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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pd 알멋 정기조 May 22. 2024

바로 머리 위에서 터지는 불꽃놀이, 아산 '피나클랜드'

봄꽃놀이, 이국적인 정원과 함께 즐기는 가족 친화적 불꽃축제 공간


#충남여행 #피나클랜드 #수목원 #불꽃놀이


혹시 서울 여의도나 부산 광안리 등에서 하는 불꽃놀이 축제 가보신 적 있으신지요. 벌써 오전부터 시작되는 자리 경쟁, 엄청난 교통 체증과 몰려드는 인파, 앉을 곳 하나 없이 빼곡하게 서 있는 사람들 등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플 지경입니다. 더구나 이곳에 어린아이들 데리고 가는 것은 정말 미칠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파에 치여 다치지 않을까 미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보통 불꽃놀이 축제는 10~11월에 해서 밤에 아이들 감기 걱정까지 해야 하지요.


충남 아산에 있는 피나클랜드는 이러한 어려움과 걱정을 덜어내고 비교적 안전하고 편하게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머리 위에서 바로 터지는 불꽃놀이는 저 멀리서 구경하는 불꽃놀이와는 차원이 다른 경외감을 줍니다.



'오늘은 집에 늦게 가니까 졸리면 (차에서) 자라.'

'예? 집에 몇 시에 가는데요?'

'밤 11시 넘을 것 같은데?'


우리 집 육아정책(?) 상 아이들은 보통 10시를 전후해서 잡니다. 잠을 충분히 자야 키가 큰다잖아요? 보현이는 9시 넘으면 씻고 잘 준비를 하고, 나현이도 보현이 씻은 다음에 보통 바로 씻기고 재우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일정 상 많이 늦게 잘 것 같습니다. 불꽃놀이가 9시 다 돼서 끝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면 일정 관리가 참 어렵습니다. 저녁때까지 계속 (수목원) 안에 있어야 하는 데다가, 일몰 무렵부터 불꽃놀이 시작하는 8시 반까지 시간 공백도 생깁니다. 아직은 밤 기온이 차서 애들 감기 걱정도 되고, 특히 이곳이 소위 '가두리 영업(?)'을 하는 곳이라 저녁 먹는 게 마땅치 않습니다. 메뉴도 제한적이고 비싸며 대기줄도 어마어마합니다. 저희도 사실 이날 간식으로 버티다가 9시 넘어 외부에서 늦게 식사를 했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꽃놀이만큼은 다른 곳에서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기에 오늘 하루만큼은 무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들렀던 기간은 불꽃축제 기간이기도 했지만 봄꽃축제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피나클랜드의 봄꽃축제는 튤립과 수선화 등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만개 시기를 넘어 조금 늦게 방문하기도 했고, 바로 얼마 전에 신안에서 워낙 극강의 튤립과 수선화를 보고 온 탓에 봄꽃에 대한 느낌은 좀 덜하였습니다. 수만 평으로 깔린 임자도 튤립과 섬 전체를 노랑으로 물들인 선도 수선화에 비하면 사실 이곳의 규모는 꽤 작은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도 여기 피나클랜드에서 광고하듯이 '현시점에서 충청도 제일의 봄꽃'이라는 사실은 맞는 것 같습니다. 서울·경기의 모든 봄꽃 명소는 잘 모릅니다만 어쨌거나 전남 끄트머리까지 가는 건 너무나도 어렵거든요. 수도권 기준으로도 이 정도 근거리에서 튤립과 수선화 등의 봄꽃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개화 시기를 맞출 수 있다면 추천드릴 수 있는 봄꽃의 명소임은 분명합니다.


뭐 나현이와 보현이는 여기 봄꽃에는 별로 관심 없습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바쁩니다.





'나현이는 전에 거제 외도에 가본 적 있지? 보현이는 아직 못 가봤을 거고.'

'여기 거기랑 비슷한 데야.'


봄꽃도 봄꽃이지만 피나클랜드는 높은 수준의 이국적인 조경이 더 유명합니다. '외도 보타니아'라고 경남 거제에 이국적이면서도 예쁜 해상 정원으로 유명한 곳이 있는데, 여기 피나클랜드를 만든 사람이 그 외도 보타니아를 만들었던 분이라고 하네요. 가까운 육지 내에서도 비슷한 콘셉트의 정원을 만든 거지요. 역시 한번 해본 사람이 뭘 해도 잘합니다.


아무래도 따뜻한 날에 봄꽃 구경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계절에도 물놀이, 국화, 할로윈, 눈썰매 등의 이벤트를 운영해서 사계절 방문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다만 불꽃놀이는 운영하는 기간이 따로 있고, 비올 때에는 취소되기도 하니 감안하셔야 합니다.





'여기 조금만 올라가 보자. 올라가면 비눗방울 시켜줄게.'

'와, 비눗방울요. 아싸!'


중앙에 있는 정원을 지나 '고진감래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경사로를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전망대 쪽은 여기에서도 더 올라가야 됩니다. 포토존처럼 해놓은 데가 그쪽에 있어서 한번 가보기는 해야겠는데, 아이에 따라서는 오르막길 힘들다고 안 가겠다고 할 수 있으니 뭐라도 당근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올라가면 매점이 하나 있어서 저희 애들은 비눗방울로 꼬드겼답니다.


바깥스타그램 좋아하는 분들은 포토존에서 열심히 콘셉트 잡고 사진을 찍으시더라고요. 하지만 우리 나현이 보현이는 그냥 'V'입니다.





밤늦게까지 있어야 해서 아예 다른 곳을 들렀다가 4시 넘어서 입장했었는데, 그랬더니 내려오니까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져 갑니다. 아직 불꽃놀이하려면 2시간 가까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돗자리 깔고 자리 잡은 사람들도 꽤 보입니다. 좋은 자리 선점하겠다는 거지요.


그래서 어느 정도 여유를 두고 와야 보기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또 너무 앞에 앉으면 고개를 완전히 젖히거나 아예 눕다시피 해서 봐야 되므로 적당히 뒤쪽으로 가서 자리 잡는 게 좋습니다. 봄에도 밤에는 좀 쌀쌀하기 때문에 겉옷과 무릎담요가 있으면 좋고 돗자리는 필수입니다.


'와, 나현아. 북두칠성 보인다. 어딨는지 알겠어?'


불꽃놀이 하기 직전에 근처에 불을 다 껐더니 밤하늘에 별들이 한가득 보입니다. 특히 전면 바로 앞에 북두칠성이 박혀 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불꽃놀이 전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북극성을 포함해서 여러 별자리도 나름 찾아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이 크게 소리 지르시면 불꽃놀이 시작합니다!'

'우와~~!!'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바로 떠오릅니다. 오히려 우리 나현이와 보현이는 얌전히 잘 보는데 주위에 앉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더 난리입니다.


지난번에 통영 요트에서 불꽃놀이를 보여주기는 했었지만 오늘 불꽃놀이는 차원이 다릅니다. 노래 2곡 나올 정도 시간, 이 7분을 위해 오늘 하루를 완전히 들이부었는데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나현이와 보현이는 오늘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을 겁니다.



[연계 여행 정보]

- 최적 시즌 : 3월 말~5월 초(불꽃/봄꽃축제), 9월 중순~10월 말(불꽃/국화축제)

- 연계 여행지 : 외암 민속마을, 현충사, 영인산 자연휴양림, 아산 스파비스


- 교통 : 서울시청에서 101km, 천안아산역에서 23km, 아산터미널에서 15km, 인주역(예정)에서 8.6km

           (대중교통) 아산터미널 또는 1호선 온양온천역에서 시내버스 601·610·614번(모원리 하차). 

                          1일 20회(3개 노선 합산), 편도 40분.

           (천안아산역~) 아산역으로 도보 이동 - 1호선 탑승 - 온양온천역 하차하여 버스 이용.

- 먹거리 : 어죽, 장어구이, 수수부꾸미(이상 향토음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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