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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해랑 Feb 02. 2024

이젠 널 인정하려 해.

점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살면서 친구 따라 두 번 정도 본 게 다인데 그마저도 너무나 불신을 갖고 앉아있어서 인지 나에게는 신이 보이지 않는 다며 말하는 족족 다 틀린 말들만 했었다. 그런 나에게 최근 관심이 생긴 분야가 기질을 알아보는 비언어 심리 검사였다. 타고난 기질은 사람마다 다르며 바뀌지도, 유전돼서 닮지도 않는 부분이라고 한다. 궁금했다. 일단 처음은 호기심이었다. 나도 모르는 기질이 있는 걸까 하는 원초적인 궁금증이었다. 이런 건 또 실행력이 좋아서 바로 신청하고 나와 아들의 정보를 주고는 기다렸다. 나름의 과학적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지를 보면서 상담을 했다. 결론은 신기하다!!

결과를 알고 내가 끼워 맞춰서 맞나 보다 하는 건지 찰떡 같이 맞아 들어갔다. 신점 같은 게 아니라 미래를 알려주지도 과거를 맞추지도 않지만 평소 궁금해하던 부분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됐다. 특히 아들의 기질은 내가 낳았지만 도통 모르는 요 녀석의 심리와 행동이 기질을 알고 나니 확실히 좀 더 이해가 되었다.

기질 특성상 일단 뭐든 재미가 있어야 하는 아이이고, 승부욕과 활동성이 높고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아이의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관심과 칭찬을 많이 받아야 하는 아이란다. 이 부분에서 무릎을 탁 쳤더랬다. 이전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새해 소원이 관심과 사랑이었던 아이이다. 평소에도 늘 관심 더 줘. 더 칭찬해 줘를 본인이 직접 요구하는 아이니 저런 기질이 나오니 너무 신기했다.

출처:픽사베이

상담을 하고 신기하긴 했지만 그저 참고일 뿐 맹신을 하진 않는다. 다만 상담을 통해서 오히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더 새겨졌다.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그러듯이 많은 사랑으로 키워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게 나 역시 제일 큰 바람이다. 행복은 주관적이라 내가 보는 아이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가 느끼는 행복이 참된 행복인데 내가 바라는 욕심을 자꾸 강요했던 건 아닌가 반성이 들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자체로 사랑스러운 아이이고 충분히 잘하고 있는 아이를 채근하고 단점을 더 보고 있었던 건 아닌지.


얼마 전 게임을 하던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 엄마, 나 요즘 게임하면서 화 안 내면서 하지?”

“ 음.. 요즘 그렇긴 하네. 예전엔 안 풀리면 화내더니”

“ 그럼 칭찬을 해줘야지. 나 성장했잖아.”

“ 아니 화는 안내지만 게임을 하는 건데 그걸 칭찬을 할 수 있나?”

“ 아니지. 일단 화 안 내고 즐기면서 하는 부분은 칭찬을 하고, 게임을 많이 한다거나 그런 건 따로 또 혼내거나 말해야지. 칭찬할 건 해줘야지.”

논리적인 듯 아닌듯한 말에 칭찬을 해야 되나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작은 거라도 칭찬받고 싶어 하는 아이의 요구가 지금 생각하니 참 귀엽게 느껴진다. 칭찬 그게 뭐가 어렵다고 아끼고 아껴서 꺼내는지.

오늘 마음먹고 내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행동은 일단 잔소리하지 않고 잘하는 작은 부분만을 칭찬을 하고 웃어 보였더니 스스로 어찌나 잘 챙기고 잘하는지.

어쩌면 아이가 엄마인 나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다른 엄마랑 비교하지 않고 맛없는 음식도 엄마가 해준 건 맛있다고 해주고, 늘 사랑한다고 먼저 이야기해 주고 뭐든 해보라고 응원해 주고 괜찮다고 해준다. 이걸 평소엔 당연한 듯 잊고 있었다.

출처:픽사베이

태어난 그 순간 건강한 거 외에 바라지 않았던 그 마음을 다시 새겨야 할 듯하다.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니 나도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고 아이도 마음껏 세상에서 본인의 모습을 펼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내 아이가 너여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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