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하늘도 돕는 나는 길

절대 혼자 갈 수 없는 길

by 오드리황

내가 내 안에 음악의 DNA가 있는 것을 발견한 때는 내 인생의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였다. 남편의 회사 프로젝트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게 되면서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경제적 어려움과 경제적 불확실성은 나를 극도록 불안하게 만들었다. 살아오면서 안정에 대한 나의 욕구가 가장 강력하게 침해당하던 때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모르고 컸던 나에게 처음 닥친 경제적 어려움과 불확실성은 나를 스트레스의 가장 강렬한 핵으로 빠트렸고 이 와중에 프로젝트가 잘될 것을 기대하며 이 어려운 시간을 몇 년씩 버티는 남편과 나 사이에 처음으로 벽이 생겼다.


나에게 남편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기에 남편과 벽이 생긴 후에는 오아시스 없는 사막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남편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고, 남편이 가진 다채로운 색들을 하나씩 하나씩 잃어갔으며 칼라풀한 세상 안에 회색빛 사람으로 존재했다. 상황이 어려운 것도 힘들었는데 나의 가장 큰 어려움은 남편의 변화였다. 우리의 대화는 점점 줄어들었고, 남편과 나는 하루하루 버티는 삶을 이어갔다.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들을 케어하기 위해 남은 힘을 쥐어짜며 최대의 노력으로 허물어져가는 가족의 울타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썼다.


그 시절을 통과하며 만난 나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가 음악이었다.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날 때 내 안에 자동적으로 빛이 켜졌다. 나는 더 깊숙이 들여다보았고 너무 오래되어 가징 깊은 곳에 있던 나의 희망, 음악을 만났다. 그리고 내 삶의 가장 밝은 빛, 음악과 함께 나가가는 길만이 내가 이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하지만 음악을 독학으로 익힐 수 있을 만큼 천재적이지 않았기에 나는 배워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그때는 아들의 학원을 언제 그만 보내게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나의 취미 혹은 꿈을 위한 추가 지출은 엄두가 안 나던 상황이었다.


나의 강점은 시작에 있다. 시작에 강하다. 그 시작을 이어가는 것과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은 약점이다. 일단 하고 싶거나 해야겠다는 의지가 올라오면 시작하고 본다. 내 안에 음악이 있음을 발견한 그때 만난 소프라노 선생님! 그분은 나의 열정과 나의 상황을 고려해 레슨 중간부터 레슨비를 아주 조금만 받고 나를 가르쳐주셨다. 그분은 정말 열정적으로 나를 가르쳐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6개월간 레슨을 이어가다가 이제 실용 보컬 레슨이 필요함을 느꼈다. 하지만 실용 보컬은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없었고 레슨비도 없었다. 너무 배우고 싶었지만 그만 배워야 하는 상황에 눈물이 났다. 나는 울면서 기도했다.


"아 계속 배우고 하고 싶어요. 저 레슨비 좀 주세요."


내가 믿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의 통장에 1년 치 레슨비가 들어왔다. 나를 응원해주고 싶은 나의 지인의 플로잉이었다. 나도 언젠가 이 사람의 인생의 은인이 되어야겠다 생각하며 나의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렇게 나의 레슨은 나의 바람과 계획대로 이어졌다.


그리고 싱어송 라이터의 길을 위해 작사와 작곡을 시작해 보았다. 길을 가다 문득 가사와 멜로디가 떠오를 때가 있다. 그 가사와 멜로디를 악보로 옮겨보기 시작했는데 쉽지 않았다.


'노래를 만드는 일은 그냥 포기해야겠다.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보다.'


생각하던 그때 지금 나에게 화성학을 가르쳐주고 있는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포기할 때 포기하더라도 전문가의 의견을 한 번은 듣고 그만두자! '


이렇게 마음먹고 실용음악을 전공한 교회 반주자에게 한번 보여주게 되었다. 나의 자작곡을 한번 본 반주자는 작곡을 위한 기본을 조금 가르쳐 줄 수 있다고 제안했고 나는 그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음악적으로도 탁월하지만 가르치는 일에도 탁월한 젊은 아티스트에게 가슴 뛰며 화성학을 배우고 있다. 수업을 거듭할수록 나 포기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아... keep going 해도 된다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화성학 이거 재미있네?'


창작하는 일은 좋아하는 나에게 작사 작곡은 딱 맞는 일이고 나는 이제 최소한의 정치 안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들을 즐겁게 쏟아낼 꿈에 조금 더 다가간 느낌이다.


처음 음원을 낸 것, 노래를 배우고 싶은 그 시기에 소프라노 선생님을 만난 것 그리고 돈이 떨어진 순간에 레슨비 플로잉을 받은 것, 작곡의 벽에 부딪혔을 때 탁월한 선생님을 만난 것... 나의 길을 하늘에서 돕고 응원하는 것이 느껴졌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나는 그리하여 오늘도 그 길을 이어간다. 나는 마음이 그만을 외칠 때까지 상황이 막힐 때까지 계속 걸어갈 것이다.



이전 15화15. 두성과 배의 압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