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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pd 알멋 정기조 Oct 24. 2023

한강을 건너는 레일바이크, '경강레일바이크'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과 기차의 만남


#강원여행 #레일바이크 #경강레일바이크 #경강역


폐역과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는 폐쇄자원 활용과 관광자원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전국 곳곳에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반면 그만큼 각각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 어찌 보면 특별히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덜 들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춘천 경강역(폐역)과 가평 자라목 쉼터 사이를 오가는 경강레일바이크레일바이크로 넓은 한강을 건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유니크'한 곳입니다.


경강역은 1958년부터 경춘선의 역으로 쓰이다가 2010년 말 새 노선이 완공되면서 폐역이 되었습니다. 가평에서 북한강을 건너면 바로 있는 곳인데, 그래서 경강역부터 가평까지 왕복 8km를 오가면서 길이 약 300여 m의 한강 철교도 건너는 특별한 레일바이크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곳이 좀 알려져서 주말·휴일에는 예약 없이 탈 수 없을 정도의 가장 인기 있는 레일바이크 코스가 되었습니다.

  *주)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가평레일바이크'를 타면 '경강레일바이크'와 거의 동일한 노선을 반대로 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너희가 좋아하는 기차자전거 탈 거야.'


전날 부모님 효도(?) 코스로 '청와대' 관람을 다녀왔었는데 애들에게는 별로 관심거리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뭐 5학년 나현이도 청와대가 어떤 곳인지 별로 공감이 안 되니 당연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스로 갔다 오기로 하였습니다.


'보현아, 너 기차자전거 알아? 너도 작년에 갔었다고.'


나현이가 보현이한테 나름 가이드 노릇을 합니다. 약 1년 반 전에도 이 녀석들을 데리고 이곳에 왔었는데, 나현이는 잘 기억하고 있지만 당시 만으로 두살 반 정도밖에 안 되던 보현이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하지만 애들이 배만큼 이 레일바이크를 좋아하는 건 확실합니다. 작년에 곡성에 '섬진강기차마을' 데려가서 증기기관차를 태워준 적이 있었는데, 증기기관차에는 관심이 없고 옆에 레일바이크를 타겠다고 떼를 썼었거든요.





'아빠 언제 타요? 빨리 타고 싶은데.'


어린 보현이는 잘 몰라서 그런지 얌전히 잘 있는데 나현이가 빨리 타자고 난리입니다. 5학년쯤 됐으면 이런 거 흥미 잃을 법도 한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레일바이크를 좋아합니다.


'탑승 마감입니다. 예약 못하신 분은 다음 회차 타셔야 됩니다.'

'아빠, 우리 못 타요?ㅠ'

'아니, 우린 예약했으니까 상관없어.'


경강역 역무원(?)이 발권 마감 선언을 했습니다. 예약을 했길래 망정이지 여까지 왔다가 못 타고 가면 큰일 날 일입니다. 실제로 우리 앞에 있던 커플이 깨방정을 떨더니, 현장 발권이 마감되자 얼굴빛부터 변해서 나갑니다.





게이트가 열리자 애들이 앞쪽으로 돌진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탔던 경험(?)을 살려서 저는 뒤쪽의 바이크로 갔습니다.


'아빠, 왜 앞으로 안 가요?'

'이거 앞에 타면 뒤에서 계속 쫓아와서 힘들어.'


앞쪽에 타는 분들이 타려는 의지(?)가 강한지 더 발을 잘 구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바이크의 추진력이 약하면 뒤에서 계속 바짝 붙어서 우리도 빨리 구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면 체력이 빠르게 방전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이번엔 아예 뒤쪽으로 가서 타 봤는데, 제피셜로는 효과가 괜찮습니다.





확실히 애들이 크니까 편해졌습니다. 작년에는 엄마가 보현이를 안고 타는 바람에 발구르기를 못 해서 제가 진짜 죽는 줄 알았거든요. 왕복 8km를 혼자 끌라면 정말 힘듭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보현이가 따로 앉아서 엄마도 탈 수 있고, 나현이도 더 컸다고 지원사격이 잘 들어옵니다.


'보현이도 하고 싶어서 난리네.'

'아이고 어떡하나, 보현이 더 커서 내년이나 내후년에 또 오자.'


아빠 엄마 누나가 다 자전거 하니까 자기도 하고 싶은지 보현이도 계속 발을 뻗어 봅니다만 아직 키가 작아서 발이 잘 안 닿습니다. 그래도 기차자전거가 재미있는지 투정 안 부리고 얌전히 잘 따라옵니다.




1년 반 전 이곳에 왔을 때의 사진입니다. 완전 애기죠?



드디어 이 레일바이크의 끝판왕, 구 가평철교 구간에 닿았습니다. '북한강철교'처럼 신 노선이 생기는 바람에 폐지된 기차 철교인데 현재는 레일바이크 전용 철교로 쓰이는 상태입니다.


'여기 위험해요. 기차가 (강에) 빠질 수 있어요.'

'어, 보트다 보트! 안녕, 보트야!'


보현이는 아직 레일바이크를 그냥 '기차'라 부릅니다. 철교에서도 물에 빠질 걱정을 하는 걸 보니 나중에 오토바이 같이 위험한 놀이는 안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원래 철교를 건너면 작은 쉼터가 있어서 거기에서 잠깐 쉬었다가 오던 길을 되돌아가는 코스입니다만, 저희는 거의 쉬지 못하고 바로 턴해서 달려야 했습니다. 뒤쪽에서 바이크를 타다 보니 이런 단점이 있네요.





'아빠, 뒤쪽에 앉으니 앞에 보현이 때문에 사진을 잘 찍을 수가 없어요ㅠ.'

'보현이도 앞에 타고 해야지. 너만 앞에 타냐.'


가는 길에 앞에 탔던 나현이를 올 때에는 뒤로 보냈더니 불만이 한가득입니다. 앞이 잘 안 보인답니다. 반면에 아까 발이 안 닿는다고 조금 의기소침(?)해 있던 보현이는 앞쪽으로 오더니 신이 났네요.


'아빠가 뒤로 타면 되잖아요ㅠ.'

'그래, 다음엔 나현이 보현이 둘이 앞에 타는 걸로 할게.'


아빠가 사진을 찍겠다고 앞에 앉았더니 결국엔 이렇게 됐습니다. 다음에 보현이 조금 더 크면 다시 데려와야겠네요. 그때는 뒤에 앉아서 동력기 신세가 될 것 같습니다.





[연계 여행 정보]

- 최적 시즌 : 4월 초(벚꽃터널 코스), 10월 초(가평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기타 5월, 9~10월 등 기온 괜찮을 때

- 연계 여행지 :  (춘천) 제이드가든 수목원, 강촌유원지,  (가평) 남이섬, 자라섬


- 교통 : 서울시청에서 79km, 동서울터미널에서 68km, 인천공항에서 136km

           (대중교통) 경춘선 운길산역에서 시내버스 편. 1일 4회, 편도 3분

                          도보로 대체 가능(20분, 1.4km)


- 먹거리 : 남이섬 및 가평읍 내 닭갈비/막국수 맛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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