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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짱쌤 Oct 18. 2022

부모와의 소통이 왜 중요할까?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나요? “    

  학부모 상담 때마다 교사들이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모가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모범을 보였다면 대개 그 아이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 ‘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가치관, 정서, 행동, 소통방식, 언어 습관,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을 조용히 따라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수없이 일어난다.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때에는 두 사람 모두에게 마음에 죄책감이나 상처로 남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대부분  해결방법을 모른다. 


초등학교 시기에 아이들은 엄마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다.  아이들은 이해와 인정, 공감을 받을 때 마음을 활짝 열고 소통을 준비한다. 


하지만 우리 부모 세대는 소통에 대해 제대로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다. 

그 아이가 성장하여 부모가 되면 부모에게서 무의식적으로 답습한 말들을 아이에게 쏟아내며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분노 관리연구소’ 이서원 소장은 수많은 부부를 상담하며  ‘많은 부부가 같은 데서 넘어진다.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하면 자신도 좋은 부모가 못 되고, 자기가 상처받은 곳에서 또 넘어지고, 아이에게 같은 상처를 주더라'고 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자르고 아이를 새롭게 키우는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그 비결은 부모와의 올바른 소통이다.

 

그럼 부모와의 올바른 소통이 왜 중요할까요?


<의사소통 방식도 대물림된다>     


대부분 아이와 나누는 의사소통 방식은 나의 부모로부터 대물림되어 온 것이다.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가수 서인영이 출연해서 고민을 상담했는데 요점은 다음과 같다. ‘어릴 적부터 타인에게 선의를 베풀던 본인이 오히려 오해를 받고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친구하고 쇼핑을 갔다가 혼자 사기 미안해서 친구도 사주려고 ”이거 너한테 잘 어울리겠다. 너도 사!! “라고 했는데 친구가 기분 나빠했다는 것이다.      


오은영 박사는 가수 서인영의 ’ 일방적인 소통 방식‘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고 해도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배려는 타인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며 ”언제나 쌍방소통!! “을 통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어야 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하며 가수 서인영의 어릴 적 부모와의 의사소통 방식과 관계가 있다고 하였다.     

 가수 서인영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다정한 소통의 기억은 별로 없고 통보와 명령 위주의 일방적 소통 방식을 고수하는 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서은영도 어릴 적에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럴 경우에는 ”내 것만 사기 미안해서 너 하나 사주고 싶은데 괜찮니? “라고 상대방의 의사를 먼저 물어보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녀의 정서가 안정되고 자존감이 향상된다.>     


엄마식탁에서 그렇게 일어나는 것은 예의가 아니야

      어기이야기해봐. 헬멧 좀 벗고

어기미안해 , 엄마

엄마괜찮아괜찮아질 거야

어기난 이렇게 못생겼어

엄마넌 못생기지 않았어

어기엄마는 내 엄마니까 그러는 거잖아

엄마엄마 생각은 안 중요해?

어기그래요

엄마엄마 생각이니까 제일 중요한 거야. 널 제일 잘 아니까

      넌 못생기지 않았어네게 관심 있는 사람은 알게 될 거야

어기나하고는 말도 안 해요. 다르게 생겼다고 그러는 거잖아

     괜찮은 척하려 해도 그게 안돼

엄마그랬구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 원더‘의 한 장면으로 학교를 다녀온 후 상싱한 어기와 엄마가 대화로 소통하는 모습니다. 

안면기형으로 태어난 어기는 20번이 넘는 수술로 얼굴에 흉터가 많다. 처음 학교에서 사귄 친구가 "성형수술을 받아 봐"하자 어기는 "이거 수술 받은거야. 이정도 잘 생기려면 성형수술을 엄청 받아야 해."라고 유머있게 받아칠 정도로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는 자존감이 높은 아이였다. 


그럼에도 학교를 다녀와서 엄마를 보자 참았던 속상함이 밀려왔다.  

학교에서 '괴물'이라고 놀림을 당하여 우울해 하는 어기가 저녁식탁에서 헬멧을 쓴 채 저녁을 먹지 않자 엄마는 대화로 소통하며 어기의 말을 가만히 들어주고 어기의 감정을 공감해준다.


 어기가 우울한 부정적인 마음까지도 솔직하게 엄마에게 터놓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부러웠다. 

기쁘고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슬프고 우울할 때의 부정적인 감정도 나눈다는 것은 평소에 어기와 엄마와의  친밀한 애착관계로 정서가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의 소통으로 충분한 감정의 교류가 이루어졌고 부모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확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가족의 소통이 어기를 마음이 단단한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만들었다.


이렇듯 정서적 안정감은 아이에게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아이 자신에 대한 긍정적 정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 때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아가 자신에 대한 좋은 느낌과 확신은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당당하게 행동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부모와의 소통!! 공부를 잘하는 비결 >   

    

많은 부모의 바람은 아마 딱 하나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의 엄마도 교육열이 매우 높은 분이셨다. 

오죽했으면 자신은 다니지도 않는 다섯 살 나를 데리고 교회를 직접 찾아갔다. 교회에서는 배울 것이 많다는 스스로의 지론 때문이었는데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에 무대에서 내가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면 너무 좋아하셨다.     


왜 이렇게 엄마는 나의 배움에 집착하셨을까?

늘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할아버지가 아들만 가르치고 딸들은 하나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게 한(恨)이 되었다. 아들은 공부도 시키고 재산도 물려주었고 딸들은 초등학교도 안 보내고 일만 시켰다고 하셨다. 그나마 엄마는 우겨서 초등학교는 나왔는데 중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이 평생 한으로 남으셨다.     


엄마는 열정적이었다. 배움을 향한 마음이 너무나 컸고 스스로 4명의 아이를 대학 교육까지 시킨 것을 대단한 자부심으로 느끼고 계셨다.

엄마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배우지 못한 결핍이 나와 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나는 엄마의 소원(?)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그러나 엄마와의 소통이나 감정의 교류는 없었기에 소통 방식은 늘 일방적이고 강압적이었다. 꾸중을 듣는 날이 많았는데 어쩌다 엄마가 따뜻한 관심을 보일 때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을 때’와 ‘ 결과가 좋을 때’였다.  

    

 내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와의 관계에서 결핍된 ‘안전 기지’로서의 정서적 안정감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다.

 나와 나의 부모 사이에서의 대물림된 결핍을 내 대에서 끊어보자는 생각으로 지시나 통제보다는 ‘네 생각 어때?라고 자주 아이의 생각을 물었었다. 나름 나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나의 속마음을 금방 딸에게 간파당한다. 우리 딸은 ‘엄마는 엄마의 생각을 이미 기저에 깔고 유도를 하잖아’ 하며 하하 웃었다.  그래도 ”엄마의 그런 노력들을 내가 알아요 “라고 부족한 엄마를 두둔해준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의 비결은 바로 부모와의 소통에 있다.

과거에는 공부 잘하는 비결이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     


”야!! 공부를 엄마 때문에 하니? 너 좋으라고 하는 거지?”     

라고 부모의 일방적인 비난과 꾸중은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공부에 있어 외적인 동기보다도 내재적인 동기가 주요한 측면을 차지하면서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심리적 부담감을 소통으로 해소할 수만 있다면 아이 스스로 학습욕구에 충실한 능동적인 자기 주도 학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이가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거나 욕구를 표현할 때 그때가 바로 소통을 하는 시기이다. 

 아이: 엄마, 오늘 시험 봤는데 80점 맞았어요.

 엄마: 80점 맞았어? 그래서 기분이 좋구나.

 아이: 공부도 열심히 안 했는데 80점이나 받았어요.

 엄마: 우와... 앞으로 공부를 더 하면 점수가 더 잘 나오겠네...    

 

중요한 초점은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아이 편에서 충분히 공감해주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가 많을수록 높은 학업성취를 이루는데 긍정적 효과를 갖는다(정소희, 2013)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이들은 부모와 충분히 소통하며 강력한 내적 동기를 발휘하기 때문에 공부도 잘한다는 것이다.     

아이: 엄마, 나 다음에는 점수를 더 잘 받고 싶어.

엄마: 그래? 그럼 어떻게 하면 더 잘 받을 수 있을까?

아이: 나 학원에 보내주세요

엄마: 학원에 다녀야 할 거 같니? 그럼, 어떤 학원이 좋을까?    

  

스스로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알고 더 잘하고 싶은 욕구로 학원을 다녀야겠다고 스스로 느낄 때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동기부여에서 그치지 말고 아이에게 맞는 학원은 어디가 좋을지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학원도 함께 찾아보면 좋다. 아이가 공부에 대한 관심을 보였을 때 부모가 소통을 하며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 아이가 스스로 학습에 집중하며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에서 소통을 통하여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다.     


부모와의 솔직한 소통에는 힘이 있다. 그리고 나의 아이를 살리고 성장하게 한다. 

이전 01화 시행착오를 통해 소통을 다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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