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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권조 Apr 28. 2024

부산 가는 길 : 6일 차

괴산 ▶ 문경


아침을 먹으면서 6일 차를 시작했다. 끼니때에 맞추어 식당을 만날 수 없기에, 기회가 될 때마다 마음먹고 식사를 하는 편이었는데, 어째서인지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꽤 이른 때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막 오전 8시가 된 참이었다.

컵라면의 열기로 삼각김밥 데우기

떠올려 보면, 창문으로 본 광경이 꽤 생경했더랬다. 낯선 풍경이었고 안개가 끼었던 것도 같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세탁소와 관련된 무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확하게 기억나질 않는다. 의외로 세탁소 사장님들은 일찍부터 영업에 나선다… 와 같은 감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괴산 시내를 둘러 지나는 동진천

식사를 시작하고 20분도 되지 않아 동진천에 이르렀다. 식사를 마치고 20분도 아니고? 사진 파일이 연월일_시분초와 같은 파일명으로 저장되어 여태껏 신뢰했는데 살짝 의심이 생겼다. 그러나 숙소부터 동진천까지 걸어서 5분 거리인 것을 보고 안심.


제2괴산교를 지나 남쪽으로 괴강로를 따라 걸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괴산증평지사, 괴산소방서를 차례로 지났다.




도보여행을 할 때엔 차를 마주 보는 방향으로 걸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차도를 오른쪽에 끼고 걷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자료를 확인하다 보니 도로를 왼쪽에 끼고 걷는 영상이 하나 있었다. 뒤로 걸으며 찍은 영상도 아니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가장자리가 오른쪽에만 있었다. 로드뷰와 영상을 비교했을 때, 중부로에서 이어지는 괴강교 상행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전용도로 또는 이륜차 통행금지 도로는 아닌데 중앙 분리대가 콘크리트 구조물로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일시적으로 차를 등지고 걸은 모양이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서 칠성휴게소에 도착했다. 아침을 먹은 지 2시간 정도 되었을 때인데 과연 식사를 했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 이래저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오늘의 교훈, 여행 사진 정리는 일찍일찍 하자. 최소한 8년이 지나기 전에는 하자.

운영 중인 휴게소는 꽤 귀한 존재다

그리고 도보여행하면서 정말 피하고 싶은 유형의 길을 만났다. 바로 터널이다.


지역과 지역을 나누는 경계를 걷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산을 넘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저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일 수도 있지만 기다란 터널을 지날 때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심리적 소모감이 크다.

보통 도로보다 높은 왼쪽 턱을 걸어서 지난다

별도의 도보가 설치된 터널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운전자가 보행자 존재를 예견하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운전하면서 '부산까지 걸어서 가느라 여길 걸어서 지나는 사람이 있을 거야'하고 상상하는 게 오히려 주의태만이 아닐까.


여하간 실선 바깥쪽이라고 걷다가 운전자에게 혼란을 주면 자칫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최대한 벽에 붙어서, 높은 턱이 있다면 거길 밟고 지나간다. 이때 지난 터널은 적석 1터널로 추정되는데 지도에서 측정한 길이는 약 1.2km 정도다.


그런데 터널 안에서 차량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소음과 바람은 꽤 크다. 특히 소음은 터널 안에 차량이 진입한 순간부터 빠져나갈 때까지 울리기에 사실상 터널을 지나는 내내 웅웅 하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그리고 트럭이 지나갈 때면 미약하지만 진동이 느껴져 잠시 발을 멈추었다 가기도 했다.

촬영이 늦었지만, 자전거가 달리고 그 뒤로 비상등을 켠 차량이 따라가고 있다.

터널이 있는, 그러니까 산을 넘는 때에는 의외로 자전거를 자주 만난다. 취미보다는 훈련에 가까운 인상인데 여럿이 대열을 갖추어 달리고 그 뒤로 차량 한 대가 바짝 붙어 따라간다. 아마 코치가 탑승한 게 아니었을까 한다.

악휘봉 편의점에서 블루레몬에이드 한 잔.

터널을 나와 만난 편의점에서 곧장 마실 것을 샀다. 평소라면 먹지 않을 음료일지라도 도보여행 때는 손이 가곤 한다. 물론 당시 블루레몬에이드(맞춤법은 레모네이드라지만 당시 상표를 준수하기로)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적석 2터널을 지나 오후 2시 정도에 충북을 벗어났다. 물론 내 도보여행에 맞추어 행정구역이 나뉘진 않았기에 이후로도 한동안 충청북도를 걸었다.

마스코트 이미지가 투명 배경처리된 png였더라면

걸으며 촬영한 영상과 같은 장소를 로드뷰로 찾더라도 주소지로 특정할 수 없는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경도위도라도 동원해서 기록해야 하나 싶다. 분하고 답답한 마음에 로드뷰와 지도를 캡처해서 영상과 같은 이름으로 저장해 놓았다.


마스코트를 만나고 20분 정도가 지나 다시 연풍 휴게소에 도착했다. 오전 8시 이후로 끼니가 없었기에 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힣히

그러나 현실은 내 기대와 꽤 달랐다.

식당이랬는데

영업을 중지한 휴게소를 처음 만난 건 아니었다. 개중에는 유리창이 깨져서 분위기가 험악한 곳도 더러 있었다. 그렇지만 기대감이 컸던 탓인지 허탈한 마음에 휴게소 앞에 앉아 한참 멍하니 있었다.


참고로 찾아보니, 지금은 영업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경찰차 여러 대가 줄을 지어 달리는 걸 보았다.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중앙경찰학교가 있다니, 아마 운전 연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바람개비가 인상적

그리고 직선거리 1.6km의 이화령 터널을 지났다. 어째서인지 사진보다 영상을 찍는 일이 많아졌다. 아마 영상을 짧게 짧게 이어 붙여서 한 편을 만들 계획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어느새 문경에 진입! 했으므로 다시금 사진첩 기분을 내기로 했다.

기차역이나 관청이 아닌 곳에서 관광지도를 얻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책자에 있는 장소 중 방문한 곳이 없는 것 같다.
초점조절 실패
아마도 시대상
뭘 바란 건지? 일단 관광책자가 반가웠던 건 알겠다
뭔가 많다
사진을 보다 보니 이 내리막이 얼핏 기억나는 것도 같다
버스를 타고 싶은 욕망을 담음
오전 8시 아침 식사 그리고 오후 5시에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 식사, 터미널 앞 식당으로 기억한다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샀던 것도 같고?
꾸이꾸이, 그리고 편의점에서 산 것이 분명한 탄산음료

이렇게 문경에 도착하면서 6일 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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