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힘껏 안아줄게

고슴도치사랑

by 스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시간은 흔적을 지우지는 못했나 보다.


아직도 한여름밤의 응급실 한 귀퉁이에 쪼그려 앉아 아이의 침대난간을 잡고 있는 것이 눈에 그려진다.


기억은 휘발된다고 하는데 그렇지마는 안은가 보다.


“엄마 물먹고 싶어”

“안돼. 조금만 참자”


언제 수술할지 몰라 수액을 맞고 금식이라는 이름표를 얻었다.

덩달아 나도 아이 앞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실 수 없었다. 아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조금만 참으면.. 아니.. 참아주면 수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조금만 힘내 보자.


아이는 부들부들 떨려오는 몸으로 눈을 질끈 감고 그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급하게 나오느라 전화기의 배터리가 떨어져 가는 지도 모르고 충전기도 챙겨 오지 못했는데 핸드폰을 두 손에 꼭 쥐고 있던 내게 톡이 왔다.

“언니 어디야? 무슨 일이야? 필요한 거 있어?”


일을 마친 아는 동생이 병원으로 오겠다면 자정이 된 시간 톡을 보냈다.

나의 간절함을 이렇게 또 채워주나 보다.


얼마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차에서 내려서 커피가 식을까. 언니의 아픔이 얼마나 클까 노심초사했다며 손을 꼭 잡아줬다.

차갑게 식어있던 나의 마음에 온기가 조금씩 전해졌다.


“항상 몸 챙겨.. 기도할게 언니“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던 동생의 온기가 아직도 내 손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이와 나는 그렇게 언제가 끝이라는 걸 모를 것 같은 병원 생활을 시작했다.

당일은 입원할 수 없어 다음날 미처 챙기지 못한 처음 병원에서의 MRI CD를 챙겨 다시 응급실로 갔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다른 생각은 들지 않고 ‘어떻게 하지… 왜… 왜냐고..

반복해서 나의 정신을 잡으려고 주문을 외우는 것 같았다.


다행히 오후 3시가 되어서 아이는 입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6인실. 가운데 침실.

아이는 병실에 들어가서도 몸을 계속 떨었다. 엄마 배고파. 엄마 춥다. 엄마 진통제를 안주는 거야? 너무 아픈데.


아이의 물음에 한 마다도 해 줄 수 없었다. 그냥 꼭 안아 주었다.

“그래.. 그래.. 엄마가 다 해줄게. 잠깐 기다려 보자.”


하나씩 진행되는 순서에 따라 아이는 이틀 만에 식사를 하고 그제야 나도 목을 축이고 아이와 함께 긴 숨을 내 쉬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럴 땐 뭘 어떡해야 하지? 여리고 여린 아이는 통증도 통증이지만 숨 막히는 병실을 힘들어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며 두 발로 걸어갔는데 아이는 당장 걸을 수도 없는 상태로 내게 왔다.


여기서부터 단추가 잘 못 끼워진 걸까? 너무 지체되는 바람에 아이의 무릎은 퉁퉁 부어 당장 수술을 할 수 없고 뼈 상태는 으스러진 상태라 수술이 많이 걱정되는 상태라 하셨다.

제발 아이가 다시 두 발로 걷고 뛸 수 있게 해 주세요. 작고 여린 아이의 몸과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게 해 주세요.

기도하고 또 기도 했다.


”엄마. “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는 옆 자리에 자신의 소리에 들릴까 봐 미세한 소리로 나를 불렀다.

“엄마 숨이 막힐 것 같아. 엄마 나 좀 살려줘”


사춘기에 들어선 아이는 지금의 자신의 상황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수업을 했는데. 갑자기… 아이도 나도 그 시간부터 아마도 시간이 뒤틀리는 폭풍우에 휘말린 듯하다.


다음날 점심쯤 수술실에 들어간 아이는 5시가 넘어서 회복실에 도착했다는 문자가 왔다.

감사하게 수술실에 지인이 들어가 아이의 손을 잡아 주어 아이는 수면마치 할 때까지 손을 꼭 잡고 있었단다.

차디찬 수술대에 누워 두려웠을 텐데 아이에게 외롭지 않게 온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했다.


병실에 도착한 아이는 오한이 오는지 물밖에 나온 물고기가 뛰듯이 바들바들 떨었다.

나는 아이의 몸을 비비고 호호 불고 아이가 정신이 들 때까지 이름을 부르며 아이에게 나의 온기를 전해 주려 노력했다.

‘잘했어. 내 아가.. 잘 참아줬어. 수고했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던 마음이었지만 그럼에도 모든 것이 감사했다.

어려운 수술을 마치고 최선을 다해 주신 의사 선생님이 감사했다.

긴 시간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계셨던 간호사 선생님도 너무 감사했고 그럼에도 잘 버텨준 아이가 고마웠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