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그렇게 다시... 또... 처음

또다시 이사를 결심하다!

by 반짝반짝 빛나는


이사를 가기로 했다.



업무가 많은 남편을 위해, 출퇴근 시간이라도 줄여주는 것이 아내에 대한 도리인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힘겹게 버텨낸 이곳에서의 삶을...

또 안녕! 해야만 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남편이 발령받아 왔을 때도,

남편이 또 타지로 발령을 받은 지금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렇게 내가 만들고 쌓아온 그 모든 것들은
다시 먼지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나는 잘 안다.

그건 남편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남편이야 말로 일을 쉬고 싶지 않을까?

일찍 퇴근하고 싶지 않을까?

아내가 돈 벌어 올 테니 당신은 쉬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어느 남자가 싫다고 할까?


그럼 뭐가 문제일까?

법적으로 합당한 육아 휴직을,

눈치 보며 쓰지 못하는 남편의 문제일까?


법적 근로시간은 9시간인데,

시간 외 업무를 당연히 하고 있는 남편이 문제일까?


아이들의 조부모 케어 없이,

세상에 다시 나가 일을 하고 싶은 독박 맘 육아맘

경단 맘들의 '용기'가 문제일까?

세상의 벽은 너무 높고,

한탄만 하고 있기엔 나의 인생의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러나,

내가 겪어왔던 그 고통의 시간들을 다시 나보고 겪으라고 한다면.....

나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 내가 바뀌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는 또 다시 추운 겨울,

아무 연고 없는 낯선 곳으로 이사를 왔다.


나는 다시 또 처음이다.


나는 다시 땅 속으로 숨는다.


여름 한때의 울음소리를 내기 위해

7년간 땅속에서 잠을 자는 매미의 유충처럼.....


하지만 처음 올라왔을 때만큼 절망적이진 않다.


나는 내가 견디고 버텨낸 시간만큼... 더 단단해졌고,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이 컸다는 것이다!!

(정말 이건 가장 큰 긍정적 변화이다!)



'나의 인생을 어찌 다시 시작해 볼까?'

책을 읽었다.

아무 책이나 손에 닿는 대로, 아주 유치한 책부터,

아주 어려운 책(은 끝까지 책장을 넘기지는 못했지만)까지...!


그러다 문득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냥... 말하기를 좋아하는 내가, 지금은 말할 사람도 없고...

또 그냥, 심심하기도 해서, 또,, 또 그냥, 사실 솔직히 나는 이제 뭘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난... 이제 어떤 기억들로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을까?
이글 이후의 내 삶 들은..
어떤 글들로 채워질 수 있을까?



문득 이 글을 쓰며 궁금해졌다.


나의 ‘반짝반짝 빛나는 화양연화’는

꼭 이 글 다음 글에 펼쳐질 내용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대강, 그리고 철저히 살기로 했다'는


이제 또 다시 시 작 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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