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여러가지 방법
대치동의 밤 열 시만큼이나
핫하고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 있다.
바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대치동에서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상처럼
허기를 느껴 주변을 둘러보고
음식점을 찾는다면,
여러가지 스타일의 장소 중
하나를 골라 어디든 들어가면 된다.
특징이 있다면
회전율이 높아
어디서 무엇을 시키든
패스트푸드 급의 속도로 빨리 음식이 나오고,
빨리 먹고, 빨리 나가야 한다.
(물론 누가 눈치나 압박을 주는 것은 절대 아님)
흡사 대형 마트나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는 듯한 데자뷰를 느낄 수 있는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른다'라고
느낄 정도로 번잡하고 바쁜 식사를 해야한다.
사실 식당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 대부분이
학원 스케쥴에 맞춰
정해진 식사 시간 내에 식사를 해결하고
학원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바쁜 학생들 사이에서 밥을 먹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들과 수저 속도를 맞추고 있다.
높아진 최저시급과 야간 수당으로 인해,
요즘은 좀처럼 찾기 어려운 24시간 영업 음식점들도
대치동에서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새벽, 주말, 낮과 밤 구분없이
식사를 제공하는 곳들은 대부분 분식점들이다.
학원을 오가는 학생들의 식사 방법은
여러 가지 부류가 있다.
차 안에서 먹기
방과후 세 네시를 넘어선 시각
대치동의 저녁 시간대 학원을 오게 된다면
라이딩하는 부모님 차 안에서
준비해준 간식이나 식사를 먹는 경우가 많다.
보통 먼 거리를 오거나
학교나 다른 일정을 마치고 오게 되면,
미리 준비해 온 도시락이나
포장 주문한 것을 차 안에서 먹는다.
편의점에서 먹기
유독 이 동네 편의점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의 재고가 무척이나 다양하다.
컵라면을 쌓을 공간이 부족해 냉장고 위편에 아예
상자를 까서 자유롭게 꺼낼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다.
중고등학교가 마치는 시간과 저녁시간,
학원이 마친 열 시 이후에는
특히 편의점을 지날 때
진한 컵라면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컵라면의 정체를
유추하곤 한다.
그리고 다양한 조합의
창의적인 식사법과 요즘 유행도 엿볼 수 있다.
괜시리 편의점 유리창 밖을 지나가면
유리창에 붙은 테이블에 앉아
혼밥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눈과 마주쳐
어색할까봐 다른 곳을 쳐다보거나
아예 건너 가기도 한다.
편안히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젊은 패기로
뜨거운 면발을 후후 몇 번 불고서
바로 입으로 넣느라 바쁜
학생들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측은한 마음이 든다.
분식집에서 먹기
유독 24시간 영업을 하는 분식점이 많은
대치사거리와 은마사거리 주변
마치 파출소처럼
24시간 불이 켜진 분식집은
동네를 지켜주는 든든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보통 밤이나 주말에 일하는 분들은
주방 안에서는 중국어를 쓰기도 하시는데,
직원분들도 일하기 쉽지 않고,
집에 갈 시간도 없으시겠다며,
오지랖 넓게 손님이 직원 안위를 걱정하곤 한다.
식사시간 외에도
밤 아홉시에서 열 시
학원의 마지막 타임이 마친 후에 가장 인기가 많다.
다른 동네의 식당들은 오후 9시면
거의 대부분은 문을 닫지만
대치동은 밤 11시까지는 넉넉히
문을 활짝 열어두는 식당이 많다.
한창 크는 시기에
간단히 저녁을 먹고 계속 공부했을테니
힘들고 지칠만도 한데,
친구들과 수다떨며 간식 또는 야식을 먹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하루의 학원 일과를 마쳤다는
홀가분함과 함께 미소가 가득하다.
단, 분식류라고 해서
학교 앞 분식집들처럼 저렴한 편은 아니고
프랜차이즈점들이 대부분이라
편의점에서 먹을 때보다는 돈이 좀 더 든다.
하지만 같은 라면과 김밥을 먹어도
편의점보다 분식점이
조금은 더 건강에 좋을 것 같은 건 기분탓일까.
패스트푸드점에서 먹기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햄버거집
여기서 말하는 패스트푸드는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바로 그
패스트푸드점들
(대치동 음식점은 다 패스트하게 나옴)
햄버거류나 조각피자, 카페의 샌드위치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리하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에서도 빵을 사서 먹을 수 있게
좌석이 많고 매장이 넓은 편이다.
단, 주말 점심 때
줄을 잘 못 서면
대기 번호가 너무 뒷번호라
패스트하게 못 받고
슬로우하게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통의 밥집에서 먹기
주로 부모님을 동반하거나
또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많이 가는 밥집은
지도앱에서 음식점을 누르면 나오는
한 끼 든든한 식사를 할수 있는 곳들이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등
없는 메뉴 없이 골목 곳곳에 있는데
학원 식사시간 내에 먹기는 벅차서
학생들이 쉽게 선택하는 경우의 수는 아니다.
게다가 맛은 평균 정도이고
가격은 동네 밥집이라고 하기에는
좀 비싼 편이라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식사 방법은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원에서 먹기
바야흐로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이 아니던가.
클릭 하나로 학원 문 앞까지
맛있는 음식이 배달오다보니,
장소가 애매하고
시간이 빠듯하다면
30~40분 전에
또는 부모님이 예약 주문하여 여유롭게
학원 문 앞으로 배달시켜 먹기도 한다.
바쁜 직장인들보다 더 바쁘게
식사를 해결하고,
처리해야할 일이 많은 직장인들처럼
식사를 하자마자 다음 스케쥴을 소화해낸다.
추가로, 그러다보니
꽤나 많은 식비가
대치동에서 지출된다.
(대부분 학생들은 후식으로 카페 메뉴를 즐기는 편)
인스타 감성 가득한 감각적인 식당 없음
인스타 인증샷이나
음식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대치동 음식점에서 알맞은 곳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물론,
다양한 메뉴와 갖가지 음식점들이
학원들과 골목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먹고 싶다고 떠오른 메뉴가 무엇이든
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뛰어난 장점이 있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푸드코트에
대단한 기대감을 가지지 않는 것처럼
대치동 음식점은
다양하고 많은 학생의 갖가지 수요를
적당히 해결해주는 곳들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에
오히려 감동을 받을 수 있듯
가끔은 번잡한 식당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꽤 만족스러운 곳을 만나
나만 알고 싶은 보물같은 맛집이 생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