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던 날 (1)
아침 일찍 수술방에서 콜이 와 아이를 데려갈 침대가 도착했다.
"아기 안으시고 어머니가 타세요"
"은우야 붕붕 타고 가네? 우와 신난다~!"
돌고 돌고 또 돌고
복잡한 병원 복도와 통로를 지나 도착한 곳은 수술 대기실이었다.
- 두려워 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벽에 써진 커다란 문구를 나도 보았다.
보통 아기들의 경우 엄마 품에서 진정제로 재워서
수술방으로 데리고 들어간 후 전신마취를 하는데, 여기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막상 어제 잡아놓은 주사바늘로 진정제가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가 자면서 건드려서 틀어진 건지, 병실에서 출발하기 전에 분명 확인을 하는 것 같았는데
진정제가 들어가지 않는다며 수술방 간호사가 당황하면서 회의를 소집했다.
의사들과 내 앞에서 선 채로 회의를 하더니
결국... 은우는 잠들지 못하고 맨정신으로 수술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기가 막힌 순간,
신기하게도 의료진에게 화를 내고 따지고
그 간호사는 대체 뭐한 거냐고 묻고 울고 속상해하는 건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안고 있는, 나를 쳐다보고 있는 은우에게 어떤 얼굴을 보여줄 것인가.
어떤 눈빛과 어떤 표정과 어떤 목소리로
이제 혼자서 큰 일을 치러내야 할 내 아이에게 힘을 줄 것인가.
그것만이 중요했고 거기에 집중했다.
"어머니, 저희가 안고 가겠습니다. 아기가 어머니 얼굴 볼 수 있도록 안겨주세요."
수술시간이 많이 지나서 수술복을 입은 의사가 아기를 안겠다고 한다.
은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계속 나를 보고 있다.
빠르게 이동하는 수술복을 입은 의사 무리들 사이로
고목나무 매미같이 너무 작은 은우의 얼굴이 점점 멀어져간다.
나는 은우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자리에서 뛰고 손을 흔들고 웃으며
이것은 절대로 무서운 일이 아니라고 믿게 해주고 싶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 은우는 어땠을까.
바로 울음을 터뜨렸을까, 아니면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잠들었을까.
차가운 수술 침대의 촉감을 느꼈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 날 아침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 글을 다시 몇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미 힘든 아이가 겪지 않았어도 될 공포와 아픔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때쯤 어느 순간
나는 내가 앞으로 할 일이 뭔지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았던 것 같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것.
겪지 않아도 되는 건 최대한 겪지 않게 해주는 것.
어쩔수 없는 아픔과 두려움만 남기자.
의사와 간호사에게 더 물어보고, 미리 준비하고, 아이에게 여러번 말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