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필요해요.
‘ 차가워보여요’ ‘새침한거 같아요’ ‘다가가기 어려워요’
학창시절부터 들어온 나에 대한 첫인상이다.
사실 난 아무생각없이 앉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 관찰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의 이미지가 이렇겠지 속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그냥 정말 멍때리는 것인데 다가가기 힘들다고 한다. 낯을 좀 가리기는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서로 모르니까 안 친하니까 어느정도 거리를 둔다고 해야하나 그정도다.
그렇지만 나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공통관심사든 아니든 이야기하거나 듣는 것이 즐거운 사람이다. 친해지고 나면 속없이 별얘기 다하고 아주 수다쟁이가 된다. 오죽하면 나의 이상형은 외모도 필요없고 키도 보지 않고 다 필요없고 그저 내가 백마디 이야기할때 한마디만 하는 남자다.
하지만 나는 극 내향인이라 나서서 이야기는 못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오로지 소그룹에 최적화랄까.
모든 사람들이 대화하기 편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같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경청이 부족한 대화를 나는 즐겁다고 하고 있었던것 같다. 그저 내가 재미있게 이야기 하니 듣는 사람도 즐겁겠거니 여기지 않았을까. 나이가 들수록 새삼 내가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것에 집중을 하게 된다. 오롯이 나의 이야기만을 늘 들어주던 남편도 회사의 스트레스를 나에게 털어놓는 시간이 많아 졌고 친구들도 각자의 사정을 이야기하기 바쁘고, 나의 아들도 학교생활과 본인의 고충을 털어놓는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좋아하던 말하는 시간은 많이 줄었지만 속에 묵히지 않고 털어놓는 남편의 하소연도 들어줄수 있어 다행이다. 사춘기라 입 꾹 닫고 자기만의 세계로만 빠지는 아들이 아니고 짜증내더라도 털어놓는 아이라 건강한 성장을 하는구나 싶다. 나의 말수가 줄어듬으로서 좀더 내향적인 사람이 되지만 그런 시간들을 통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 있을때 제일 편하고 좋지만 대화는 많이 듣고 하고 싶은 내향인.
어쩌면 난 사람을 많이 좋아하고 있는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