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갈아타기로 했다!>

by avivaya


에드바르트 뭉크 <병든 아이>, 1885-1886년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에

주체적인 선택을 하자.

왜곡은 그만두자.

비약은 청산하자.

이성을 깨워

공정한 인간이 되자.

자아를 받아들이고

희망을 생성하고

선택을 확신하고

의지를 유지하고

정의를 선택하자.

인생을 기대하자.


인생이 꼼짝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마치 정지선 앞에서 멈춰 버린 자동차처럼 말이다. 내가 탄 자동차는 시동조차 켜지지 않았다. 당연히 움직일 수도 없었다.

완전하게 멈춰 서버린 상황을 나는 심각하게 기억하고 있다. 게다가 내 주변에 머물던 차들은 각자의 길로 떠나 버렸다.

나만이 출발할 수 없었다. 그 당시 나의 삶이 그랬다. 갈 수 있는 곳도 가야 할 곳도 없었다. 오직 정지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꼬여 있는 문제를 풀어내야만 했다. 답을 알지 못해 넘어갔던 문제를 풀어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믿었다. 내가 가진 것으로는 안 된다 확신했다.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다.

나는 아무 의미 없이 차 안에 담겨 있었다. 마치 새로 산 가방 안에 서비스로 담겨 있는 쓸모없는 참처럼 말이다.

나의 불안함은 삶을 뒤흔들었다. 모든 기반 시설이 망가졌고 일상은 연결되지 않았다. 불투명한 내일의 연속이었다. 후회와 공포와 불안이 강도 높게 불어 닥쳐왔다.

나는 처음 경험했던 사건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무능함과 무감각에 좌절했다. 실패한 인생으로 살아가게 될까 봐 무척 두려웠다. 실패에서 뒤돌아서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큼 기울여야 하는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그동안 삶에서 생겨나는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 본 적 없었으니 당연한 막연함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나는 내 인생을 가까이에서 보살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었다. 내가 앓고 있는 병명이 정확히 무엇인지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증상을 동반하는지 알 수 있게 됐으니까. 그리고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찾아내서 낫게 해 주고 싶으니까 말이다.

결코 나는 병들어 아파하는 나의 삶을 미워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나에게 새 기회를 주고 싶었다. 보잘것없는 선택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무섭고 공포스럽다면 노래를 흥얼거려 보라고 무거운 짐이 있다면 내려놓고 다른 힘을 이용해 보라고 낙심하고 외롭다면 새 꿈을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그동안 머물렀던 삶을 외면해 보는 것. 그리고 나에게는 제2, 제3의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것. 그것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삶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정지해 버린 차는 이제 내 것이 될 수 없다. 하나의 막이 끝난 셈이다. 다시 기대해 보자. 새로운 막이 무대에 올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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