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Essay3. 공부에도 공식이란게 있다.

by 책선생
지능+환경+노력+운 = 학업 성취도


20년이 넘게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만든 공부 공식이다. 각각을 33점이라고 하고, 운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더 크게 작용할때도 있지만 대략 1점으로만 잡고 이야기 해보겠다. 말 그대로 운이란 알수가 없으니까.


공부 결과는 저 요소의 총합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공부의 결과가 좋지 못할때 저 중 하나를 탓하기 쉽다. '난 머리가 나빠' '우리집은 공부할 분위기가 아니야''내 노력이 많이 부족했어''이번엔 운이 정말 나빴어' 이런 식으로 한 요소가 공부를 결과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공부의 결과, 즉 학업 성취도는 저 4가지 요소의 총점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4가지 요소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지능'에 대해 우리는 할말이 너무도 많다. 지능에 정의도 나라마다 연구자마다 조금씩 다르고, 지능을 측정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웩슬러 검사 5판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웩슬러 검사는 미국에서 1차 세계대전 무렵 빠르게 입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미국 심리학자 웩슬러가 만들었다고 한다. 웩슬러 검사 K-WAIS(16∼64세)와 아동용 웩슬러 검사K-WISC(6∼16세), 그리고 유아용 웩슬러 검사 K-WPPSI(만 2세 6개월 ~ 7세 7개월) 이 3가지로 나뉜다. 최고 점수는 160, 최하 점수는 40으로 설계되었다. 현재 지능 검사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며, 성인용뿐 아니라 소아, 영유아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현재까지 가장 신뢰성이 높은 지능검사로 인정받고 있다


웩슬러 검사5판에서는 언어이해, 시공간, 유동추론, 작업기억, 처리속도를 기본 지표로 삼는다. 언어이해는 언어적 추론, 이해, 개념화, 단어지식등을 이용하는 언어 능력을 측정한다. 시공간은 시공간 조직화 능력, 전체와 부분 관계성의 통합 및 종합능력, 시각적 세부사항에 대한 주의력, 시각-운동 협응 능력을 측정한다. 유동추론은 귀납적 추론과 양적 추론능력, 전반적 시각지능, 동시처리, 개념적 사고, 추상적 사고 능력을 측정한다. 작업기억은 주의력과 집중력 그리고 제시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에 정보를 유지하는 등을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처리속도는 간단한 시각적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탐색하고 변별하는 능력, 정신 속도와 소근육 처리 속도 등을 측정한다. 이 5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평균값을 낸 것이 웩슬러 지능검사의 IQ 지수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모든 지표가 골고루 나오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는 특정 영역만 낮거나 높을 수 있다. 이것을 통해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검사는 전문적으로 훈련된 임상심리사가 검사 대상자에게 질문하고 관찰한 내용과 검사 대상자가 작성한 질문지들을 모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4-5시간이 소요되며 오랜 시간 신중하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심리 상담센터나 신경정신의학과에서 실시하고 있고 검사를 오랜 시간 여러명의 전문가가 번갈아가며 투입하여 진행하기때문에 검사 비용은 비싼 편이다. 또한 너무 자주 실시할 경우에는 검사 결과가 오염될 수 있다. 당연히 검사를 아이가 학습하기때문이다.


그리고 웩슬러 검사는 보통 풀배터리 검사라고 불리는 심리 종합검사와 함께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지능이란 것이 심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기때문이다.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불안이나 걱정,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강하게 느끼면 뇌의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그런데 이 편도체가 활성화는 계획하고 판단하는 사고력과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기능을 차단한다. 편도체 활성화는 뇌가 위기 상황이라고 느껴 그 감정에 빠르게 반응하여 피해 생존에 유리하게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지능지수는 높은 아이지만 여러 요인으로 불안이 높거나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그 아이의 역량은 다 발휘되지 못할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공부는 단순히 지능지수로만 판가름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발달과 사회성 발달 여부도 크게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준다.


지능= IQ+EQ


그러니 아이의 잠재력을 꼭 알아야 할때나 상급학교를 진학하려면 힘든 공부를 견뎌야하는데 아이가 그걸 견딜 역량이 되는 지 판단해보는 용도로는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평균 수준의 지능과 역량을 가진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때부터 부모 욕심과 착각에 과학고, 영재교 학원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너무도 많이 목격하고 있다. 아이 지능과 심리적 역량을 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아이를 교육한다면 크게 도움이 된다.



아이의 학업 성취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환경이다. 이 환경이란 것은 '부모'다. 아이에게 부모는 가장 중요한 환경이란 얘기다. 그렇다면 부모가 가진 다양한 요소들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부모가 가진 각자의 기질과 성격이 아이를 양육하면서 아이 성격에 영향을 주고, 부모가 가진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교육의 방향을 결정하며, 부모의 인생관과 삶의 태도를 아이는 자연스럽게 학습한다. 이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마땅한 이치 아니겠는가.


그래서 아이를 가르치다가 피드백을 해줄 일이 있어서 부모를 만날 일이 있으면 감탄한다. 이건 거의 Ctrl-c, Ctrl-v 수준이다. 부모의 얼굴 표정과 태도와 말씨까지 닮았다. 심지어 눈빛도 닮았다. 정말 신기할 정도다. 그리고 나 역시 아이를 양육하는 입장에서 무섭고, 나를 되돌아 보곤 한다. 아이를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맞기때문이다.


이 사실이 예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만 아는 상식이었다면, 요즘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어서 많은 부모들에게 '부담' 을 주고 있다. 아이가 잘되든 못되든 마치 부모 책임이란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때문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오래 지켜보면서 아이 성장에 부모의 특성이나 역할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았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이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라는 생각을 할때도 있다. 앞서 이야기한 지능이란 요소 역시 부모한테서 온 것이다. 학업 성취도 4가지 요소 중에 2가지가 아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노력해라'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노력해도 안되는 경우도 있기때문이다. 때론 어떤 아이들에게는 폭력과 같은 말일 수 있다. 타고 난 지능이 뛰어나지 못하고 부모라는 환경 또한 적절하지 못한 아이들은 도대체 얼마만큼의 '노~~~~오~~력'을 해야 한단 말인가. 반면에 부모에게 높은 지능과 좋은 환경을 제공 받은 아이 경우에 '노력'은 비교적 앞의 경우보다 당연히 쉽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본인의 노력여부에 따라 학업 성취도가 결정된다. 그러니 '노력해라'라는 훈계를 들어야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학업 성취도를 결정하는 4가지 요소 중에 3가지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인 아이들에게 '노력해라'라는 말 대신 난 이 말을 한다.


'방향 설정을 잘하고, 올바른 방법을 찾아! 그리고 꾸준히 하렴~'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가면서 아이는 스스로 이 3가지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야한다. 단순히 공부는 교과서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지엽적인 정보는 책이나 논문까지 찾아보지 않고서도 인터넷만 쳐도 다 나온다. 학교에서의 학업 성취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 노력이라는 것은 무작정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를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먼저 공부해야한다.


내가 이번에 달성한 목표는 몇점이며, 가능한 목표인가를 점검하는 것이 방향 설정이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맞는 공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는가. 그리고 하고 싶을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고 있는가를 점검하고 만약 꾸준히 하지 못한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공부해야한다. 목표가 지나치게 높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서 꾸준히 하지 못한다. 쉽게 지치기때문이다. 아니면 공부 방법이 잘 못되었거나, 자신이 주의 집중력이 약한 사람일 수 있으니 그것을 점검해봐야 한다. 아니면 단순히 게으름의 문제라면 애초에 학업성취도를 올리는 것이 자신이 설정한 방향이 아니라 부모님이 또는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자신이 그저 받아들여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진정한 공부는 이런 것이고, 이런 공부가 선행되어야 교과서 내용을 잘 읽고, 이해하고, 잘 암기하고, 응용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건 아이들이 할 수 있다. 그리고 난 이게 아이들이 진정 해야할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실 단순히 학업 성취도를 올리는 공식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적용 가능하기때문이다.


요즘은 이것 역시 부모가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아이가 할 노력은 더 줄어든다. 그런데 그게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니, 부모는 아이로부터 항상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데 신경쓰는 것이 더 올바르다. 유아때는 친밀함이 중요하니 가깝게, 초등때는 혼자 서고 걸어가야하니 옆에서 지켜보고, 중고등때부터는 뒤따라가는 태도가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후는 독립적으로 살면서 종종 즐겁게 만나는 사이가 되면 좋을 것 같다.


'부모가 반팔자'가 맞다. 좋은 부모를 만나면 인생 길이 좀 여유롭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부모가 똑똑하고 부자인 부모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없길 바란다. 내가 말하는 좋은 부모는 앞서 이야기한 '적절한 거리 조절'을 잘하는 부모다. 아이의 성장시기에 맞추어 거리 조절을 탁월하게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부모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자식이 아닌 자신이 인생에 중심이다. 올바른 방향설정을 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아이를 그렇게 대한다. 그러니 쉽게 간다. 아이 육아와 교육이 그리 어렵지 않다.




아이 입장에서 머리 좋고 현명한 부모를 만난 것 자체가 운이며, 그래서 제공되는 환경이 좋은 것도 아이에게는 엄청난 행운이다. 부모가 반팔자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그리고 올바르게 노력하는 방법도 좋은 선생을 잘 만나면 남들보다 쉽게 잘 찾을 수도 있으니 이것 또한 운이다. 그렇다면 세상이 운이 아닌 게 없다. 그러면 삶을 온전히 운에만 맞기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나. 운이 좋은 사람은 뭘해도 운이 좋고, 운이 나쁜 사람은 뭘해도 운이 나쁘다는 말이 되니까.


우리가 바다에서 항해를 하는 선원이라면 운은 파도와 같다. 어떤 배를 만들어 타고 바다에 나갈 것인가. 누군가가 만들어준 배? 아니면 스스로 만든배? 그리고 거센 파도가 오면 항구에 정박을 할 것인가, 위험을 감수하고 항해를 계속 할 것인가. 그렇게 각기 다른 배를 타고, 각기 다른 운항 실력으로 바다를 항해한다. 각기 목적도 다르다. 이때 파도가 친다. 운은 우리가 어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운에 내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결정할 수 있다. 그러니 머리탓, 부모탓하기 보단 그 파도에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노력은 아이 스스로 해야하는 것이다.


이건 어떤 머리를 타고나건, 어떤 부모를 만나건 반드시 인생을 살아갈 아이 스스로 해야할 중요할 몫이다. 그 파도에 대응하는 능력은 다름 아닌 '방향 설정, 올바른 방법, 꾸준함'이란 것을 가르쳤으면 한다. 인생의 방향설정, 꿈의 방향 설정, 공부의 방향 설정을 하는 게 가장 우선이다. 그 다음은 올바른 방법과 꾸준함이 삶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러면 학업 성취도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스스로 잘 사는 아이가 될 것이다.


그 길에 책이 함께 한다면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지혜는 그곳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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