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hirtynine Sep 15. 2021
말
선생이라는 자리가 특수하여 본의 아니게(?) 아이들에게 종종 좋은 말과 그럴싸한 말을 하게 된다. “아니,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하고 놀란 때도 있다. 내가 놀라는 이유는 무심코 뱉든 말과 현재 ‘나’라는 인간이 주는 괴리감 때문일 것이다.
가끔 수없이 쏟아내는 동기부여나 내 인생 개똥철학 같은 말로 인해 그 괴리감이 더 심해지면 물밀듯 죄책감이 몰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나를 좋게만 보는 몇몇 아이들이 나를 무슨 초인처럼 생각할까 염려하는 일종의 두려움일 것이다.
어쨌든 그럴 때마다 나는 그 말도 안 되는 괴리감을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 주워 담을 수 없는 그 뱉은 말대로 행동하려고 조심하고 노력한다.
조상님은 늘 옳으셨다. 내가 뱉은 말이 나의 씨가 된다.
좋은 인간이라 좋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좋은 말을 한다. 멋진 사람이라 뱉은 말이 그럴싸한 것이 아니라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기왕이면 멋진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기분 나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이유없이 튀어나오는 기분 나쁜 말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