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던 날 (2)
"정은우 보호자분, 수술 과정을 문자로 보내드리니까 회복실로 옮겼다는 문자 받으시면
회복실로 오시면 됩니다. 수술 시간은 약 4시간 정도 예상합니다."
아침 7시 수술이었고 은우를 수술방으로 들여보낸 후
나는 터덜터덜 미로같은 병원 복도를 지나 병실로 돌아왔다.
동생이 왔다고 연락이 왔다.
수술하는 날 정신이 없을거라 오지 않아도 된다고,
코로나때문에 은우 면회도 안된다고 말했지만 동생은 그래도 왔다.
진단 후 처음 보는거라, 동생을 만나면 눈물이 엄청 날 것 같았는데
어쩐지 동생은 평상 시와 다를 것 없이 없었다.
"은우는 잘 들어갔어? 수술 몇시간 한대? 아...그래? 문자로 알려준대?
그럼 우리 밥먹자. 나 아침도 못 먹었어 배고파"
푸드코트에서 최대한 소화잘될 것 같은 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동생의 엉망이 된 에코백이 눈에 들어왔다.
"가방이 왜 그래? 뭐 쏟았어?"
"아...응 아침에 커피 갖고 나와서 마시면서 운전했는데 가방에 넣고 내리다 다 쏟아졌어....;;"
"좀 더 닦아야 할거 같은데? 꺼내바바"
가방 속에 파우치며 지갑이 온통 커피에 젖어 있었다.
휴지를 가져다 닦고, 정리하고 하는 와중에 진동벨이 울렸고 음식 쟁반을 가져와 내려놓던 동생은
그 위에 물컵도 쏟아버리는 것이었다.
"으악..괜찮아? 안젖었어 옷?"
"어 괜찮어. 먹자."
동생은 뭔가 정신이 딴 데 있는 듯 산만해 보였다.
떡국과 곰탕이었던가...먹는 둥 마는 둥 하고 까페에서 커피를 시켜 마시며 핸드폰만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계획대로 수술이 잘 되기를...갑자기 보호자를 부르는 일은 제발 없기를.......
시간은 너무 느렸다.
"언니, 좀 걷자.
언니 얼굴 지금 엄청 하얘...여기 계속 앉아있다가는 쓰러질 거 같애."
"....그래? 괜찮은데......그럴까?"
동생과 팔짱을 끼고 천천히 걸었다.
밖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병원 주변을, 병원 로비를, 몇 바퀴를 걸었을까.
드디어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로 옮겼다는 문자가 왔다.
급하게 동생에게 가보겠다고 하고 허둥지둥 신랑을 만나러 갔다.
나중에 몇 달 후 들어보니 그날 동생은 내가 떠난 뒤
핸드폰 충전기가 있는 어떤 계단에 앉아 충전을 하다가 엉엉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다고 한다.
동생은 나를 위해 내내 태연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내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을까.
고마워.
고마워.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