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힘들게 겨우 찾은 한 자리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냐며 주차에 성공한 후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는 데, 아니 이건 또 무슨 경우란 말인가?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여기도 빈자리인데' 라며 약 올리듯 빵긋 얼굴을 내밀며 주차 자리가 손을 흔든다.
'이 쪽으로 옮겨 다시 주차를 해? 말아......' 짧은 순간 몇 번을 고민하다 그냥 엘베를 탄 적이 세 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은 될 것 같다.
괜히 손해 보는 것 같아 누구도 뭐라는 이 없지만 혼자 찝찝해한 게 많고 말고인데 어렵사리 눈에 띈 알짜베기 주차 자리, 딱히 프리미엄까지 지불해 구입한 아파트까진 아니더라도, 그것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만큼 서너 발짝만 옮기면 원하던 곳으로 직행할 수 있는 명당(?)이었으니.
남 주기 아까워 어찌 떠날지를 미리 고민하고 있는 초로의 한 남자가 바로 나라니.......
출처: 네이버 블로그
전혀 저렇게는 늙지 않으리라 대단한 목표라도 되는 것처럼 고개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며 부인했던 그 행세를 재현하고 있는 날 보며 나도 모르게 화들짝 놀란다. 헛웃음만 짓는다. "허허허!"
어쩌다 운 좋게 얻어졌을 뿐인데 마치 대단한 결과라도 되는 양 아까워 떠나질 못 하는, 그렇다고 다음 스케줄 펑크낼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머뭇거리는, 설명 불가의 탐욕(?)을 어찌해야 할까? 남 주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가지고 있을 수도 없는 이 상황을 말이다.
넝쿨째 굴러 들어왔던 찰나의 호박이었을 뿐, 원래 내 것도 아닌 것을 착각하며 움켜쥐고 놓질 않았을 뿐. 그대여! 언제쯤 내 것이 아님을 깨우쳐 욕심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려나?
자격이나 능력 따로 없었어도 눈치 보지 않고 누리다가 본래 자기 소유가 아니기에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고 기다리는 다음 사람에게 편히 이용하시라 쿨(cool)하게 넘기며 떠날 수 있을까?
그 자리를 넘기며(?) 내 인생살이의 여정을 연결해 본다. 쥐고 있다고 내 것이 되는 건 하나도 없음을, 결국 놓고 가야 할 것들 뿐임을 깨우쳤다면 너무 잘난 척한 걸까? 겨우 주차 자리 하나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