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놀이동산, 키즈놀이터, 공룡, 박물관까지 전부 2만 원에 정주행
#충북여행 #청주랜드 #어린이체험 #동물원
동물, 공룡, 놀이터 등 아이들에게 절대 실패하지 않는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이 좀 비싸다는 것입니다. 네 식구를 기준으로 하면 웬만한 아쿠아리움과 놀이동산은 10~15만 원이 훌쩍 넘고 사설 동물원에만 가도 5만 원을 넘나듭니다. 한편 가격이 은혜로운 서울대공원 같은 동물원은 사람에 치여서 자차로 갈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청주랜드는 동물원과 놀이동산, 실내 키즈 놀이터와 공룡 전시에 박물관까지 '원샷 플레이'가 가능한 곳입니다. 물론 전문으로 하는 곳보다는 각각 퀄리티가 좀 덜하지만 대신 극강의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4인 합산 동물원 2,000원, 놀이동산 20,000원 내외, 나머지는 무료입니다(2자녀 무료, 기타 인당 4,000원). 게다가 사람도 붐비지 않고 충분한 주차가 가능하며, 역시 대전처럼 국토 정중앙에 있어 서울까지 가기가 부담스러운 남부 지방에서도 큰 부담 없이 접근이 가능합니다.
'아빠, 동물원 어디로 가요? 서울대공원 가요?'
'아니, 좀 멀리 갈 거야. 가서 공룡도 보고 놀이터도 가고 그럴 거야.'
'우와, 공룡도 나오는 동물원 가요?'
동물도 보고 공룡도 본다고 하니까 보현이가 동물원에 공룡이 있는 줄 아나 봅니다. 겨우내 춥다고 어디 잘 다니지도 못해서 오랜만에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좋을 텐데, 가서 동물도 보고 공룡도 보고 키즈카페도 가고 놀이기구도 타고 한다니까 보현이는 물론 나현이도 신이 났습니다. 아빠는 옷도 안 입었는데 벌써 둘이 옷 입고 현관 밖에 나가 있습니다. 특히 오늘 보현이는 완전히 묵은 소원 풀 기세입니다.
그간에 보현이가 동물원을 많이 못 갔더랬습니다. 언제 서울대공원 데려간다고 했는데 거기가 워낙 주차하기가 어려워서 갈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중간에 코로나도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동물원 어디 데려갈 데 없나 하고 생각하다가 아예 멀리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버리고 갑니다. 오늘 엄마는 간만에 휴가입니다.
먼저 온 곳은 어린이체험관(2체험관)입니다. 체력 방전되기 전에 실컷 뛰놀기부터 하라는 생각으로 제일 먼저 왔습니다. 원래 입장료는 인당 4,000원인데 2자녀 이상은 주민등록등본 보여주면 모두 무료입니다. 오랜만에 둘 낳았다고 대접받는 기분입니다.
4개 전시관 중에 만 3세 이상은 3개 전시관을 갈 수 있습니다(만 3세 이하는 1곳만 가능). 먼저 '변신의 물'이라 이름이 붙은 곳은 말 그대로 '물놀이터'입니다. 원래 이런 데는 애들이 바글바글해서 사실 체험이고 뭐고 별로 못하는데, 여기는 동 시간 내에 200명 입장 제한도 있는 데다가 오늘이 평일이어서 여유 있게 놀 수 있었습니다.
한 층을 더 올라가면 '모험의 땅'과 '환상의 빛'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모험의 땅'은 웬만한 키즈카페 못지않게 꾸며놓은 곳입니다. 그중 '미디어 미끄럼틀'은 아이가 지나간 궤적에 영상으로 무늬가 생겨서 보현이가 몇 번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습니다. '환상의 빛'은 AR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체험 놀이시설입니다. 특히 보현이가 그린 우주선이 대형 스크린에서 유영하는 건 저도 신기했네요.
'아빠, 이제 회전목마 타요?'
사실 아이들은 어린이체험관 들어가기 전부터 여기 놀이동산부터 가자고 졸랐었습니다. 먼저 체험관을 보여주겠다고 끌고 들어갔는데 이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보현이가 체험관에서 나올 생각을 안 했겠지만, 놀이기구를 타러 가자는 말에 순순히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기는 사실 놀이공원이라고 하기에는 시설이 빈약합니다. 붕붕 우주전투기, 공중자전거, 미니 기차, 범퍼카, 회전목마 이렇게 5가지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보현이 나이 또래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어차피 꼬마가 롤러코스터 탈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게다가 여기는 가격이 정말 쌉니다. 1가지 타는데 어른은 1,000~1,700원, 어린이는 700원~1,000원입니다. 우리 세 식구가 다섯 개를 모두 타도 15,000원 밖에 안 듭니다. 저희는 3가지 탔는데 만 원도 안 들었습니다.
오늘의 주 목적지인 청주동물원에 왔습니다. 여기도 가격이 참 착합니다.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입니다. 그래도 호랑이, 사자, 곰, 얼룩말, 늑대, 여우, 독수리 등 코끼리 빼고 있을 동물 다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큰 경우에 얘들이 어디 가서 웅크리고 잠만 자면 볼 게 없긴 합니다. 일부 사설 동물원에서처럼 동물을 직접 만져보거나 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가격에 이 정도 레퍼토리면 참으로 훌륭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늑대나 독수리, 흑염소, 공작 같은 녀석들은 우리 코앞에까지 와서 애들이 동물 구경을 제대로 했습니다. 다만 겨울이라 일부 동물들은 우리로 들어가 있었고, 조류 독감 영향인지 물새장은 들어가 볼 수가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나현아, 동물들 하고 안내 표지판 사진 찍으면서 구경해.'
여기 온 김에 나현이는 '과학 조사 보고서' 방학 숙제도 해결하고 갑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공룡을 볼 차례입니다. 옆에 기후변화체험관(1체험관)도 있기는 하지만 오늘 너무 체력이 방전돼서 여기를 마지막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래 이곳 공룡전시관은 청주랜드에 있는 3개의 체험관 중 하나인 제3체험관 중 일부입니다. 1층에는 공룡과 나비 전시관, 2층에는 탈과 디지털 전시관이 있습니다. 3·4층에는 항공/우주 전시관이 있는데 이곳은 사전에 예약을 하고 시간을 맞춰 와야 볼 수 있어서 보지를 못했습니다.
공룡전시관에는 디오라마, 영상 전시, 투오지앙고사우르스 뼈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다른 공룡 전시관처럼 가짓수는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놀이기구에 동물에 온갖 11첩 반상을 다 맛봤기에 이 정도 전시만 해줘도 충분히 만족입니다. 체험관 밖에는 여러 공룡 모형들도 세워져 있어서 보현이가 즐거워했습니다.
'아빠, 배고파요. 맛있는 거 사주세요.'
하루 종일 이것저것 다니고 했더니 이제 배고픈 모양입니다. 나오면서 전투기와 탱크도 전시되어 있길래 포토 타임 한번 가져주고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그야말로 애들이 지칠 때까지 한참 놀고들 갑니다. 오늘은 집에 가자마자 기절잠을 예상해 봅니다.
[연계 여행 정보]
- 최적 시즌 : 9~10월 초(청주공예비엔날레), 10월 말(초정약수 축제)
- 연계 여행지 : 청남대(대통령 별장), 초정약수(행궁·한옥 숙박), 청주실내빙상장(아이스링크)
- 교통 : 서울시청에서 137km, 부산시청에서 283km, 광주시청에서 213km, 오송역에서 27km
(오송역~) 급행버스 509·747번 - 충북도청 앞 환승 - 순환버스 863번. 편도 1시간
(청주T~) 오송역과 노선 동일. 편도 40분
(청주공항) 간선버스 407번 - 충북도청 앞 환승 - 순환버스 863번. 편도 1시간 10분
- 먹거리 : 청국장찌개, 새뱅이찌개(이상 향토음식), 삼겹살(삼겹살골목), 어죽, 묵사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