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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pd 알멋 정기조 Sep 13. 2022

바다와 갯벌 위를 걷다, 인천 '무의도'

최대 8.5m 밀물-썰물의 장관과 세계자연유산급 갯벌을 한 눈에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 유산, 조차와 갯벌


우리나라 서해는 세계적으로 조수간만의 차(조차)가 큰 바다 중 하나인데, 이중에서도 경기도 서쪽의 '경기만(灣)' 지역은 우리나라에서도 아산만 다음으로 조차가 가장 큰 지역입니다. 가장 조차가 큰 '한사리' 때에는 8.5m 가까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 한사리(대조) : 밀물과 썰물의 차가 최대가 되는 시기. 음력 2일과 17일.


서울 잠수교를 놓고 보면, 한강 수위가 6.2m가 되면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됩니다. 그런데 바다 높이가 불과 6시간 주기로 8.5m나 올라왔다 내려간다고 생각해 보면 그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가만히 해변가에 앉아만 있어도 해수면 높이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웃한 화성 제부도 같은 경우에는 조차에 따라 바닷길이 열렸다 닫혔다 하여 그 통행 시간표가 있기도 하죠.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그 곳에 갯벌이 나타납니다. 바닷물이 운반한 모래와 점토가 평평하게 쌓여 있고 그 속에 조개나 낙지, 망둑어 등 많은 생물이 살고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충남 서천 등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2021)되기도 했고, 이웃한 인천 강화 지역의 갯벌은 천연기념물로 지정(제419호)되어 있기도 합니다.


서울에서도 가까운 인천에는 이렇게 엄청난 조차와 광활한 갯벌을 가까이에서 바로 조망할 수 있는 편안한 해안산책로가 있습니다. 더불어 바로 앞에는 해수욕장과 해안 조망 등산로까지 같이 있죠. 바로 인천 '무의도' 입니다.




실미도에서 해안탐방로까지... 이제는 인천의 대표 여행지가 된 '무의도'


무의도는 인천항에서도 직선거리 15km 이상 떨어져 있어서 과거에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개항(2001)하면서 영종도와 용유도까지 연결되고, 2019년에 무의대교까지 개통하면서 사실상 연륙도가 되었습니다. 


이 섬이 세상에 많이 알려진 것은 채 2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 및 영화 '실미도(2003)' 의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게 됐는데,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실미도' 덕분에 그 배경이 됐던 '실미도 사건' 이 알려지면서 '서울에 이렇게 가까운 곳에 그렇게 고립된 곳이 있나' 하는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실미도는 무의도(대무의도) 에 바로 이웃한 무인도로, 썰물 때 무의도와 갯벌로 연결되는 곳입니다.

 * 실미도 사건(1971) : 실미도에 있던 북파부대원들이 정부의 사살 명령을 이행하려는 병력을 살해하고 탈출하여 반란을 일으킨 사건.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북파공작원을 양성하는 특수부대를 실미도에 두고 지옥 훈련을 시켰는데, 1970년대에 이르러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자 정부에서 이들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부대원들을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섬이 알려지면서 가장 먼저 '하나개해수욕장' 이 여행지로 관심을 모으게 됐습니다. '넓은 갯벌' 이라는 뜻의 '하나개' 라는 이름처럼 썰물 때는 100m가 넘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해수욕도 해수욕이지만 아이들의 갯벌 체험으로 더 특화된 곳이고 모래 입자가 고와서 발이 편한 것도 장점입니다. 꽤 알려진 해수욕장답게 편의시설도 충분히 갖춰져 있고, 인공적이긴 하지만 바닷가를 바로 옆에 둔 짚라인이나 모래사장 ATV 체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2010년대 후반 들어 무의도는 더욱 더 유명세를 타게 되는데 2018년에 해상관광탐방로가 열리고 2019년에 무의대교가 개통하면서부터입니다. 하나개해수욕장 앞부터 약 800m 정도로 설치된 해상관광탐방로는, 보통의 해안가 데크가 바위를 따라 오르내리는 것과 달리 상당한 높이에서 평평한 교량 형태로 되어 있어 이동이 편합니다. 무엇보다 무의도 서편 서해바다의 장관과 시시각각 변하는 조차와 갯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곳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탐방로 끝에는 또 작은 해수욕장과 같은 곳이 있어서 이곳에서 해수욕 또는 갯벌 체험을 한 뒤에 맨발로 탐방로를 걸어나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탐방로 왼편에는 기암괴석들도 있는데 그 모양에 따라 사자바위, 두꺼비바위 등의 이름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해상탐방로 입구에서 갈라지는 호룡곡산 쪽 산길도 있는데 날이 선선해지면 이쪽으로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근처에 국사봉 쪽 등산로도 많이 찾는 코스입니다. 아예 대무의도 동남쪽의 소무의도로 가서 좀더 한적한 둘레길(계단)을 걷는 분들도 있습니다. 소무의도는 대무의도와 인도교로 연결되어 있고 차량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지난 7월(2022)에는 국립 무의도 자연휴양림도 개장했으며, 현재 무의도 서남부에 복합리조트 개발도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무의도는 더 '핫' 한 여행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미도
하나개해수욕장




인천공항 바로 앞... 국제관광지로의 도약도 기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하나개해수욕장까지는 약 13.8km, 무의도 입구까지는 9.6km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무의도는 국제관광지로의 발돋움 가능성도 충분하고 그래서 리조트 개발까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연륙도이다 보니 문제가 역시 차량 진입과 주차입니다. 무의대교 자체부터 섬 내 대부분의 도로까지 전부 왕복 2차선에 불과해서 주말 피크 때에는 섬 진입 자체부터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래서 대중교통으로 갈 때에는 버스 시간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자연휴양림과 리조트 등으로 섬 개발이 더 되면 이러한 정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인천시의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하나개해수욕장 앞에는 나름 주차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만 그래도 방문객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말 등에는 주차하기가 쉽지 않아 계속 맴도는 차량도 있을 지경입니다. 실미도 쪽 진입로는 더욱 열악해서 차 하나 지나갈 정도로 좁은 마을 내 도로를 관통하여 가야 합니다. 그래서 무의도 여행은 가능하면 혼잡한 때에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공항과 가까운 용유도와 영종도의 여행지들이 연계 가능한데, 용유도의 '을왕리해수욕장' 과 '왕산마리나 요트', 영종도의 '하늘정원' 과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등이 가볼만한 곳입니다. 다만 영종도나 용유도도 주차 문제가 심각해서 그 부분은 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영종도와 내륙은 두 갈래로 연결되어 있는데, 북쪽의 영종대교는 인천 서구 방면으로 연결되며 경인아라뱃길의 입구인 '아라빛섬' 과 근처에 '국립생물자원관', '청라호수공원' 등이 연계 여행지가 됩니다. 남쪽의 인천대교는 인천 송도 방면으로 연결되어 '송도 센트럴파크' 와 '송도 컨벤시아',  그리고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등이 열리는 '송도 달빛축제공원' 등이 가깝습니다.



[연계 여행 정보]

- 최적 시즌 : 7월 말~8월 초(해수욕,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9월 말(인천공항 스카이페스티벌)

- 연계 여행지 : (무의도 내) 실미도, 소무의도 둘레길(무의바다누리길1코스)

                     (영종-용유) 을왕리해수욕장, 왕산마리나(요트), 영종 하늘정원, 영종 씨사이드 레일바이크

                     (인천 서구) 아라빛섬, 국립생물자원관, 청라호수공원

                     (인천 송도) 송도 센트럴파크, 송도 컨벤시아, 송도 달빛축제공원


- 교통 : 서울시청에서 71.6km, 인천공항에서 13.8km

                     (서울역~) 공항철도(서울역→인천공항) 이동 후 버스 환승(아래와 동일). 편도 2시간 내외

                     (인천공항~) 마을버스(무의1) 이용. 편도 40분 내외


- 먹거리 : 을왕리 등 용유도 내 횟집,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등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왕산 마리나
아라빛섬(경인항)
송도 센트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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