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만 분의 일이나 될까?
일을 마치고 손하나 까닥하지 못하는 몸을 간신히 끌고 집으로 왔다.
집에 들어옴과 동시에 침대에 쪼그리고 누워 쪽잠이라도 자려는 순간 전화가 왔다.
띠리링
“엄마”
“음”
“나 아파”
“왜? 어디가”
“수업하다가 다쳤어. 훌쩍”
코 먹은 울음을 삼키며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나의 아픈 몸은 생각도 안 나고 급히 일어나 겉옷을 걸치고는 신발을 끌다시피 하며 차를 타러 갔고
학교에 무슨 정신으로 도착했는지 모르게 도착해 보건실로 향했다.
“엄마~”
아이는 눈물범벅이 된 채 무릎을 편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잠깐 접질렸나? 아니면 부딪혀서 다친 건가?
부러진 건가?
찰나의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아이의 상태는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꼼짝도 못 하는 상태. 통증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
얼마나 참았는지 아이는 아무 말도 없이 눈물만 계속 흘리고 있었다.
그 시간 119 구급대가 도착했다. 아이는 학교 내의 사고라 학교에 입학할 때 사인한 절차에 맞추어 119 구급대에 실려 근처 병원으로 이송되고
나는 그 차를 따라 아이가 실려간 병원으로 향했다.
아닐 거야. 별일 없을 거야.
구급차를 따라가며 속으로 되뇌었다.
먼저도착한 구급차는 아이를 병원에 이송한 후 사라지고 난 차를 주차장에 대고 헐레벌떡 아이가 이송된 병원으로 올라갔다.
의사는 아이의 다리를 검사하더니 MRI를 바로 찍자고 했다.
두려움과 공포가 대기실에 앉은 나를 휘감았다.
두 손을 모으고 별일 없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시어머니에게도 기도 부탁을 했다.
너무 불안했다.
검사를 마친 아이는 당장 소아정형외과가 있는 종합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소견서를 써준 의사는 당장 응급실로 가라며 우리를 내보냈다.
퇴근시간이 다 된 시간 아이를 간신히 차에 누이고 지인들에게 혹시 병원 관계자 아시는 분이 있는지 물어봤다.
다행히 근처 종합병원에 지인이 있어 상황을 말하고 응급실로 오라는 말에 무작정 아이를 태우고 응급실로 향했다.
조금의 덜컥거림이 있을 때마다 아이는 울먹였고 신음했다.
시속 30-50 사이를 유지하며 아주 천천히 운전을 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단지…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응급실에 도착한 우리는 휠체어에 앉을 수가 없어 간이침대를 끌어다 아이를 간신히 누였다.
온몸이 쑤시고 땀범벅이었지만 나는 보이지 않았다.
너무 마르고 여린 아이는 사시나무 떨듯이 파르르 파르르 떨고 있었다.
퉁퉁 부은 눈은 무서워 나를 주시하며 쳐다보고 있었다.
나…. 어떡하지…. 괜찮겠지…
응급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정처 없이 지나갔다.
울먹이는 소리, 신음하는 소리, 갓난아이소리, 앰뷸런스 소리, 밤 12시가 되어 가도록 우린 기다리고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