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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형균 May 12. 2023

사랑은 존재의 원동력

식물도 사랑에 반응한다

아파트 앞 연못가에 산책로가 조성이 되었다. 나무 데크로 된 다리 위를 걷다가 크고 멋들어진 나무가 데크를 뚫고 올라와 있었다. 나무가 사랑스러워 두 팔을 벌려 꼭 안고 있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굉장한 기운이 들어옴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래 묵은 산삼을 한 입 먹은 직후 몸에서 나타났던 반응에 버금가는 반응이었다. 과거에도 나무를 안아본 적이 있지만 기운의 반응이 차원이 달랐다. 과거와의 차이는 오늘은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안았다는 것이다. 이 나무가 가진 본래 기운을 내가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식물인 나무도 인간인 나의 사랑을 느끼고 반응하는 것 같다. 사랑은 모든 생물체 아니 무생물에도 존재한다. 사랑은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우리가 부모의 사랑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듯이.


돌아오는 길에 나무를 사진 찍어 페이스북 포스팅에 첨부한 후 다시 안아보았다. 처음처럼 강렬한 반응은 아니었지만, 더 편안하고 잔잔하게 푸근한 기운이 전해져 왔다. 그 떨림은 더 오래갔다. 구면이라서 서로가 더 편안했나 보다. 오늘은 좋은 나무 친구를 사귀었다. 친구를 자주 만나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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