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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Nov 17. 2021

넌 꿈이 뭐야?

마흔에 꿈을 묻다.


<넌 꿈이 뭐야? 네 자신에게 물어봐 꿈이 뭐야?

 자신감을 가져, 넌 대체 꿈이 뭐야?

네 인생의 주인공은 너 바로 너야. -꿈이 뭐야. 그레이. 2013.>     




사진출처: 픽사 베이

어릴 적, 특별한 꿈이 없던 아이는 자라 평범한 여고생이 되었다.

소소한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관심이 많긴  했지만 명확히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쉽게 찾지 못했다.

 

하지만 학창 시절 나의 장래희망 네모 칸에는 늘 ‘훌륭한 사람’이라고 적어냈었다.


꿈이란 것은 무엇일까?

장래 희망처럼 물으면 대답할 수 있는 어떤 ‘직업’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특별한 꿈이 없던 시절 되고 싶은 것은 없었지만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소망은 있었다.


꿈이란 것이 내가 꼭 무언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꿈꾸고 희망하는 삶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을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몰라 아버지 직업인 공무원이 안정적으로 보여서 행정학과에 입학했고 어머니가 하시는 일이 재미있어 보여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빨리 찾지 못해 남보다 한발 늦은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살았다.

하지만 돌아간 내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 순간들이 삶에서 다 소중하고 가치 있는 배움들이었기에..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나는 늘 그곳에서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가치 있게 빛나길 바랐다.




결혼 초 비슷한 또래 아이를 낳아 키우 자매가 있었는데 어린 삼 남매를 짜증 한번 없이 묵묵히 돌보는 모습을 보며 그저 대단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녀는 알고 보니 국제 변호사이고 남편은 하버드 대학 출신 로스쿨 교수님이셨다.


그녀와 조금 친해진 어느 날 “이때까지 공부하고 열심히 한 국제 변호사 자격이 아깝지 않아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글쎄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요. 지금은 이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것이 저의 소명 아닐까요?”라고 대답했다.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30~40대 사회에서 제일 한창인 시기에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경력 단절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내는 여성들이 많다.


나 또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경력단절 없이 계속 하고 싶었지만 남편의 바쁜 업무로 아이들 양육은 오롯이 내 몫이었고 육아 걱정 없이 커리어를 쌓고 일하며 부족한 공부도 해보고 싶어 남편에게 육아 휴직을 권하기도 했었지만 나는 결국 ‘주부’라는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아이 때문에 꿈을 축소해야 될 때 젊은 엄마들은 엄청 서럽다. 나도 남들처럼 애 봐주는 사람만 있으면 정말 잘할 수 있을 텐데 훨훨 날아다닐 텐데 라고 한탄하다 결국 그마저도 포기하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 꿈을 축소했다는 건 잠시 내 꿈의 시간을 아이와 나누어 쓰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소중한 시간은 결코 사라지는 게 아니다. (중략) 나를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때문에 결국 내 능력이 두 배 세배 클 수 있다. 지금은 울고 떼쓰는 게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키우다 보면 힘들 때마다 웃어주고 좌절할 때마다 나를 잡아주는 기둥이 바로 ‘아이’ 다.
-엄마의 자존감 공부. 김미경. 2017.11.08. 21세기 북스-


김미경 강사는 엄마의 이 시간을 ‘아이들이 씩씩하게 살아나갈 힘을 키우는 시간을 엄마가 주고 있는 것’이고


엄마는 멋진 용으로 날기 위해 물속에서 준비하는 ‘잠룡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나는 내 꿈의 시간을  아이들과 나누어 쓰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고 나와 아이들에게 좋은 양분과 거름이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


엄마라고 꿈이 없었을까?

엄마라고 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없을까?

인생에서 제일 빛나는 시기에 아이를 돌보느라 경력 단절이 된 여성들이 자녀가 더 이상 엄마의 도움이 필요 없을 때 우리는 과연 이 사회에 다시 발을 내디딜 수는 있을까?


나 역시 그런 미래를 그려보면 두려움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겪은 어떤 일들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어떻게 사느냐 또한 자기 자신이 선택하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삶 속에서 스스로 부여한 의미가 삶을 결정하기에 지금의 선택을 믿고  지지할 수밖에 없다.


삶의 선택의 기로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열심히 그 자리에서 나만의 빛을 내고 있었다'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사진출처:픽사베이




꿈이 없던 나와 다르게 3년째 변하지 않는 장래 희망인 종이접기 크리에이터가 꿈인 1학년 첫째와

어릴 땐 스파이더맨이 꿈이었다가 좀 커서는 요리하는 스파이더맨, 이제는 요리하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6살 둘째의 꿈을 응원한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지혜와 지식이 자라는 만큼 

남을 위한 공감의 마음과 경청의 자세도 깊어지기를..


되고 싶은 것(직업)과  살고 싶은  삶(가치관)의 꿈도 함께 성장하기를..


나 또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엄마라는 역할뿐 아니라 내 삶의 가치도 발견하고 찾을 수 있기를.. 



 나와 우리 아이들의 설레는  5년 10년 후 미래를 그려보며  나와 같이 지금 아이들과 꿈의 시간을 나누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엄마의 미래를 응원한다.



그대 결코 지지 않기를..

그대의 삶 속에서 진정한 꿈을 찾아가기를..

우리가 이 땅의 미래인 아이들을 훌륭히 잘 키워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아이들에게  꿈의 시간을 나눠 준 소중한 경력이 이 땅에 가장 귀한 경쟁력이 되어 우리가 다시 사회로 돌아가는 날 더욱 단단한 우리가 되어있기를 꿈꾸며 소망하며...



 나의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며 또 하루를 시작해 본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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