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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품일치(言品一致)

지금 의료계에 필요한 언행일치(言行一致) 그리고 언품일치(言品一致)

by 최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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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병원', '덤핑 병원', '사무장 병원', '대리 수술' 등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의료계 기사 제목들이다. 특히나 치과라는 곳은 더욱이 돈이 많이 나가는 곳, 무섭고 아픈 곳, 사기꾼이 많은 곳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듯하다.



여전한 먹튀 논란과 과도한 가격 경쟁


실제 현장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치과에 대한 신뢰보다는 눈뜨고 코베이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기사들과 함께 내 친구보다 진료비를 만 원이라도 더 썼다면 그 치과는 이미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방증으로 다가온다.




거기다 여기저기 최저가 임플란트, 거품을 뺀 가격의 임플란트, 정품 임플란트를 가장 저렴하게 할 수 있다며 그게 양심적인 진료라고 말하는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또 어떤 광고에서는 강남 최고 수준의 진료를 다른 지역에서 훨씬 저렴하게 받게 해 준다는 광고를 하며 임플란트는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체 무엇이 양심적인 진료의 기준일까?


출처 : 픽사 베이


저렴하면 양심적인 걸까? 도대체 어떤 근거로 특정 지역의 진료력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는 걸까? 임플란트는 누가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진료를 하는 저 치과의사는 진료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아닌가? 대체 요즘 어느 치과에서 정품이 아닌 임플란트를 쓰고 있다는 걸까? 이런 어폐(語弊) 가득한 광고를 아직도 하고 있는 치과계가 부끄럽다. 몇 년 전 굉장히 이슈가 되었던 양심적인 치과에 대한 영상과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한창 먹튀 치과에 대한 이슈가 나오던 때라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며 타 지역에서까지 모인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지던 곳이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또한 이면이 있다. 양심적으로 필요한 치료만 한다는 그곳은 직원이 없었다. 그리고 다른 치과의사들을 폄하하고 있었다. 진료영역에서는 치료를 하는 술자의 역할과 치료를 원활하게 이어지게 하는 팀원의 역할이 공존한다. 정말 의료철학을 제대로 실현시키는 치과의사라면 팀원이 있으며 진단의 상이함을 받아들인다. 더불어 의료는 진료영역 외에도 기구 정리 및 소독, 멸균의 개념도 함께 가야 한다. 하지만 그 많은 환자를 보며 치과의사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을까? 또한 더 편리하고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하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료기술의 발전은 술자와 환자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이견(異見)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치과의사의 진단은 안전한 걸까? 치료를 덜 받게 하는 의사는 의료기술에 도태되어있어도 정의롭고 양심적인 진료를 하는 건가? 의료계 종사자라면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외부의 누군가가 만든 게 아닌 현직 종사자들이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제살 깎기 식의 마케팅을 남발하는 의료계의 민낯이다. 나 또한 종사자로서 부끄럽고 화가 난다.



고민과 실행이 반복되는 언행일치(言行一致),

나아가 서로를 신뢰하는 언품일치(言品一致)


좋은 진료란, 좋은 상담이란, 좋은 의사란, 좋은 병원이란 무엇인가?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며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각기 다른 경험과 의료 철학들이 모여 함께 나아가는 의료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제의 나를 인정하고 또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 마케팅을 보면 절대적인 정답이 있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


'사람에게 인품(人品)이 있듯, 말에는 언품(言品)이 있다.'는 이기주 작가님의 문장을 좋아한다. 의료 서비스는 사람이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말이 되며, 그 말은 행동이 된다. 상술(商術)로 현혹시키는 의료서비스는 지양되고 진료에 대해 상술(詳述)하는 의료서비스가 지향되길 바란다. 더불어 좋은 진료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행을 반복하는 언행일치(言行一致)를 실현하고 나아가 서로를 신뢰하는 언품일치(言品一致)가 실현되는 의료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나 하나부터라는 생각으로 문장을 써 내려간다.


KakaoTalk_20220303_194610144.jpg 책 '언품(言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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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아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CEO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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