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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꿀벌 공화국'으로 안내합니다.

by 벌이랑

꽃이 피어 있으면,

꽃을 보면서 혹시 꿀벌이 찾아왔나 헤아려봅시다.


정작, 꽃이 아름답고 향기를 뿜는 건

사람에게 대접받으려 뽐내는 게 아니라,

벌을 유혹하려는 혼신의 몸짓이기 때문입니다.


벌통속에는 유난히 몸집이 큰 여왕벌이 있어

절대왕권으로 무리를 통치하는 것 같지만

실은, 수만 마리 일벌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민주공화국입니다. 이들의 정연한 사회 질서는

우리가 본받을 점이 많습니다.

꿀벌을 키우는 일, 다시 말해 치는 일을

'양봉(Beekeeping)'이라 하는데, 많은 사람이

이 일에 호기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귀농 귀촌하는 분들이 벌을 키우고 싶어 하고,

도시에서도 취미로 양봉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만류했지만, 끝내 대도시 아파트의 발코니에

벌통을 놓고 용기 있게 벌을 키워 본

젊은 여성도 만났습니다.

양봉가는 수백 통의 꿀벌을 다루는데 숙련된 분들로,

철 따라 꽃 피는 곳을 찾아다니며 꿀을 따는 게

겉보기엔 멋져 보이지만, 나름대로 모진 사연과

특별한 직업에서 오는 애환도 많습니다.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으로

꿀벌이 많이 사라져 이분들 근심이 많습니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아폴로의 아들, 목축업의 신

'아리스타이오스'가 자기가 소중하게 키우던 꿀벌이

갑자기 죽어버리자, 정성으로 제물을 바쳐 되살린 것처럼

우리보다 먼저 지구에 나타나 숱한 고초를

겪었던 꿀벌은 우리가 좀 더 관심과 애정을 보내면

분명히 다시 돌아올 겁니다.


자연 속 온갖 꽃을 찾아 분주하게 날아다니며

풍요로운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는 꿀벌이

더 이상 좌절하여 사라지지 않도록,

그들만의 공화국 안에서 꿋꿋이 번창하도록,

손가락 하트라도 한 번 보내줍시다.


이제 독자 여러분을 매주 '꿀벌 공화국'으로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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