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팀의 일원이니까
이른 아침, 이서는 평소보다 한결 이른 시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창밖은 햇빛으로 가득했지만, 사무실 내부는 조용하고 차분했다. 의자에 앉은 이서는 가방에서 메모지를 꺼내어 오늘의 업무 계획을 정리해 보았다.
입사 후 일주일 동안 이서의 하루는 비교적 단순한 보조 업무와 내부 교육으로 채워졌다.
디자인 툴을 숙지하고, 기존 프로젝트의 화면 구조와 흐름을 파악했으며, 팀에서 사용하는 가이드 문서를 하나씩 읽으며 머릿속에 입력했다. 회의록을 정리하거나 이 대리의 업무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다르다.
지난 금요일 퇴근 직전, 박 팀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다음 주부터는 기존 서비스의 운영 디자인은 이서 씨가 맡아주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해볼 타이밍이 된 것 같아요. “
“그리고 신규 프로젝트도 같이 참여하게 될 거예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킥오프 미팅부터 함께 보면 좋겠어요. 흐름을 알아야 업무도 수월해지니까요."
이서는 메모지 한쪽에 적힌 ‘운영 디자인 업무 시작’과 ‘신규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 동행’이라는 문장을 바라보며 가볍게 숨을 고르듯 고개를 들었다.
이제는 누군가의 업무를 보조하는 입장이 아니라, 한 명의 디자이너로서 책임을 지는 순간이 시작된 것이다.
"이서 씨, 오전엔 이 배너 먼저 시작해요. 마케팅팀 요청으로 들어온 프로모션 콘텐츠인데, 웹과 앱에 각각 다른 사이즈로 올라갈 거예요."
이 대리는 기획서를 넘겨주며 설명을 했다. 이서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콘텐츠 디자인'이라는 말이 아직도 살짝 낯설게 느껴졌다. 이를 눈치챈 듯, 이 대리는 웃으며 덧붙였다.
"콘텐츠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직접 노출되는 모든 디자인들을 의미해요. 배너, 이벤트 페이지, 앱 내 이미지, SNS 카드뉴스까지 다 포함되죠. “
“단순히 예쁘게만 만들면 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성, 메시지, 분위기를 모두 고려해야 해요."
"아… 그래서 톤 앤 매너가 중요하다고 하셨던 거군요."
"맞아요. 그래서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기획서와 디자인 가이드를 먼저 확인해야 해요. “
이어 이 대리는 가이드 경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스타일 가이드는 여기 있는데, 초반엔 이걸 자주 들여다보면 좋아요."
이서는 이 대리가 공유한 가이드 문서를 열어보았다.
로고 사용 규칙, 타이포그래피 스타일, 컬러 시스템, 마진 값, 이미지 톤까지. 각각이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처음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해서 보다 보면 익숙해질 거예요. 저도 신입 때는 하루에 열 번은 넘게 가이드를 봤던 것 같아요."
이 대리의 말에 이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리님 가이드 덕분에 든든해요. 반복해서 보면서 내용을 익혀볼게요."
이 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앞으로 이서 씨가 맡게 될 운영 콘텐츠는 제가 해왔던 시즌별 프로모션, 기능 업데이트 알림, 마케팅 캠페인 등 다양해요. “
“시작은 제가 만들었던 디자인과 가이드를 참고하면서 진행하겠지만, 점점 새로운 유형의 기획이 만들어질 거고 그때부터는 본인만의 스타일로 구축해 나가면 돼요."
이서는 처음 시도하는 실무에서의 디자인이 여전히 낯설었지만, 기대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점차 손에 익혀나갈 준비를 했고,
메모장에 ‘작업 전 가이드 숙지 필수’ , ‘언젠가는 직접 스타일 가이드 구성해 보기‘ 등 신입 디자이너 다운 업무 일지를 적어나갔다.
킥오프 미팅: 지역 기반 마켓플레이스, 'LOKAL'
오후 2시, 이서는 이 대리와 함께 회의실로 향했다.
캘린더에 적힌 ‘신규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은 그녀의 이름 아래에 처음 등장한 본격적인 프로젝트 참여 일정이었다.
회의실 스크린에는 큼직하게 ‘Project: LOKAL’이라는 로고가 떠 있었다. 박 팀장이 서서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 신규 서비스는 'LOKAL'이라는 이름의 지역 기반 마켓플레이스입니다. “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이 근처 지역에서 유명한 개인 카페, 맛집 등을 검색하고 메뉴나 서비스를 미리 예약이나 주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지난주 서울시 마포구를 기점으로 제휴 업체 후보들과 미팅이 시작되었습니다."
박 팀장을 이어서 각 부서의 팀장들이 돌아가며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고 관련 자료 등이 오갔다. 이서는 빠르게 내용을 필기하며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회의 말미, 박 팀장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아직 초기 단계라 정확히 나뉜 역할은 없지만, 우선은 모두가 전반적인 서비스 방향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래서 오늘 이후 모든 실무진들이 참여하여 리서치부터 진행하겠습니다. 대략적인 작업 일정은 바로 공유할 테니 참고해 주시고요."
이서는 살짝 긴장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과 기대가 섞인 회의는 끝이 났고
회의실을 나오며, 이서는 이 대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대리님, 혹시 제가 오늘 회의에서 챙겨야 할 포인트는 어떤 걸까요?"
이 대리는 노트북을 닫으며 말했다.
"일단은 회의 내용을 정리하면서 각 부서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 보는 게 좋아요. “
“그다음엔 유사 서비스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 뭔지 정리해 보면 좋고요. 이 분야의 이해도를 높여 놓으면 앞으로 도움이 될 거예요"
이서는 메모장을 꺼내 키워드를 적어 내려갔다.
아직 해야 할 일들은 명확하게 나뉘지 않았지만,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회사의 새로운 과제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기대가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해가 점차 기울 무렵, 이서는 컴퓨터 화면을 천천히 닫고 책상 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안은 하나둘 자리를 비우는 동료들이 많아졌고, 창밖은 어제와 같이 노을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어깨를 한 번 크게 으쓱인 이서는 의자에 등을 기대어 오늘 하루를 찬찬히 되돌아봤다.
아침부터 긴장 속에 시작된 콘텐츠 디자인 업무. 낯선 툴에, 익숙지 않은 단축키에 손가락이 몇 번이나 엉켰고, 가이드 문서를 보며 색상값을 일일이 복사했던 시간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킥오프 미팅에선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이 쏟아졌고, 메모는 했지만 아직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단어들이 몇 개는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분명히 자신이 무언가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는 실감이 들었다.
간단한 배너 하나를 완성하고 이 대리에게 “수고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그 따뜻한 안도감.
처음으로 킥오프 회의를 참여했을 때의 미묘한 떨림.
그리고 무엇보다, 팀의 일원으로서 무언가를 기여하고 있다는 작은 자부심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것.
이서는 노트북 화면을 다시 켜고, ‘업무일지’라는 제목의 문서를 열었다. ‘내일 할 일’ 목록 아래에 오늘의 메모들과 일을 간단히 정리한 뒤, 문서의 마지막 줄에 조용히 한 문장을 추가했다.
‘내일은 오늘보다 헤매지 않기‘
그렇게 이서의 업무일지는 조용히 채워지고 있었다.
디자이너들을 위한 메모
콘텐츠 디자인이란?
콘텐츠 디자인은 사용자와 가장 먼저, 자주 만나게 되는 시각적 자산을 의미합니다. 마케팅 배너, 앱 내 프로모션 이미지, 알림 배너, 이벤트 페이지, SNS 카드뉴스 등 눈에 보이는 모든 디자인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단순히 예쁘게 보이기 위한 디자인이 아닌, 서비스의 목표와 브랜드의 성격, 사용자의 목적을 동시에 고려한 정보 전달 수단이라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 디자인의 주요 종류
프로모션 배너: 시즌 이벤트, 할인, 신기능 소개 등 웹/앱 상단에 노출되는 홍보용 배너
이벤트 페이지: 상세한 안내와 참여를 유도하는 목적의 랜딩페이지
앱 내 시각 요소: 팝업, 푸시 알림, 사용자 안내용 디자인
SNS 콘텐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올리는 카드뉴스, 이미지 콘텐츠
-콘텐츠 디자인을 잘하기 위한 팁
사용자와의 ‘첫인상’이란 점을 기억할 것: 주목성과 전달력이 핵심
기획서와 브랜드/스타일 가이드를 항상 확인할 것: 콘셉트의 일관성이 중요
콘텐츠 목적을 명확히 파악할 것: 클릭 유도, 인지도 상승, 기능 안내 등 목표에 따라 구성 방식이 달라짐
채널별 최적화 고려: 앱, 웹, SNS 등 노출 채널에 따라 사이즈/문법이 달라짐
본문 속 주요 용어 해설
브랜드 가이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일관되게 전달하기 위한 기준. 로고 사용법, 컬러 시스템, 톤 앤 매너, 철학, 언어적 표현 등이 포함됨
톤 앤 매너: 브랜드가 사용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과 인상을 시각 언어로 표현한 방식.
킥오프 미팅: 킥오프 미팅(Kick-off Meeting)은 프로젝트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회의입니다. 팀원들에게 프로젝트의 목적, 범위, 일정, 주요 역할을 공유하며, 초기 단계에서의 공통된 이해를 만드는 자리입니다. 프로젝트 목표와 기대효과를 팀 전체가 공유함으로써, 이후의 업무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각 부서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게 되는지도 함께 정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