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주름을 비추고

by 지구 사는 까만별


해질녘 황혼이 밀물처럼 들어오는 시간

황혼을 앓는 할머니 세 분이

공원 벤치에 앉아 말없이 빛을 맞는다


여태 눈물로 거칠어져 버린

그들의 썰물 같은 피부를

밀물이 비춰준다


희생으로 몸이 녹아버려도

무엇도 쥘 수 없던 손들이

휘어버린 허리로 함께 또르르 앉아

바람의 위로를 듣는다.


막막하던 삶이 먹먹한 세월로 지자,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일기를 쓰러

각자의 희생을 지고

저녁밥을 차리러 간다


내일도

주름 자글한 산전수전을 겪고

셋이서 저 주황색을 보자고

사라진 빛만큼 연약한 약속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