구를 재빨리 파악하고 즉각 대응하되 아이 욕구에 맞춰 적절히 대응하며 모유 수유와 스킨십을 즐기는 경향을 보였다.

안정형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정서가 안정되고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이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도 가장 무난하게 적응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도 높고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할 줄 알며 자기주장도 확실한 편이다.

불안정 애착 유형은 무시형 불안정 애착, 집착형 불안정 애착, 혼란형 불안정 애착의 3가지로 구분이 된다.

무시형 불안정 애착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반면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유형으로 다른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 형성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른 사람과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며 믿지 않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독립성이 침해될 것이 두려워 친밀한 관계 형성을 거부함으로써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아이가 요구나 신호를 보냈을 때 “네가 좀 알아서 해!” “너는 왜 부모에게 의지 하니?”하며 아이가 보내는 요구나 신호에 잘 응하지 않는다.

무시형 불안정 애착의 아이들은 혼자 있을 때 훨씬 더 안정감을 찾는다.

친밀감에 두려움을 느껴서 다른 사람도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집착형 불안정 애착 유형은 다른 사람에 대해 긍정적 관점과 자존감이 낮다. 부족한 자신을 다른 사람이 돌봐주기를 원하며 친밀한 관계를 통해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칭찬받기를 원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지나친 감정을 표현하고 일관성이 부족해서 아이가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떼를 쓰고 화를 내야 얻을 수 있다.

불안정 애착인 아이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작은 일에도 과다한 감정을 표현한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감은 다른 사람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난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의지하는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애정을 확인하고 지나치게 더 의존하는 경향으로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혼란형 불안정 애착 유형은 흔하지 않은 유형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아이를 사랑하고 보호해줘야 하는 부모가 나를 공격을 하면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지속적으로 안정된 애착을 부모에게서 받지 못해 어쩔줄 몰라하며 관계에 대한 불안과 회피가 모두 나타난다. 다른 사람과 친해지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너무 멀어지는 것도 두려워한다.

대체로 어릴 적 형성된 애착 유형이 어른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지만 애착 유형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관계를 맺는 상대에 따라서 또는 환경이 변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안정형 애착유형 중 부모와의 애착관계는 안정형이 아니었지만 본인의 결핍을 노력을 통해 획득하는 획득형 안정형 애착도 있다. 즉 이 말의 뜻은 노력을 통해서 얼마든지 유형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인 애착 유형을 통해 ‘나’를 파악하고 관련된 문제점을 알고 변화하려 노력한다면 주변 사람들과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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