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럼, 제가 돈을 좀 벌어 보겠습니다.!

그대는 육아 휴직을 써 주시렵니까? 결과는??

by 반짝반짝 빛나는



그래, 나는 결심했다. 돈을 내가 벌자...!
남편을 일단 쉬게 해야겠다.!



내 연차에 경력에 정직원으로 간다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남편이 육아 휴직을 하더라도 백 프로는 아니지만, 급여가 나오는 걸로 안다!!)

마침 괜찮은 곳에 채용 공고도 떴고, 내가 지금 일하는 곳에도 곧 자리가 생길 것 같다.(아이가 크면, 풀타임으로 꼭 일하자고 나에게 말씀하셨기에!)

암튼, 내가 면접을 보더라도 남편이 아이들 케어를 해준다면, 아이들로 인해 면접도 전에 거절당할 일은 없을 테니...!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다. 남편을 쉬게 하는 거다!!!!

그리고 그날 밤 나의 야심 찬 결심을 이야기했다!




한참을 나의 브리핑을 듣더니, 남편의 눈은 빛나지 않고 왠지 떨떠름? 했다


내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흠....... 나 없이 팀원들이 1년간 일을 한 후,
난 과연 휴직 후 그곳에 아무렇지 않게 돌아갈 수 있을까?
내 책상이 화장실 옆에만
있어줘도 다행 이겠다!

라고 그래도 자기의 아픔을 공감해 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내가 밤새 고민하고 결정한 크나큰 결심을 아무 쓸모없는 다짐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럼 육아 휴직을 쓰고, 1년의 시간을 벌어서 당신이 다시 하고 싶은걸 찾아보라고 했다.

다시 안 돌아가도 상관없다고, 우리 다시 당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겠냐며...

그러자 남편은 그럼 고향 가서는 뭘 할 거며, 당신의 말처럼 그게 쉽냐며, 실소를 지으며 자리를 떴다.


내가 농담으로 한 말인 줄 안 걸까?

과연 내가 당신 기분 좋게 해 주려고 한말로 안 걸까?

나는 진지한 궁서체였는데, 남편 또한 내 의견이 진지하게

아니었나 보다!





그렇게 남편은 버티고 견디었다.


대한민국의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산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단 맘의 현실(나보다 더), 힘든 거라는 것을 잘 안다.


그렇게 남편의 시간은 더디고 빠르게 흘러 살 길을 주셨는지,

숨이라도 좀 쉬게 해 주려는 하늘의 뜻인지.!

남편은 남쪽 경기도로 또다시 발령을 받았다!!


이참에 남편이 좀 쉬었으면 해서 나는 다시 한번 육아 휴직을 권했으나 발령을 받은 그곳은 일은 많지만 이전보다는 숨은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괜찮다고... 그렇게 끝까지 남편의 자리를 지키고 싶어 했다.


우리 집에서 서울 직장까지 거리는 30킬로-1시간 30분

우리 집에서 남편이 발령받은 직장까지도 30킬로-1시간 30분


지방에서 올라올 때 우리는 서울에 집을 구하지 못해서 경기도로 이사 왔지만, 남편이 발령을 받은 지금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른 아침과 늦은 퇴근에 출퇴근 시간들에 투정을 부릴 법도 한데, 남편은 자기 직장 근처로 이사를 가자는 말을 단 한 번도 나에게 꺼내지 않았다.


나도 새로 자리를 잡은 나의 터전이고 나 또한 직장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기에, 쉽게 이곳에서의 삶을 놓지 못했다. 그래서 나 또한 당신의 직장 근처로 이사를 갈까?라는 말을 결코 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고생하면서 버티고 버틴 곳인데... 또다시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을 하려니... 정말 막막하기도 했다.




그렇게 남편이 여전히 힘든 출 퇴근을 하던 어느 날.!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을 하는 남편의 쓸쓸한 뒷 모습을 보며...

나는 또 결심을 했다.


'그래... 남편의 직장 근처로 이사를 가야겠다!!!!"


그래... 또... 가 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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