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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시수 Jan 31. 2022

저도 제가 낯섭니다

나는 살아야 한다 (18)


일기장을 펼칩니다.

“길을 잃어버린 느낌.

방향 감각을 잃어버린 느낌.

여기저기 휩쓸려 다니는.

얼마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저는 괜찮았습니다.

지금의 저를,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 대사입니다.

“나도 내가 낯설어. (중략)

근데, 받아들이기로 했어. 

나한테 소중한 걸 되찾기 위해서는

겪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저도 제가 낯설지만,

이 현실이 낯설지만

받아들이려 합니다.


또 일기장을 펼칩니다.

“약 기운 때문일까? 계속 졸리고 피곤하다.

기운이 없으니 부정적인 생각도 안 나고(?)

하루하루가 전쟁.

나보다 힘든 분들이 훨씬 많겠지만

아무튼 힘겹게 싸운다.”


네, 저는 멈추지 않으렵니다.


참고로 어느 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우울증 약을 중간에 끊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합니다.


“충분한 기간 동안 약을 복용하지도 않은 채

효과는 없고 부작용만 나타난다고 오해할 때, 

평생 약을 끊지 못하고

약물에 의존해 살게 되지나 않을까 겁을 낼 때, 

정신력으로 이겨보겠다고 할 때 등이다. 

항우울제 효과는 일주일 만에도 나타나지만 

3~4주는 먹어야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약을 복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약을 먹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낯선 하루, 

그래도 감사한 하루입니다.


<생존의 날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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