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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분투 Nov 05. 2024

[시장] 숨겨진 가격, 재건축 분담금/부담금

강동구에서 입주를 앞둔 두 개의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둔촌더샵포레의 국평 매물호가는 거의 10억원 가까이 차이난다. 포레온의 호가는 22억원 내외지만, 포레의 호가는 11.5억원~14억원 사이다. 물론 포레온이 1만 세대를 넘는 대규모 단지이고 지역의 랜드마크이기는 하지만, 10억에 달하는 가격 차이는 선뜻 납득하기 힘들다. 인근 둔촌푸르지오의 국평 매도호가가 12억부터 시작하니, 포레의 최저 호가는 연식이 14년된 아파트에도 못 미치고 있다. 


숨은 변수는 재건축 분담금이다. 포레는 리모델링 단지(구 현대1차)로 조합원 세대당 약 3억원의 분담금을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분담금을 감안한 포레의 실질 호가는 14.5~17억원이라는 의미. 반면, 포레온은 '24.11월 분담금 액수가 조합원들에게 통지될 에정인데, '22년 관리처분계획 의결 시에는 1.2억 가량으로 책정되었다. 공사비 감액 등으로 사업비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세금을 반영하면, 관리처분계획 의결 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분담금을 예상하고 있다. 결국 분담금을 반영한 실질 호가는 23억원 정도이다.  분담금을 반영한 포레온과 포레의 호가 차이는 6~8억원으로 줄어든다.


"분담금 2억 아꼈다"…공사비 인상에도 웃는 리모델링 단지(아시아경제, 2024.3.14)

둔촌주공 조합원 추가분담금 평균 1.2억…"조합원간 1.7억 차이도"(MTN뉴스, 2022.12.12)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조합원 분담금 관련 공지(경호처장 블로그, 2024.6.28)


* 최근 포레온의 호가가 20억 초반까지 오른 것에는 헬리오시티와 고덕 대표단지의 거래가 상승이 영향을 끼친 듯하다. 헬리오시티 실거래가는 올해 초 19억원 내외였으나 얼마 전 최고가 기준 24억원을 넘었다. 최근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호가가 22~24억원 정도로 약간 조정되긴 했지만 강남권 주요단지 가격 추세를 봤을 때, 큰 악재가 없다면 추가로 낮출지는 않을 듯하다. 한편, 고덕 초역세권 신축단지인 그라시움/아르테온의 실거래가격도 올해 초 15~16억원 가량에서 최근 18~19억으로 크게 올랐다. 


* 분담금이 발생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거래할 때는, 특약을 통해 매수인이 (추가) 분담금 납부 등 각종 의무와 권리를 승계하도록 한다. 

재개발,재건축(입주권) 매매시 특약사항(도담공인중개사사무소 블로그, 2022.7.23)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아파트 거래에서 분담금이 중요 요인으로 떠 오른 것은, 최근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담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 정비사업의 평균 도급공사비는 2019년 5백만원에서 2023년 750만원으로 올랐다. 평당 250만원 늘어났는데, 공용면적 공사비, 기타 간접비 등을 감안하면 30평형 아파트당 추가로 들어가는 사업비가 1.5억원 내외에 달한다. 서울과 부산의 일부 단지에서는 추정 분담금이 5억원을 넘기도 하였다. 공사비 상승분을 분양가가 따라가기 전까지 한 동안은, 정비사업 아파트 거래에서 조합원에 부과되는 분담금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작년 재개발·재건축 공사비 13.4% 상승… 서울은 3.3㎡당 754만원(하우징헤럴드, 2024.1.17)   

30평대 가려면 5억은 기본 …'악'소리 나는 재건축 분담금(매일경제, 2024.2.15)


분담금 외에, 부담금(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도 거래가격을 교란시키는 요인이다. 작년말 여야합의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개정되면서, 지자체들이 재초환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초환 부담금은 준공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부과되며, 납부의무자인 조합(조합원)은 부담금 부과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를 납부해야 한다. 실제 부과해 징수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부담금 승계를 특약으로 아파트가 거래된 사례도 아직은 없고, 재건축 조합 등의 반발로 아직 제도가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부담금 납부 의무가 명확해지면, 분담금과 마친가지로 재초환 부담금도 재건축 아파트의 시장 가격을 계산할 때 매수자가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재건축 부담금 부과 본격적으로 시작...조합들은 반발 "폐지해야"(조선일보, 2024.7.17)

재건축부담금 면제폭 상향됐지만… 조합원 1인당 최대 4억원 부과(한국주택경제, 202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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