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터 출신 치과위생사가 알려주는 사투리 교정
3n 년 차 부산 토박이. 사투리를 쓰지 않는 사람이 이상했고 서울말을 들으면 오히려 닭살이 돋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사투리를 쓰는 지역일수록 사투리를 쓰지 않아야 전문성이 있어 보인다는 말에 혹해 사투리 교정을 했다. 그리고 이윽고 캐스터라는 방송인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다.
이제는 마치 제2외국어 같은 느낌으로 부산 사투리와 표준어를 오가며 이야기한다. 사투리 교정은 물론이거니와 보이스 교정까지 마스터할 수 있는 비법을 공유하려 한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목소리와 어투 등 청각적 요소가 38%나 차지하기 때문에 사투리를 쓰지 않더라도 나의 어투를 전문성 있게 바꾸고 싶은 사람도 좋다.
우선 이번 글에서는 나의 어투를 인지하고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신, 글을 읽는 것만으로 어투 교정과 목소리를 교정할 수 없다. 식단과 운동 없이 다이어트를 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어투와 목소리 교정이야말로 누적된 나의 습관을 개선하는 일이기에 매일 인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없다면 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꼭 매일 연습하길 바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경상도 사람들이 서울말을 쓴답시고 문장 끝을 올리며 "~했니?"라는 뉘앙스를 많이 쓰고는 한다. 사투리 교정을 위해서 문장의 끝을 올리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우선 뉴스에서 아나운서들이 쓰는 말들은 표준어이다. 사전에 표기된 장, 단음과 표준 발음법을 지키고 의미 단위로 끊어 읽기를 하며 사실 전달을 한다. 요즘은 예전만큼 딱딱한 어조로 뉴스 원고 리딩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아나운서의 어조는 높낮이가 크지 않다. 때문에 사투리를 교정하기에 효과적이다. 그래서 어조만 잘 잡아줘도 반은 성공한 셈이다.
매일 뉴스를 보며 아나운서가 원고 리딩 하는 것을 잘 듣고 따라 하길 바란다. 문장의 끝맺음 처리와 끊어 읽기 단어의 장, 단음은 어떻게 읽는지 말이다. 특히나 끊어 읽기 이후 그다음 문장이나 단어를 말할 때 다시 사투리 어조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어조에 더 집중하고 싶다면 라디오 뉴스를 듣는 것도 추천한다. 요즘은 뉴스 원고와 동영상을 함께 볼 수 있어 얼마든지 다시 보기와 듣기가 가능하다. 그 원고를 리딩하고 녹음하고 다시 들어보길 바란다.
앞서 말했듯 단어의 장, 단음 알기 위해서는 사전에 단어를 검색해야 한다. 영어 공부하며 뜻과 발음 기호를 보듯 우리말도 단어 공부를 해야 한다. 같은 단어라도 장, 단음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낮과 밤의 밤은 단음이며 밤나무의 열매의 밤은 장음으로 밤:으로 표기가 되어있다. 읽을 때는 단음은 [밤]으로 확실히 끊어 읽어야 하며 장음의 밤은 [밤-]으로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한다. 사과 역시 먹는 사과는 단음으로 [사과]라고 짧게 읽어야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뜻의 사과는 장음이기 때문에 사:과[사-과]로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읽어야 한다. 이처럼 장, 단음의 유무로 전혀 다른 단어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원고에 있는 단어를 모두 찾아 장, 단음 표기해야 한다.
더불어 표준 발음법도 중요하다. 사투리를 쓰는 분들 중, 목요일을 [몽요일], 금요일을 [금뇨일], 일요일과 월요일을 [일료일]과 [월료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발음은 목요일[모교일], 금요일[그묘일], 일요일[이료일], 월요일[워료일]이다. 단어 검색을 했을 때 표준 발음까지 함께 표기가 되어있고 발음 듣기까지 가능하니 함께 연습하길 바란다.
사실 제일 효과적인 것은 영상을 촬영해서 보는 게 제일 좋다.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편에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처음부터 나를 촬영한 영상을 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저항력이 낮은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알다시피 녹음된 목소리가 타인이 듣는 나의 목소리다. 그래서 내 귀에는 내 목소리가 어색한 것이다. 하지만 어색한 걸 이겨내고 들어야 한다. 음성은 휘발성이 있어 내가 아무리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도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 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어느 정도 사투리 교정이 되고 발성도 잡힌 상태라면 스스로 리딩을 하며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기도 하지만 내 귀가 열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연습 시간도 필요하기에 우선은 스스로 녹음을 한 것을 들어야 한다. 더불어 같은 원고를 리딩 한 아나운서의 음성도 함께 다시 들어야 한다. 최대한 그 아나운서의 어조와 비슷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존 드라이든
마지막으로 최근에 연습하며 녹음한 음성을 업로드하겠다. 현직인으로 방송을 했던 사람도 사투리 교정은 끊임없이 연습을 해야 감을 잃지 않는다. 내가 만든 습관이 결국은 내가 된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