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하던 날
"종양을 완벽하게 제거했습니다. 아이도 수술 전과 똑같네요. 수술 잘 되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이제 항암치료쪽으로 전과하셔서 치료받으시면 됩니다."
"...완벽히 제거하셨는데 왜 또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그야말로 암알못의 질문이었다.
"양성종양은 (주먹을 나란히 대고) 이런 모양이라 깨끗하게 잘라낼 수 있지만
악성종양, 즉 암은 (두손 깍지를 끼며) 이렇게 엉켜 들러붙어 있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을 잘라냈더라도 미세한 부분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약물로 제거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렇구나.
끝난게 아니구나.
끝은 커녕 길고 긴 터널의 입구에 서있는 것이었다.
수술 전 설명을 들을 때 마지막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어머니, 이제 시작이에요."
중환자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온 은우는
아직 핏주머니를 달고 수술 부위에 까만 실밥도 선명했지만 천만다행으로 다른 후유증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이제 회복하고 치료 잘 받으면 되겠지 라고 안도하는 순간 아침 이른 시간에 항암담당 교수가 병실로 들이닥쳤다.
"아이 상태를 보니까 회복이 빠르네요. 바로 내일 모레부터 항암시작합니다.
부모님은 저희 병원 정신과 상담과 호스피스 병동쪽 예약이 되어있으니까 만나보시구요,
마음의 준비를 해놓으셔야 합니다."
"...네? 수술 잘 된 것 아닌가요?"
"어머니, 항암치료 어떻게 하는지 다 알아보셨죠?"
"......네 (안알아봄 설명해주길 기다렸음)"
"솔직히 TV에서 연예인들 암걸렸다고 하면 어떤 생각드세요? 아..어렵겠구나 생각하시죠? 근데 왜 부모님들은 자기 자식은 괜찮을거라고 생각들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암 이잖아요?"
또 심장이 철렁.
이 사람 무슨 말을 하는거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잘 되고 있는거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