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다짐
오늘은 2022년의 첫날이다.
해가 바뀌고 나이를 먹는 것에 이제는 너무도 무뎌졌다. 나이를 세지도 않는다. 내 나이를 잊고 산다. 아니 정확하게는 외면하려 애쓰는 것이다.
'떡국 2그릇을 먹으면 2살을 한꺼번에 먹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2그릇을 꾸역꾸역 먹으려 했던 순수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나이 먹는 것을 피할 수만 있다면 떡국을 건너뛰고 싶은 심정이다.
어제 오전에는 3차 백신 접종을 했다. 하루 종일 아무렇지 않더니 밤사이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열이 났다. 온몸도 두들겨 맞은 것처럼 근육통이 심했고, 밤새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겨우 남편을 깨워서 타이레놀을 갖다 달라고 했다. 한 알, 두 알을 먹고 열은 떨어졌는데 근육통은 가시지 않았다.
밤새 잘 못 잔 덕분에 아침 늦게까지 잠이 들었다. 살짝 눈을 떴는데 9시 30분쯤 되었고, 남편은 더 자라고 이불을 덮어줬다. 더 잠이 올 것 같지는 않아서 일어나서 나가보니 남편이 떡국을 만들어 놓았다. 입맛은 썩 없었지만 그냥 먹었다. 먹다보니 맛이 좋았다.
올해에도 떡국을 먹었다. 나는 나이 한 살을 더 먹고 47살이 되었다. 누군가는 '나이 많이 먹었다.' 또 누군가는 '뭐든 할 수 있는 한창나이다.'라고 할 것이다.
적지만은 않은 나이. 하지만 내가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 아직도 경험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무한히 많은 나이.
10대, 20대와 같은 넘치는 에너지와 젊음은 부족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된 만큼 3배, 4배로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는 현명한 나이.
새해 첫날
나의 47세를 뒤돌아볼 때 후회 없는 멋짐으로 채워지기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