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야 한다 (27)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바닥을 치고 나면,
위로 올라갈 일 밖에 안 남아요…
그리고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둥둥 뜹니다…
너무 힘들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고 마음 다지시고.”
어느 인터넷 공간에서 본 글.
지금 자기 인생이 바닥이라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겨냈냐는 물음에
이런 답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물에 빠졌을 때 가만히 있으면
둥둥 뜬다는 부분에 주목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뜬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내가 물에 빠졌다는 현실.
다급하지만, 정신이 없지만
결국에는 그 현실을 인정하는.
무섭지만,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물에 빠졌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그래서 둥둥 뜨면,
그나마 숨을 고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물에 빠진 적이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요)
일기장에 적습니다.
“나의 작은 (새로운) 규칙들을 만들어가며
다시 꿈틀대고 있다.
새벽 20분∼30분 산책, 식사, 숙소 출발,
일/공부, 아침 산책, 공부, 점심, 저녁 식사 미리 사기,
운동, 공부, 식사,
미사, 휴식/운동, 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만족.”
제 느낌에 저는 굉장히 허우적대다
그 정도가 줄어들면서
물에 둥둥 뜨는 단계로 가는 듯합니다.
오늘도 조금씩, 숨을 고릅니다…
<생존의 날 27>
- 일어나기 05:04
- 운동 새벽 31분, 아침 37분
- 성당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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