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그래서 아이들은.. 어떡하실 건가요?

경단녀의 첫 번째 위기!

by 반짝반짝 빛나는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빛나 씨 이실까요?”


“네~~!!(약간 들뜬) 안녕하세요!”


“네~! 저희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해주셨던데.....

아이가 있으시던데...

혹시.. 아이는.. 어떡하실 건가요?”


“아? 네? 아이들이요?(당황)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보낼 거예요!!(당당)”



아이를 어찌할 거냐는 질문은.......

아.!! 예상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취업에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내 선물들아.. 미안하다!)

이렇게 전화를 오게 되면 보통 1차는 통과했으니, 면접 날짜를 가르쳐 준다거나 그런 연락을 받을 줄 알았지, 이렇게 면접도 전에 불시에 전화로 나에게 던져진 첫 질문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던 터였다.



“아.~~! 네! 그럼 혹시 조부모님이나 친척이나 아이들을 봐주실 분들이 계실까요?”


“아!.... 아니요. 안 계십니다...”


“아... 그러시군요....

그러면 저희 회사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아.. 네... 잘 알겠습니다.”


“네”


“.....”



밤새도록 새벽까지 고쳐 쓰고, 또 고쳐 쓴 나의 이력서가 약 5분간 누군가에게 읽히고,

아주 오랜 경단 끝에 처음으로 낸 나의 용기가, 아이는 어떡할 거냐는 질문으로 이렇게 순식간에 마무리되어 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

너무 허무하고 허탈했다.





나의 역량이나, 그 일에 대한 전문성,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나, 나의 인성 등은 면접에서 확인하기도 전에 나는 이미 불합격 딱지를 받고야 말았다.

언제부터 경단녀 취업조건에 조부모님의 '육아 공동 양육의 의무'가 필요조건이 되었을까?


아이들 몰래, 방으로 들어가 혼자서 소리 없이 울었다.

살고 싶어서, 살아보고 싶어서 내가 내민 용기가 이렇게 좌절로 다가오니 너무 슬프고 속상했다.


게! 다! 가! 나 또한 나의 현실을 잘 알기에, 아이들 때문에 풀타임은 불가능할 것 같아, 파트타임 구인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낸 것이었는데, 하... 이렇게 아이 둘 맘에게는 반나절의 사회생활도 허용해 주지 않는 이 현실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했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대한민국 경단 맘과 워킹맘의 비애와 현실, 여성의 인권 향상, 휴대폰을 붙잡고(결국엔 엄마 올라와서 애들 좀 봐주면 안 되겠냐고, 나도 좀 일 좀 해보고 싶다며!)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소연을 해댔다.


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엄마의 위로와 조언은 나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빛나 많이 속상했겠다.. 에고고.....

그런데 미안하지만, 엄마가 그 채용 담당자라면 나도 그랬을 것 같아... 입장 바꿔 생각해봐!

엄마도 이왕임 채용하는 직원의 아이들이 완벽히 케어가 되는 사람을 채용할 것 같은데?

너도 안 그래??"



헉!! 나의 마음에 비수가 꽂혔다.

울 엄마는 늘 결정적 일 때는 내편이 아니다.

결혼하고도 신랑 괴롭히지 말라고, 내 얼굴만 보면 당부의 당부를 하셔서 울 남편이 엄마 아들인 줄 알았다.

하지만, 늘 이렇게 객관적으로 나에게 조언을 주시기에 그녀는 내 고민상담소이며, 내가 늘 그녀를 찾는 이유이다.!!


결국, 엄마는 그 돈 엄마가 준다며 집에서 아이들이나 잘 키우라며 나를 어르고 달래다가,

(결국 정말 몇 년 동안 나에게 용돈을 주시긴 했다. 엄마 미안하고 고마워요.ㅠ.ㅠ)

지금 일하러 가야 한다고 바쁘다며 전화를 끊으셨다.

(60세가 넘으셨는데도, 아직도 사회생활을 하시고 자격증 공부를 하시는, 정말 바쁘신 분이시긴 하다.)



한참을 분노를 했다가, 눈물을 흘렸다가, 다시 눈물을 훔치며 정신을 가다듬고, 구인공고 사이트를 다시 훑었다.

아... 두 번째로 생각했던 곳이 있었는데 어디였더라, 어디 있었더라.

이곳 역시 파트타임 이기는 했는데, 시간이 조금 더 길어서 두 번째로 생각한 곳이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생각보다 쉽다.

에잇, 모르겠다. 자기소개서에 첫 번째 지원한 곳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은 가차 없이 날려 버리고, 별다른 기대가 없었던지, 특별한 수정 없이 두 번째 회사에 전송 버튼을 눌렀다.


자신은 없었지만 용기도 생겼다.

(거절받을 용기)


‘에라이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그러고는 연락을 안 기다리는 척하면서,

엄청 기다리긴 기다렸나 보다.


그날 늦은 오후 간단한 메일의 답문이 왔다.


“꼭 만나 보고 싶습니다.


면접 날짜는 문 자 로 드 리 겠습니다”


라고......



이 아이들을 어쩌긴요;; 제가 잘.... 키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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