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0년 만에 다시 만나다

미세먼지 없는 베이징, 그러나 다른 것이 있다.

by 강이생




출발하기 전에 베이징 날씨, 베이징 미세먼지에 대해 검색해 봤지만

직접 가는 것보다 정확한 게 뭐가 있을까 싶었다.


아시아나로 예약했지만 에어차이나와 공동운항을 했고

비행기엔 예상보다 사람이 많았고 대부분 중국인이었다.


10년 만에 마주한 베이징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더운 공기가 느껴졌고

여느 다른 나라의 공항과 다르지 않은 깔끔하고 넓은 모습이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것이 첫 번째 챌린지였다.

구글이 아닌 Amap(고덕지도)과 VISA카드가 아닌 알리페이를 준비해 갔다.

알리페이 사용법을 봤어도 실제로 사용하려니 주저됐다.

첫 번째 택시기사는 번역기로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모습에 승차거부를 했다.

이 것이 첫 번째 중국의 모습이었고 앞으로의 날들이 조금 걱정됐다.


그러고 나서 알리페이를 사용해 보자라는 용기를 갖고

잘 아는 척 자연스러운 척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베이징은 10년 전보다 맑았고 여전히 사람과 차는 많았다.


처음으로 알리페이로 택시비를 지불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고

호텔에 들어가서 긴장되는 마음으로 첫 체크인을 했다.

호텔은 넓고 깔끔했다.


시간이 꽤 지나 어둑해질 쯤이라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왕푸징거리를 걸었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사람들은 모여 춤을 추고 있었고 나와 같은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었다.


생각보다 공기도 좋았고 사람도 역시나 많았고 이곳이 베이징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신기했다.

그러나 사방으로 이상한 솜뭉치가 날아다녔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본 내용이 생각났다.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빨리 성장하는 나무를 엄청나게 심었는데

그것이 버드나무같이 꽃가루가 심한 나무들이라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하던 내용이었다.

그것을 직접 보니 사방으로 난리가 난 꽃가루가 보고만 있어도 코가 간지러웠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모르겠지만 과연 미세먼지보다 이게 나은 게 맞나 싶었다.

눈은 너무 가렵고 기침이 나와 일상생활을 하기 불편한 수준이었다.


이 역사의 한순간에 내가 있다니






다음날 일어나 자금성에 방문했다.

자금성에 가면서 길에서 여권과 가방검사를 받았다.

중국인들은 여권대신 신분증검사를 한다.

10개국 이상의 국가를 여행하며 길에서 여권검사를 받은 경험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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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금성을 찾아갔다.

아주 가까울 줄 알았지만 입구까지 거리가 꽤 됐다.


자금성에서 입장줄이 엄청나게 길었는데 줄을 서도 계속 새치기를 하는 걸보고

나도 냅다 새치기를 해버렸고 결과는 완벽하게 성공적이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랬으니 중국스타일로 한 번 지내보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놀라운 건 90%가 중국인 여행자였다.

보통 나라를 대표하는 명소에는 외국인이 많기 마련인데 말이다.

중국이 외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차고 넘칠 줄 알았지만 아무리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도 14억 인구를 이기기는 무리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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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은 상상할 수 없는 스케일의 크기였고 어딜 가나 사람으로 북적였다.

심지어 금·은 전시장을 보며 알 수 없는 구토와 두통으로 중간에 나와서 쉬기도 했다.

이렇게 큰 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큰 부담이 되었던 듯하다.

도망치 듯 빠른 걸음은 출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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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베이징에서 유명한 딤섬집이라던 금정헌을 찾아갔다.

중국여행 후기에서 많이 읽었듯, 식당 안에는 담배냄새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득했지만 식당 안 그 어디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신기했다. 이 냄새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가격도 좋았고 맛도 좋았다. 모든 것이 내가 중국에 있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외국인은 어디에도 없었고 평범한 중국의 가족들이 저녁식사를 하는 듯했다.

재밌었던 점은 차(TEA)를 시켰는데 얼굴만 한 컵에 나왔다.

모든 것이 많고 큰 중국은 이렇게 소소하게 나에게 충격과 웃음을 준다.


중국에 살았던 지인이 나에게 말한 것이 있었다.

"10분 걸릴 것 같으면 30분 걸리고 20분 걸릴 것 같으면 1시간 걸리는 게 중국이야"

이 말은 2주의 여행 내내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들어준 문장이다.

어제부터 밥을 먹으면 속이 안 좋아서 약을 먹었다.

적응할 날들이 많으니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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