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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Jul 12. 2023

소설보다 일단은 에세이

천 개의 글

소설을 쓴다는 핑계로 브런치에 일상 글을 안 쓴 지 오래되었는데

소설을 막상 쓰다 보니 생각이 막혀서 멈췄다.

(설을 지도 하는데, 무작정 쓴다고 하니 막힐 수밖에!)


자청의 '역행자' '김미경의 마흔 수업'

켈리 최의'웰씽킹' 게리 켈러 '원씽'  

그리고  황농문 교수의 '몰입'

김승호 회장의 '사장학 개론'까지 읽고 나니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뇌리를 스쳤다.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한 가지.

나만의 브랜딩이 될 수 있는 것을 꾸준하게 실행하는 것.

내겐 망설임 없이 그게 독서와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앗, 아직 잘하는 것은 아님)

무엇이든 어떤 글이든 '꾸준히' 써야겠다는 생각.

(적다 보니 너무나 당연한 진리)

다양한 글쓰기 책을 읽고 있었지만,

그 내용들을 기억하며 규칙적으로 써봐야지

내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같다는 강한 느낌적인 느낌이.


어떤 작가는 정해진 시간만큼 쓰고

어떤 작가는 하루에 정한 분량만큼 꼭 쓰고

어떤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듯

9to6로 작업실에 출근해 글을 쓰고 퇴근한다고 했다.

(이것도 작가들 에세이를 여러 권 읽어 내용만 기억이ㅜㅜ)


'글을 계속 쓰고 또 써봐야지 

글 근육이 붙어 뭐든 잘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실천해 보기로 한다.


그동안 생각 속에 모아 뒀던 글감을 기록하고 오랜 시간 묵혀뒀던 서랍장을 뒤졌다.

그리고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고로, 난 존재한다-

(아, 이건 '몰입'에 나오는 방법이다.)

'얼마의 글을 써야지 내가 만족하는 수준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

.

.

'그래, 천 개의 글이야!

천 개의 글!!'

(최근에 천 개의 파랑을 읽어서 떠오른 것 같기도 함.)


 



7월 9일 아침 차 안에서 남편에게 대뜸 선언했다.


"여보, 나 이제부터 천 개의 글을 쓸 거야!"

두고 봐요.

그렇게 탄탄하게 내공 쌓아서 동화책 쓸 거야!

일주일에 무조건 하나씩 브런치 발행 할 거예요.

나 지금 이 순간 여보에게 뱉었어요.

선언했어요!

두고 봐 내가 해내나 못해내나?"


의지를 불끈 다지는 말에

남편은 운전하며 빙그시 웃는다.

평소에 다짐을 많이 하고

그 다짐들이 변죽을 끓어

때론 관심사가 활활 타올랐다가

때론 쉽게 꺼지는 편이다.

(책만 유일하게 현재 진행형이지만)


한동안 브런치를 쉬었더니

"여보 요즘은 글 안 써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설마, 내 브런치를 찾아서 종종 확인해 보는 것은 아니겠지?'



남편이 대답한다.

"천 개의 글?

일주일에 한 개씩, 1년이면 52개, 흠, 한 20년쯤 걸리겠네요?

그래요, 도전해 봐요.

60대에 뭐 동화 작가되어도 성공한 거지 뭐. 힘내요! 화이팅팅!!"

이라고 말하는데

'뭐? 20년???'

셈에 약한 난 계산이 느렸다.


"엇? 20년은 안되는데

나는 한 3년 정도 생각했단 말이야."


이번엔 소리 내 웃으며 대답한다.

"뭐야? 3년에 천 개면 여보 하루 하나씩 글 써야 해요!"


'헛, 그렇게 되는구나'

지금 브런치에 100개 조금(?) 못되게 글 이 있는데

900개만 더 쓰면 된다고 다시 말했더니 

뒷자리에 앉아있는 아들 1호가

"그럼, 월~금까지 쓰면 되겠네.

우리 학교 가는 날 매일 글 쓰고 주말엔 쉬면 되겠네요?

일주일에 5개씩 써요."

라는 나름의 제안을 한다.


5개도 많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초등1학년 우리 집 2호가 대뜸 소리친다.

"엄마 하루에 열개씩, 아니 100개씩 써!

나도 작가 될래.

나 그림 잘 그리잖아.

내가 그림작가 될게. 엄마는 글 써"


천 개의 글을 쓴 브런치 작가님이 있는지 궁금했다.

천 개쯤 글을 쓴 작가의 첫 번째 글과 천 번째 글을 읽어보고 싶었다.

(상상 그 이상으로 발전해 있으면 지금 당장 천 개의 글을 쓸 기세다.)


인기 글 위주로 찾아봤는데

많이 쓴 작가는 300개에서 500개 정도.

신기한 것은 글이 10개 정도인데 구독자 수가 엄청 많은 작가도 있었다.

작가 개인 랭킹은 안 보여서

어떤 작가가 브런치를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을 하시는지 알 수가 없었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쓰셨다면, 지금쯤 천 개 정도 글을 쓰지 않으셨을까?

하고 나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천 개의 글을 발행한 작가님은 찾기가 힘들었다.

(누가 보시면 말씀 좀 해 주실래요?)


백개는 좀 적은 것 같고 천 개쯤 글을 쓰면

실력이 좋아져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정해놓긴 했지만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 일단 글을 다시 부지런히 쓰자.


하지만 글 한편 올릴 때도 고민과 퇴고를 수십 번 해야 하는데,

일주일에 몇 개씩 쓰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만큼의 완성도가 안되어서 글의 질이 떨어지거나

아님, 하루를 온종일 글쓰기에 매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 작가도 아닌 고작 작가 지망생이 글 쓰는 일은 아직 눈치가 보인다.

그것도 많이.

이런 부정적 생각들이 나의 기세를 꺾으려고 득달같이 달려든다.

 

내가 수익을 창출하는 유명 작가라면  당당히 거실 한가운데 노트북을 켜고

집안일을 하지 않고 밥을 안 차려도 가족들이 이해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지금은 아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 봤다.

에잇, 천 개는 너무 많고 오백 개쯤?

그래 오백 개 정도 쓰면

쓰는 근육이 탄탄히 붙어서 그때  내 손이 자판을 날아다닐 수도 있어!" 

라고 소심하게 절반으로 목표를 다시 잡아본다.

그러곤  또 생각한다.

'일단은 백개를 목표로 해야겠다.'

100개를 채우기도 내 브런치글은 아직 모자라다.

20개의 글을 더 써야 하는데, 1주일에 한 개씩 쓰면 5달이 걸린다.


일단은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 보자.

단기목표-100개. ---> 중기목표-500개.----> 장기목표-1000개

쓰다 보니 원씽에서 읽은 목표설정 같다.

그래, 최종 꿈은 크게 정해 본다.


일단은

100개를 채워보자.

사유를 하자.

글을 쓰자.

퇴고를 하자.

그리고 발행을 누르자.

그러다 천 개의 글이 되는 날이 온다면 나는 어떤 글쟁이가 되어있을까?

아!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설렌다.

더불어 모든 작가님들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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