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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시수 Feb 05. 2022

인생의 바닥이라고 느낄 때

나는 살아야 한다 (27)


“그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바닥을 치고 나면,

위로 올라갈 일 밖에 안 남아요…

그리고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둥둥 뜹니다…

너무 힘들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고 마음 다지시고.”


어느 인터넷 공간에서 본 글.

지금 자기 인생이 바닥이라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겨냈냐는 물음에

이런 답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물에 빠졌을 때 가만히 있으면 

둥둥 뜬다는 부분에 주목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뜬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고 싶습니다.


내가 물에 빠졌다는 현실.

다급하지만, 정신이 없지만

결국에는 그 현실을 인정하는.

무섭지만,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물에 빠졌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그래서 둥둥 뜨면,

그나마 숨을 고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물에 빠진 적이 없어 확실하진 않지만요)


일기장에 적습니다.

“나의 작은 (새로운) 규칙들을 만들어가며

다시 꿈틀대고 있다.

새벽 20분∼30분 산책, 식사, 숙소 출발,

일/공부, 아침 산책, 공부, 점심, 저녁 식사 미리 사기,

운동, 공부, 식사,

미사, 휴식/운동, 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만족.”


제 느낌에 저는 굉장히 허우적대다

그 정도가 줄어들면서

물에 둥둥 뜨는 단계로 가는 듯합니다.

오늘도 조금씩, 숨을 고릅니다…


<생존의 날 27>

- 일어나기 05:04

- 운동 새벽 31분, 아침 37분

- 성당 미사

- 우울증 관련 자료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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